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부터 세븐시즌스를 매달 방문하고 있다. 늦가을의 정원부터 초봄의 정원까지 매달 그 변화를 살펴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색감이 빠진 정원 위에 흰 눈이 쌓였고 어느새 봄이 왔다. 3월의 정원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3월의 정원3월의 정원은 붉은색이다. 정원사가 잣 껍데기로 정원 곳곳을 멀칭한 까닭이다. 지난달까지 남아있던 식물의 줄기들이 잘 정리되니 이 땅의 본래 모습이 드러난다. 처음 보는 민낯이다. 붉은 색감은 발그스름한 뺨처럼 땅 아래 가득한 봄의 생명력을 대변하는 듯하다.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내뱉으며 정원을 한
조용하고 한적한 효심의 공간 미학시의 경지는 사람의 마음을 잡는 매력의 공간에서 떨치고 일어난다. 한국정원문화에서 수없이 싹트고 반복 재생되는 시의 창작 또한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공간에서 비롯한다. 한국정원문화는 규모와 지형지물에 따라 감동의 결이 다르다. 공간의 규모와 분위기가 웅장하여 감복하기도 하지만, 아주 조용하고 한적하여 소박한 미학을 보여주어도 감읍한다. 웅장보다 소박이 주는 아름다움에 더 크게 감동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번 정원문화답사는 그러한 소박한 아름다움이 주는 누정을 찾았다. 아주 화려하거나 규모의 웅장함보
매주 실내외 반려식물을 소개하고 있다. 12월 네째 주에 소개할 아름다운 반려식물은 포인세티아다. 포인세티아는 대극과(大戟科)에 속하는 아열대생 관목이다. 일조량이 줄어들면 포엽이 붉게 착색돼는 덕에 크리스마스 시즌을 대표하는 식물로 유명하다. 유럽에서는 전통적으로 크리스마스 장식화로 널리 활용되며 우리나라에서도 겨울철 실내 반려식물로 사랑받고 있다.멕시코가 원산포인세티아는 아즈텍인들은 염료와 해열제로 이용했다. 1825년 멕시코 주재 초대 미국대사 조엘 포인세트(Joel Poinsett)가 포인세티아를 미국과 유럽으로 전파했으며,
올해 12월은 유독 겨울비가 자주 내렸고 포근했다. 가끔 매서운 추위에 얼음이 얼었고, 첫눈도 내렸다. 그동안 정원은 어떻게 변했을까. 그렇게 세븐시즌스 정원을 다시 찾았다. 곳곳에 퇴비와 새로운 멀칭의 흔적이 보인다. 이 또한 겨울 정원에 또 다른 색감을 더했다. 지난달 분주하게 땅을 손보고 식물들의 위치를 재배열하는 김재용 정원사의 수고 덕분인지 정원은 한층 부드러워지고 평온하다.힘을 뺀 정원의 아름다움사실 겨울정원의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잘 알지 못했다. 황량하고 메마른 들판을 떠올리기 일쑤였다. 늦가을부터 몇 번 세븐시즌스를
2008년 부터 조경계의 다양한 이슈를 담아온 한국조경신문 721호가 7(목)일 발행됐다.이번 호 주요 기사로 ▲서울시 조경상·푸른도시상 수상 ▲ 스마트 공원녹지 세미나 ▲ 한국조경가협회 정례포럼 등이 있다.또한 세븐시즌스의 늦가을 정원의 풍경과 김재용 정원사가 전하는 정원 관리 요령을 담은 ‘정원사의 열두달’도 실렸다.더 자세한 기사의 내용은 한국조경신문 721호 지면에서 확인할 수 있다. 신문은 격주 목요일에 발행되며, 다음 발행일은 12월 21일(목)이다.신문구독은 '동산바치몰'에서 온라인으로 신청가능하며, 구독문의는 031-
“정원에 안 들어오셔도 좋으니, 아무것도 없다고 화내지 마세요”며칠 전 세븐시즌스 SNS에는 이렇게 시작되는 글과 사진 몇 장이 올라왔다. 11월 늦가을 정원에는 과연 아무것도 없는 걸까?체코를 대표하는 작가인 카렐 차페크의 정원 에세이 ‘정원가의 열두 달’을 참 재미나게 읽었다. 위트 넘치는 문장과 삽화를 보며, 책이 아닌 실제 정원과 정원사를 매달 살펴보고 싶었다. 한국의 정원사는 이 계절에 무엇을 할까? 궁금증을 가지고 퇴촌의 세븐시즌스를 찾았다.정원에서 만난 김재용 정원사는 카렐 차페크의 글과 삽화가 묘사하는 정원가의 모습과
