기후위기 대응 도시녹지 확충 “공약 넘어 지속가능한 정책으로 뒷받침 돼야”
기후위기 대응 도시녹지 확충 “공약 넘어 지속가능한 정책으로 뒷받침 돼야”
  • 이수정 기자
  • 승인 2021.03.30
  • 호수 6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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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보궐선거] 조경 전문가
박영선-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향해
도시형 녹화기술 인공지반녹화
“현실적인 정책”으로 추진 주문
인공지반녹화-수직정원 인식 전환 필요
유지관리, 법 제도 개선도 시급

[Landscape Times 이수정 기자] 서울시장 보궐선거 8일을 앞두고 박영선 후보와 오세훈 후보 간 치열한 공방 가운데 탄소중립에 대비한 조경 관련 정책 공약을 전문가의 의견을 통해 짚어봤다.

박영선 후보는 수직정원도시와 콤팩트21을 대표 핵심공약으로 내세우며, 도시공간 대전환으로써 ‘21분 생활권도시’를 제안했다. 21분 안에 주거와 직장, 쇼핑과 여가, 건강과 의료, 교육과 보육이 해결되며, 지역 간 불균형을 해소하고자 다핵분산도시로써 서울을 공간적으로 재편한다는 계획이다. 그리고 기후위기, 환경 의제로 21분 녹색길 조성 공약을 들고 나왔다. 수직정원 도시, 미세먼지차단숲, 바람길숲, 한강숲 조성 확대, 기존 둘레길을 녹색길 등 5개 유형의 녹색길의 순차적 조성, 2045년까지 미세먼지 걱정 없는 도시 구현 등 구체적인 녹색도시 비전이 공약에 포함됐다.

오세훈 후보는 ‘삶의 질 공간’의 확대를 위해 주요 간선도로와 지상철의 지하화로 대체 부지 조성을 약속했다.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권역별 공약으로 서남권의 산업유산과 수변공간을 엮은 생활 속 그린네트워크 구축, 동남권 영동대로 지하화 등으로 녹색도시 서울을 제시했다.

조경분야 전문가들은 두 후보 모두 대도시 서울의 물리적 환경을 고려해 섣부른 대형공원 조성 공약보다는 인공지반녹화나 유휴지 숲 조성, 도로와 철도의 지하화 이후 지상 공간의 공원화에 대한 현실적 대안을 제시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 팬데믹을 경험하면서 공원녹지의 효용에 주목, 녹지 확보가 쉽지 않은 도시환경 속에서 인공지반을 활용한 생활권 녹지 조성을 위해 보다 적극적인 조경정책을 도입할 것을 주문했다.

ⓒ박영선 후보 캠프
ⓒ박영선 후보 캠프

‘수직정원도시’로 수식된 인공지반녹화는 탄소중립 차원에서 인공지반건물의 에너지절감, 미세먼지 저감, 도시열섬현상의 완화 등 도시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도시형 녹화 모델이다. 그러나 지난해 언론에서 다투듯 보도한 중국 청두의 숲 아파트 사례에서 보듯 수직정원에 대한 부정적 시선은 여전하다. 수직정원은 정말 실현 불가능한 정책일까.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기후위기 시대 미세먼지 차단과 도시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인 대안이라 조언했다.

