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의재와 보은산방강진군은 1417년 도강현과 탐진현을 합쳐 강진현이 되었고 1896년 행정제도 개편으로 강진군이 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강진은 다산 정약용의 세 번째 유배지로 18년간 머문 고을이다. 다산은 ‘강진에 대한 대답’에서 강진을 살기 좋은 곳이라 했다. 지인들은 “강진은 죄인을 유배 보내는 외진 곳인데 어떻게 살 수 있는가?” 하며 슬퍼했다. 다산은 ‘겨울이 따뜻하여 귤과 유자를 생산할 수 있고 땅이 얼지 않으며 여름은 서늘한 기운이 높아 살기 좋은 고장&rsquo
우리나라에서 경부고속도로가 의미하는 상징성, 역사성, 중요성을 모르는 이는 많지 않을 것이다. 만약 서울로 범위를 좁힌다면 어떤 도로가 가장 높은 위상을 차지할까? 필자만의 생각일지 몰라도 조선 시대 육조거리였던 세종대로가 아닐까 싶다. 이곳은 이순신 장군과 세종대왕 동상이 있는 광화문 광장의 주변 도로로서 우리 사회의 중요한 역사적 사건과 변화의 흐름을 함께 한 장소이기도 하다. 한동안 세월호 희생자들의 천막과 정권 교체의 촉매가 된 천만 시민의 촛불시위 등 광화문 광장에서 벌어지는 행위에 집중될 때도 있었다. 그 당시 필자의 시
도시뿐만 아니라 농산어촌의 경관은 그 지역다움을 상징, 유지하고 내부 고객의 정서와 심리적 안정감을 줄 뿐만 아니라 외부 고객을 끌어당겨 지역 발전을 도모하는 기제로 작용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래서 관련 법령과 제도, 현장에서는 경관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농어촌기본법(농어업ㆍ농어촌 및 식품산업 기본법)」 제44조(농어촌의 자연환경·수산자원·어장환경 및 경관 보전)는 농어촌의 자연환경과 수산자원·어장을 보전하고 농어촌경관, 해안의 형성·보전·관리 및 농어업 생태
정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국내외 정원 식물과 가드닝의 동향을 살펴보고 흐름을 읽는 일도 중요해지고 있다. 하지만 정원식물의 경우 다양한 기준에 의해 카테고리를 나눌 수 있고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주체가 다르다 보니 전체적인 시장의 흐름을 파악하는 데 어려운 점이 있다.먼저 농림축산식품부에서 화훼산업 현황을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05년 이후부터 '20년까지 화훼산업 생산액, 농가 수, 재배면적은 지속적으로 감소 추세에 있다. 1인당 화훼 소비액도 다른 나라에 비해 크게 낮은 상황이다. 여기서 말하는 화훼
지금 생각해 보면 나무의사에 대한 관심의 시작은 학부 때 우연히 접한 선배가 운영하던 나무병원이 관심의 시작이었던 것 같다. 2003년 대학을 졸업하며 나무병원에서 인턴쉽(Internship)을 하게 되었는데 그 시기에는 나무의사라는 직업은 존재하지 않았고 조경수목 유지관리 연수를 받아 나무를 치료하는 기술을 습득하면 나무병원에서 지금의 나무의사가 해야 하는 일을 할 수 있었다.조경수목 유지관리에 관심이 많아 식물을 알고 싶어 천리포수목원의 수목원전문가 과정을 지원하여 1년간 공부를 하며 수목의 생리를 이해하고, 수목 분류와 곤충을
[Landscape Times] 2009년 녹색연합은 생태지도, 상자텃밭, 느린 옷, 흙벽돌, 자전거, 식초, 빗물받이, 태양전지, 공정무역설탕, 컵, 장바구니, 초, 재생종이를 “지구를 행복하게 하는 13가지 물건”으로 꼽았다. 13가지 물건 모두 초록지구를 위해 꼭 필요한 아름다운 물건들일 것이다.그중에서도 자전거는 태양의 시대를 맞는 우리에게 무척이나 중요한 교통수단이다. 자전거는 이동 시에 화석 연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으며 온실가스와 대기오염물질을 배출하지 않는다. 자원을 무한 소비하는 소비사회 안에서