‘매일 만나는 우리식물 이야기’(김부식 지음, 동산바치 펴냄)를 바탕으로 매주 실내외 반려식물을 소개하고 있다. 11월 마지막 주에 소개할 아름다운 반려식물은 화살나무다.화살나무는 노박덩굴과에 속하는 낙엽 활엽 관목으로 우리나라 전국 각지의 산기슭과 중턱의 암석지에서 자란다. 세계적으로 만주, 일본, 중국에 분포한다.높이 3m 내외로 자라는데 황록색의 꽃이 5~6월에 피고, 10월에 붉은색 열매가 열린다. 나뭇가지에 화살의 깃 모양의 코르크 날개가 독특하다. 늦가을 붉게 물든 단풍이 아름다워 조경수, 울타리 나무로 사랑받는다.동의보
한 해의 끝자락을 향해 가고 있는 늦가을, 우리에게 친숙한 자연의 소재 나무의 다양한 모습을 감상할 수 있는 전시회가 열린다.충북 산림환경연구소는 미동산수목원 산림과학박물관에서 11월 21일(화)부터 12월 25일(월)까지 나무로 만든 다양한 목공예품을 소개하는 특별기획전 ‘낭만’을 개최한다고 18일 밝혔다.이번 전시는 충주 지역을 기반으로 작품 제작과 교육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권덕영 작가의 작품을 선보여 작가만의 새로운 시각으로 재해석한 우리 지역 문화재 중앙탑을 형상화한 작품을 비롯해 와당의 문양을 적용한 독특한 작
겨울의 시작을 알리는 입동(立冬)이 지났다. 나무들이 물을 내리고 휴면에 들어갈 준비를 하는 늦가을부터, 땅이 얼고 식물이 조용히 쉬어가는 겨울은 정원의 일곱 계절 중 가장 긴 시간이다. 겨울의 아름다움을 새롭게 발견하게 하는 겨울정원을 만나러 지난 14(화)일 일월수목원으로 향했다.식물이 주는 환대일원수목원은 수원시 시민들이 자연을 가깝게 느낄 수 있는 휴식처를 제공하기 위해 계획한 ‘도심형 수목원’이다. 수원시 장안구 천천동 일월공원 내에 10만 1,500㎡ 규모로 조성된 일월수목원은 수원시의 ‘생태 랜드마크’다.또한 일월수목원
서산 국화축제제24회 서산국화축제는 서산시 고북면 복남골길 일원에서 지난 3일(금) 개막해 이번주말 12일(일)까지 이어진다.잘 익은 사과나무와 어우러져 풍요로운 늦가을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경관 연출을 비롯해 ▲국화터널 ▲대형하트 등의 대형 국화 작품 ▲다양한 국화분재 ▲이색적인 국화 조형물 등이 전시돼 있다.또한 지역 농민들이 직접 재배한 농산물 직거래 장터와 먹거리 장터, 체험부스 운영 등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로 도시와 농촌이 화합하고 어우러질 수 있는 최고의 가을축제다. 피나클랜드 삼천만송이 국화축제제3회 삼천만송이 국
늦가을 수목원에 볼거리가 없다는 생각은 금물이다. 천리포수목원의 식물들이 가을의 끝자락에 마지막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다.천리포수목원은 서해 바닷바람이 피운 동백꽃이 한창이다. 히에말리스동백 ‘샹소네트’는 겹꽃으로 특유의 독특한 아름다움이 있다. 겨울에 꽃을 피워 동백이라 불리지만, 가을부터 초겨울까지 분홍색 꽃이 만발한 모습을 작은연못정원에서 볼 수 있다.동백나무 분화전시도 진행한다. 11월 한 달간 밀러가든 유리온실에서는 천리포수목원에 수집된 다양한 종류의 동백나무 품종을 전시한다.또한 늦가을 정원을 물들인 황금빛 털머위는 수목원
“어라! 이게 뭐지?” 미동산 수목원 나눔길을 걷던 중 데크 바닥을 기어가는 민달팽이를 마주쳤다. 검지손가락 크기에 가을을 닮은 짙은 고동색의 민달팽이는 낯설고도 신기했다.청주시 상당구 미원면에 자리한 미동산수목원은 2001년 5월 4일 개원해 올해 23살이 됐다. 최근에 조성한 수목원이나 식물원에서 볼 수 없는 풍성하고 고즈넉한 나무들이 다양하게 어우러져, 숲은 자연스러움과 편안함으로 가득하다.사람마다 보폭이 다르고 취향도 다르기 마련인데, 이곳에는 자신만의 속도와 취향으로 숲을 즐길 수 있는 5가지 숲길이 있다. ▲가볍게 산책하
태안 천리포수목원에 초가을을 대표하는 식물 팜파스그라스가 만발했다.23일(수) 많은 비가 예고됐지만 많은 탐방객들이 천리포수목원을 찾았다. 팜파스그라스는 신선한 초가을 날씨에 만발하는 식물이다. 깃털보양의 풍성한 이삭이 이국적인 느낌을 자아내는 벼과 식물이다.김대욱 천리포수목원 담당자는 "팜파스그라스는 개화기간이 길고 대부분 사람 키보다 훨씬 크게 자라는 데다 바람에 살랑살랑 흔들리는 모습이 신비로워 탐방객에게 인기가 많다"며, "늦여름부터 늦가을까지 아름다운 모습을 유지해 사진 찍기 좋은 팜파스그라스를 보시러 천리포수목원에 많이