오충현 동국대 교수
오충현 동국대 교수

오충현 동국대 바이오환경과학과 교수는 “콤팩트 도시 21은 서울의 생활권 또는 지역 중심을 기존계획을 감안해 21개로 세분화하는 내용이다. 서울시에서 추진해왔던 생활권 도시계획을 공약으로 가져온 것으로 판단한다. 실제 이와 같은 방식의 도시계획은 도시관리 측면에서도 다핵도시 구조 관리라는 측면에서 매우 바람직하다. 현재의 조경공학 기술로는 현실화에 전혀 어려움이 없으며, 기존의 벽면녹화 및 옥상녹화 기술을 활용하면 충분히 실현 가능하다. 이 계획은 서울의 경우 공원녹지를 조성할 수 있는 생활권 유휴부지를 확보하기 매우 어려운 상황을 감안하면 매우 합리적이다. 토지보상을 제외할 수 있는 장점이 있으므로 비용투자 대비 큰 효용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김진수 랜드아키생태조경 대표(한국인공지반녹화협회 부회장장)는 “수직정원도시는 정확하게 말하면 옥상녹화, 벽면녹화, 발코니녹화 등으로 도시의 환경을 개선하겠다는 의미다. 도시의 녹화를 통해 미세먼지문제와 탄소중립문제 그리고 여러 가지 도시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이상한 나라의 학자들’이 말한 이야기가 아니다. 런던도 파리도 오스트리아 빈도 추진하고 있는 효과적인 대책 중 하나다. 수직정원을 인공지반녹화의 전반적인 내용으로 이해해야 한다. 인공지반녹화기술은 많은 발전을 이뤘다”며 “예산에 대한 문제도 걱정할 것이 없다. 우선 세금을 들여 모든 것을 해결하는 것이 아니다. 신축건물의 녹화를 강화하는 정책과 기존건물에 녹화를 추가하는 정책으로 나누어서 추진할 필요가 있다. 기존건물의 녹화에 대한 예산도 서울시가 감당하지 못할 정도가 아니다. 예를 들어 100만㎡의 기존건물 옥상을 녹화한다면 대략적으로 4000억 원의 예산이 필요하다. 도시문제해결과 그 효과를 생각한다면 많은 예산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140개 산봉우리가 있는 서울”에서 수직정원은 “사치스럽고” 불필요한 것일까.

오 교수는 “인공지반녹화는 그 적용방법에 따라 중량형과 경량형 등 다양한 방법이 있다. 탄소흡수라고 하는 측면을 고려하면 대경목을 식재하는 중량형녹화가 바람직하다. 하지만 도시녹화를 통한 탄소중립은 단순한 흡수효과 보다 도시열섬 현상 저감, 물 순환 개선, 미세먼지 저감, 생활권 여가공간 제공 등을 통한 에너지 사용량 감소 및 도시기후 조절 등의 효과가 더 크므로 이런 간접적인 효용을 탄소중립과 연계할 경우 모든 방법의 인공지반녹화가 모두 효용이 크다고 볼 수 있다. 이와 같은 부분을 고려할 때 도시 외곽의 산림보다 도시 내부의 옥상정원 등의 수직정원이 연간 탄소중립에 미치는 영향이 훨씬 더 크다고 볼 수 있다”고 답했다.

김진수 대표
김진수 대표

김 대표는 “수직정원이나 옥상정원 등 인공지반의 탄소중립효과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을 수밖에 없다. 단순하게 식재된 수종들의 탄소중립이라는 협의의 뜻으로 접근하면 비용대비 효과에 대해 논란이 생긴다. 인공지반녹화를 통해 건물의 에너지절감, 미세먼지 저감, 도시열섬현상의 완화에 대한 기능을 모두 포함해야 한다. 이 효과에 대해서는 의심할 여지가 없으나 효과의 수치에 대해서는 많은 연구들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옥상녹화 등 인공지반녹화가 성공하려면 편리한 접근성과 지속적인 유지관리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법적제도의 미비와 조성비용을 줄이려는 건축주와 유지비용을 지불하려 하지 않는 관리 등의 문제로 조성 후 방치돼 그 기능을 잃은 인공지반녹화가 많다. 반면 제대로 된 설계와 시공 그리고 유지관리를 통해 잘 조성되고 관리되는 사례도 무수히 많다. 한국인공지반녹화협회와 서울시도 유지관리의 중요성을 인식하여 유지관리가 잘된 사례에 대해 시상을 하고 있다. 인공지반녹화기술은 문제가 없다. 이 기술을 사용하지 않는 많은 이유들이 문제일 것이다. 제도의 정비를 통해 꼭 개선돼야 할 시급한 문제다”고 꼬집었다.