조선시대 대표적인 정원가인 윤선도가 보길도에 정원을 만든 때는 그의 나이 51세인 1637년이었다. 그 이후로 400여 년의 시간이 흘렀다. 산과 강도 변했고, 교통과 기술, 산업 등 전 분야에서 사회는 격변했다. 조선시대의 사회제도와 생활모습은 찾아보기 어렵다. 땅 속에 묻힌 초석 파편만 남아 그 시절의 모습을 유추해볼 수 있을 뿐이다.우리의 옛 정원도 마찬가지다. 외부공간에 자연물을 이용해 만들어진 정원은 전쟁, 도시개발 등으로 인해 흔적조차 남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렇듯 땅속의 흔적들만 남은 보길도의 부용동 정원을, 현
제페토, 로블록스 등의 1세대 메타버스가 보여주었듯, 간단한 현실 연동 프로그램들은 현재의 메타버스에서도 가능하다.그러나 앞으로의 활용도에 대해 조금만 고찰해 본다면, ‘현실공간 기저의 세부적 3D 공간정보 없이 만들어진 메타버스 안에서는 다양한 산업분야의 전문적 활용과 적극적인 사회, 경제, 문화 환경 구축은 불가능하다’라는 결론에 도달한다.기존 방식의 메타버스에서는 산업 전반의 유의미한 유기적 시뮬레이션이 불가하므로, 세부적인 3D 공간 데이터를 활용한 상향된 레벨의 2세대 메타버스, ‘거울세계&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코로나 팬데믹 스트레스가 월요병, 이상고온, 허리케인을 경험한 것보다 크다고 한다. 우리는 이미 2년이 넘게 그 스트레스를 견디며 살아가고 있다.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좋은 방법 가운데 하나가 자연 속에서 쉼과 여유를 찾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공원은 가장 쉽고 빠르게 접근할 수 있는 자연이라고 할 수 있다.하지만 우리의 공원은 누구나 쉽고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고 있을까? 보건복지부가 2018년에 실시한 장애인편의시설실태 전수조사에 따르면, 공원의 편의시설 설치율은 66.3%, 법적
3월 신학기가 시작되고 과학의 달 4월이 되면 초·중·고등학교에서 진로 탐색을 위한 과학강연 요청이 많아진다. 작년 10월 순수 우리 기술로 개발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의 첫 번째 시험발사 때 온 국민의 관심이 집중되었던 것처럼 대덕연구단지 내에서도 내가 일하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특히 인기가 많다.발사체 분야에서 일하는 건 아니지만 나도 강연을 하게 될 기회가 종종 있다. 그럴 때면 난 우리나라 우주개발의 목표를 소개하는 것으로 강연을 시작한다. 제3차 우주개발진흥기본계획에 명시된 국가 우주개발의 목표는
벌써 코 끝에 닿는 바람의 온도가 달라진 봄이다. 부쩍 풀어진 날씨에 잔뜩 힘을 머금은 꽃봉오리를 보며 사회 전반에 가드닝이나 정원에 대한 관심이 새삼 예전과 달라졌다는 게 느껴진다. 매년 초마다 발간되는 트렌드 관련 서적에서는 가드닝과 정원을 주요 키워드로 풀어내고 유명 유튜버의 주제로도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메타버스, 블록체인, NFT처럼 낯선 단어들 사이에서 지극히 아날로그적인 정원이라는 키워드가 어색하면서도 반갑다. 정원이 주목받게 된 배경에 대해선 다양한 매체에서 이미 수많은 답을 제시하였지만, 나름의 재해석으로 정원이
최근 한국과 미국의 큰 별이 졌다. 한국을 대표하는 지성인 이어령 교수와 미국의 저명한 생물학자 에드워드 윌슨이 세상을 떠났다. 필자는 두 지성인의 책을 좋아했고 많은 영감을 받았다. 동시대에 살았지만 서로 다른 문화권과 지역에서 활약한 두 학자에게는 유사성이 있다. 그들의 사상에는 공통된 키워드가 있는데 하나는 ‘통섭’이고 다른 하나는 ‘생명애(바이오필리아)’이다. 통섭은 진리를 탐구하기 위해서는 여러 분야 간, 학제 간을 통합해야 한다는 것이며 생명애는 인간은 본성적으로 자연을 사랑한다
