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서관 남측 전경 ⓒ서울시
대법원 서관 남측 전경 ⓒ서울시

[Landscape Times 이수정 기자] 대법원 옥상이 경관미, 에너지 절감과 열섬현상 완화 기능에 탁월한 인공지반 정원으로 변신했다.

서울시가 옥상녹화사업으로 3개월 여 공사 끝에 지난해 21일(화) 대법원 서관 옥상을 다양한 나무와 식물이 서식하는 정원으로 조성 완료했다고 밝혔다.

기후위기 시대 옥상녹화가 도심형 인공지반 녹화대안으로 조명받는 추세다. 옥상녹화 건물은 일반건물보다 평균 온도가 낮아 도심 열섬현상이 완화될 뿐만 아니라 건축물의 냉‧난방 에너지도 절감된다.

시에 따르면, 같은 장소에서 옥상녹화를 한 구간과 안 한 구간의 지표온도를 비교한 결과 2020년 6월~11월까지 6개월간 옥상녹화를 한 구간이 평균 –3.1℃의 온도 저감 효과를 나타냈다. 옥상녹화를 적용한 건축물은 평균 12~15% 에너지 소비 절감 효과가 있었다.

옥상 100㎡를 깊이 10cm로 녹화했을 때 200ℓ정도의 빗물 저장이 가능해 우수의 유출 속도를 저하시켜 도시홍수 예방의 역할도 한다.

이번 옥상녹화사업은 서울시와 대법원이 사업비 총 7억 3500원을 절반씩 부담해 추진됐다.

시는 서관 옥상녹화에 앞서 1995년 준공돼 26년이 경과한 건축물이 옥상녹화 하중 건축물구조안전진단을 실시하고 그 결과를 설계 및 조성 공사에 반영했다.

구조안전진단 결과 교목과 관목을 골고루 식재할 수 있는 혼합형으로 진단돼 소나무 등 교목 10종 65주, 블루엔젤 등 관목 19종 2854주, 구절초 등 초화류 26종 6470본 등을 심었다. 또, 식생매트(307㎡), 벽면녹화(24㎡)도 조성해 다양한 수목을 입체감 있게 식재함으로써 정원에 생기를 불어넣었다.

건물 안전을 위해 방수‧방근 기능이 있는 시트재를 콘크리트 바닥에 부착하고 누수 및 식물 뿌리로부터 건물을 보호하는 공법으로 시공함으로써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방수‧방근을 예방하고 유지관리를 쉽게 했다.

아울러 최신 옥상녹화 트렌드를 반영하고 랜드마크 테마정원으로 조성하고자 퍼걸러‧연식의자 등 그늘이 있는 휴게시설물, 멸종위기종이 서식하는 수경시설 등 13종의 시설물을 복합적으로 조성했다.

옥상의 산책길은 순환형 동선으로 만들어 정원 곳곳을 빠짐없이 둘러보며 산책할 수 있게 했다. 옥상정원 입구도 바닥에 데크를 깔고 벽면엔 다양한 식물로 그린월을 만들어 편안하게 옥상정원을 감상하며 쉴 수 있는 라운지로 만들었다.

정원은 입구를 중심으로 크게 남측과 북측으로 나뉜다.

남측 정원은 ‘애인여기’(愛人如己‧타인을 내 몸처럼 사랑하며 자연을 더불어 즐기라는 뜻)를 테마로 멸종위기종인 독미나리‧조름나물 등이 서식하는 수경시설, 다양한 나무들이 단차를 두고 자랄 수 있는 ‘선큰가든’ 등 생태복원 공간과 휴게 공간을 연계 조성했다.

북측 정원은 경초(勁草‧지조와 절개)를 메인 테마로 삼아 지조와 절개의 상징인 억새를 정원에 접목, 자연 속에서 재충전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었다. 이용객들이 산책을 즐기며 삶의 여유를 찾을 수 있도록 ‘산책이 있는 수경정원’, ‘사색의 공간’ 등을 조성했다.

한편, 시는 지난 2002년 처음 옥상녹화사업을 시작한 이래 2021년 12월까지 약 20년간 총 785개 건축물(공공‧민간) 옥상에 녹지공간을 조성했다. 이중 2021년 조성 완료한 건축물은 총 21곳(공공 16곳‧민간 5곳)으로 대법원, 동주민센터, 소방서 등 공공건축물 16곳에 옥상정원을 조성했다.

박미애 서울시 동부공원녹지사업소장은 “옥상 공간을 활용해 도심의 부족한 녹지공간을 확대했다는 것 자체가 의미 있는 일”이라며 “옥상정원은 별도의 토지보상비를 들이지 않고도 녹지공간을 조성할 수 있는 효과적인 녹화방법인 만큼 서울시내 많은 건물에서 시행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국조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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