"기후위기...발등에 떨어진 불" 오 후보 조경녹지공약 미약 아쉬움   

한편, 오 후보는 서울시장 재임 기간 400만 제곱미터 이상의 녹지공간을 조성하면서 옥상녹화 활성화 및 공원녹지공간 확충 정책을 펼친 바 있다. 다만 이번 선거 공약에서는 녹지정책은 교통과 주택공급 등 토건계획에 밀려 소극적이다.

김 대표는 “서울시장 시절 중요한 업적 중 하나가 인공지반녹화 정책이다. 도시의 버려져 있는 옥상녹화를 통해 환경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이었다. 옥상녹화지원사업에 많은 열정을 쏟았으며 이를 통해 사람들의 인식을 변화시킨 것에도 성공했다. 오 후보의 업적이었던 인공지반녹화에 대해서도 확실한 공약이 필요하다. 두 후보 모두 일부 시설을 지하화한 후 지상에 녹지를 조성하겠다고 하는데 이것도 나쁜 방법은 아니지만 특정 지역에 녹지가 치중되는 단점이 있다. 많은 시민에게 혜택을 주기 위한 녹지공약이 필요하다”고 보편적인 조경 녹지정책을 호소했다.

오 교수는 “현재 지상철 구간이 이용되는 지역이 대부분 낙후지역임을 감안하면 이 공약은 녹지의 사회적 형평성 측면에서 매우 바람직하다. 박 후보의 공약과 다소 겹칠 수는 있지만 재건축 재개발 사업의 활성화 공약과 함께 시장 시절 활발하게 추진했던 옥상정원사업 활성화와 부족한 공원녹지공간 확충을 병행하게 되면 더 큰 효과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 조언했다.

스테파노 보에리가 설계한 수직정원 프로젝트. 식물전문가와의 공동설계하면서 태풍에 대비한 수목 모의실험과 사계절 색상을 고려한 수목디자인을 통해 세심하게 설계됐다. 성공적인 인공지반녹화를 위해서는 체계적인 유지관리 시스템이 반드시 동반돼야 한다. ⓒ스테파노 보에리 누리집
스테파노 보에리가 설계한 수직정원 프로젝트. 식물전문가와의 공동설계하면서 태풍에 대비한 수목 모의실험과 사계절 색상을 고려한 수목디자인을 통해 세심하게 설계됐다. 성공적인 인공지반녹화를 위해서는 체계적인 유지관리 시스템이 반드시 동반돼야 한다. ⓒ스테파노 보에리 누리집

끝으로, “서울의 도시문제 해결, 특히 기후환경문제 대응을 위한 도시녹지 확충은 단순한 공약을 넘어 향후 서울시의 미래가 걸린 매우 중요한 사항이다. 이와 같은 위기의식과 중요성에 대한 인식은 후보뿐만 아니라 서울시민 모두가 가지는 것이 필요하므로 이번 선거를 통해 이런 사항을 적극 부각해 시민들의 인식증진에 도움이 되는 기회로 삼았으면 한다”며 “이것이 실천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시민단체와 인공지반녹화협회 등과 같은 전문가 단체, 관련 언론 들이 연대하여 활발하게 활동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김 대표는 탄소중립이라는 큰 틀의 정책 차원에서 정부와 지자체의 장기적 플랜을 요청했다. “지금의 기후위기는 발등에 떨어진 불과 같다. 하지만 두 후보의 공약을 보면 이를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 특히 오 후보의 공약은 기후위기에 대한 대처에 부족한 편이다. 이에 대한 종합적인 대책을 세워 주기 바란다. 박 후보의 경부고속도로 지하화공약도 수정할 부분이 있다. 5만 평은 생태공원으로, 5만 평은 주거공간으로 만들겠다는 말을 했다. 5만 평의 주거공간 위에도 인공지반녹화를 통한 녹지를 확보해야만 한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우리는 지금 기후위기의 시대에 살고 있다. 이에 대한 대책을 충분하게 세워주기를 간곡하게 요청한다”고 피력했다.

[한국조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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