탁사정 기억이 누정 원림의 이미지를 재생산한다.제천 후배 영태에게 물었다. 탁사정(濯斯亭)을 가고 싶은데 근래 가 본 적이 있냐고 했더니, "탁사정은 유지 보수가 안돼 관리 상태가 안 좋을 것"이란다. "그래도 정자까지 올라가 보겠다."라고 말한 내게 "그러면 탁사정 주차장에서 만나자"라고 합을 맞춘다. 만나기로 정한 시간에 맞춰 출발 시각을 조정한다. 옛 생각이 절로 난다. 흰 모래톱이 길게 늘어서 해안가를 연상시키는 인상적인 과거의 풍경이 새삼 떠오른다. 친구들이 하도 멋진 곳이라고 가 보자 하여 따라나섰다. 한 떼의 청소년들이
사의재와 보은산방강진군은 1417년 도강현과 탐진현을 합쳐 강진현이 되었고 1896년 행정제도 개편으로 강진군이 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강진은 다산 정약용의 세 번째 유배지로 18년간 머문 고을이다. 다산은 ‘강진에 대한 대답’에서 강진을 살기 좋은 곳이라 했다. 지인들은 “강진은 죄인을 유배 보내는 외진 곳인데 어떻게 살 수 있는가?” 하며 슬퍼했다. 다산은 ‘겨울이 따뜻하여 귤과 유자를 생산할 수 있고 땅이 얼지 않으며 여름은 서늘한 기운이 높아 살기 좋은 고장&rsquo
[Landscape Times 이수정 기자] 신구대학교식물원(원장 전정일)이 사회적 약자에게 정원문화 복지 혜택을 제공하는 가드닝 프로그램으로 어르신들과 함께 오감치유정원을 조성했다.정원은 지난 7월 한여름에 시작돼 입동이 지난 11월 늦가을까지 성남시에 거주하는 어르신 20명이 함께 채소와 꽃 씨앗을 뿌리고 관리해 수확하고 계절에 맞는 화단을 꾸미며 가꾼 결과 어르신들이 살아온 시간만큼 많은 이야기가 담긴 오감치유정원으로 완성됐다.이번 ‘할매할배 초록손’ 프로젝트는 국립수목원의 ‘사회적 약자를 위한
[Landscape Times] 가을만큼 사람을 설레게 하는 계절은 없다. 가을만큼 사람을 풍요롭게 하는 계절은 없다. 가을만큼 사람을 처절하게 하는 계절은 없다. 열매의 풍요와 만남의 풍요, 새로운 세상을 향한 설렘과 이별의 처절함이 공존하는 게 가을이다. 나목(裸木)을 향해 달리는 나무들은 지독하게 아꼈던 존재들을 버리고 그 흔적들을 지운다. 가을은 나의 벗은 몸을 마주하는 때이다. 나무가 나신(裸身)을 즐기듯이 우리도 자신과 마주한다. 아주 조용하게 아주 고독하게 나란 존재와 이야기를 나눌 시간이다.가을에 우리는 방안에 머물
[Landscape Times 지재호 기자] 세계적인 정원디자이너 피트 아우돌프(Piet Oudolf)가 오는 8일(수) 내한해 9일(목)까지 이틀간 울산 태화강국가정원을 찾는다.자연주의 정원을 지향하는 피트 아우돌프(이하 피트)가 이번에 한국을 찾는 이유는 울산 태화강국가정원 내에 아시아 최초로 조성 예정인 ‘피트 아우돌프 정원’ 대상지를 직접 둘러보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올해 1월 태화강국가정원 내에 정원을 조성하는 것에 합의한 피트는 한국 방문을 진행했으나 코로나19 확산으로 결국 내한을 진행할 수 없었
[Landscape Times] 사람이 되고 싶은 곰이 있었다. 하늘왕자가 만든 이 땅의 나라에서 사람의 모습으로 살고 싶은 곰이 있었다. 하늘왕자에게 가서 그 소원을 말하니 동굴에서 햇빛을 보지 말고 거의 굶으며 지내라고 한다. 죽기를 각오하고 혹독한 통과제의를 거친 곰은 사람이 되었다. 하지만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곰은 사랑스런 아들을 둔 엄마가 되고 싶었다. 곰여인(웅녀)은 이번에는 나무(신단수)를 찾아갔다. 하늘과 땅의 중간에 솟은 산, 그 산 위에서 하늘과 가장 가까운 이 나무는 바로 하늘왕자가 강림한 그 자리였다.웅녀는
[Landscape Times] 한국에서 태어났으나 초등학교 때 미국에 이민 갔다가 거기서 독일 남편을 만나 지금 베를린에 와서 사는 친구가 있다. 한국말이 무척 서툴지만, 어떻게든 한국말을 하려 애쓰는, 그 노력이 매우 가상한 친구이다. 그러다 가끔 기발한 표현을 만들어 내어 좌중을 웃게 만든다.며칠 전, 함께 어딜 가던 중에 은행나무 가로수 길을 지나게 되었다. 친구가 문득 이렇게 말했다. “은행나무가 멋지긴 한데 가로수로는 어울리지 않는 것 같아.” 어째서 그러냐고 물었더니 “가로수는 엠&h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