[Landscape Times ] “한국정원문화협회는 종전의 협회 행태와 좀 더 달라진 면모와 활동을 보여주려고 최근 여러 차례의 운영위(집행부) 워크숍을 진행 중이다. 특히, 정원분야에 특화하여 활동 중인 가드너, 정원작가 등 젊고 다양한 계층의 참여를 기대하고 있다.”새해도 빠르게 2개월이 지났다. 봄의 계절인 3월이 시작되었다.하지만 개인적으로 조경계의 ‘인싸’이고 싶었지만 이제 ‘아싸’로 지내는 것 같다. 아니면 조경분야 자체가 ‘아싸’가
[Landscape Times] 장기현 유배지에서 생활1800년 11월 정조대왕의 국상이 마무리된 후 나라에 큰 소용돌이가 일었다. 정조의 탕평책으로 잠잠하던 정국에 피바람이 불었다. 다산 정약용을 비롯한 남인과 천주교인이 본격적으로 탄압받기 시작한 것이다. 다산 정약용은 위기감을 느끼고 귀향을 결심했다. 이듬해 2월 다산의 셋째 형 정약종의 책롱(책을 넣어 두는 농짝) 사건이 발생하고 정씨 가문은 몰락하며 폐족이 된다. 정약종은 참수형을 당하고 둘째 형 정약전은 신지도로 다산은 경상도 장기현으로 유배에 처해 졌다. 다산은 1795
회색 콘크리트 건물과 검정색 아스팔트 도로가 도시경관 차원에서 어떨지는 개인마다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하지만 불투수 면적률을 높이는 부정적 요인 때문에 생태/환경적 측면에서는 저해 시설임이 분명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으로 건물 옥상에 녹화를 한다거나 도로(보도 및 차도)에 투수(透水) 포장재를 적용하여 불투수 면적률을 줄이는 제도가 시행되고 있다. 그중에서 투수포장은 기존 불투수 포장(아스팔트 포장 등)과 달리, 빗물을 땅속으로 침투시켜 자연순환 기능이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시키는 순기능이 있어 해마다 사용량이 증가하고 있
경관(景觀)은 산이나 들, 강, 바다 따위의 자연이나 지역의 풍경을 뜻하며 기후, 지형, 토양 따위의 자연경관에 인간 활동이 만들어 낸 문화경관을 더한 복합 개념이다(국립국어원). 「경관법」에서도 경관을 ‘자연, 인공 요소 및 주민의 생활상(生活相) 등으로 이루어진 일단(一團)의 지역 환경적 특징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같은 맥락으로 정의하고 있다.경관법은 국토 경관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하여 경관의 보전·관리 및 형성에 필요한 사항을 정해 아름답고 쾌적하며 지역 특성이 나타나는 국토환경과 지역 환
[Landscape Times] 정원 박람회에서 여러차례 수상을 한 후 많은 분들이 물어왔다. 수상 후에 일도 많아지고 바빠지지 않았냐고… 수상 경력이 많은 도움이 되긴 했지만, 역시 시간이 흐르면서 박람회의 작품들을 통해 많은 분들께 인정을 받게 되면서 하나둘 일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이런 유명세 덕에 가끔 관공서에서 정원 설계를 의뢰하는 경우가 몇 번 있었는데, 이런 경험을 하면서 정원을 조경설계의 틀에 맞춰 끼우려고 할 때에 생기는 몇 가지 문제점들이 있음을 보게 되었다. 이런 문제점들을 여러 협회나 관련 관공서
[Landscape Times] 역사는 반복된다는 말이 있다. 오랜 인류 역사의 흐름이 어떤 패턴을 형성하며 나아가고 있다면 어떤 비슷한 상황과 원인에 의해 과거 발생했던 사건과 기류가 다시금 반복될 수 있다는 얘기다. 거의 문명의 태동과 함께 시작된 크고 작은 정원의 역사 속에도 수많은 사연과 이야기가 담겨 있는데, 때로는 그 유행이 반복되기도 하고, 때로는 동서양을 오가며 정원 스타일과 식물들이 서로 융합하며 발전하기도 했다. 그러므로 어쩌면 오늘날 우리가 추구하는 정원의 실체를 제대로 볼 수 있는 안목을 갖기 위해 정원의 역사
다산 정약용이 남긴 수많은 업적과 자료는 다산을 정의할 수 있는 근거가 되며 정원 분야에서 다산은 당대의 위대한 정원가로 평가할 수 있다. 다산의 글 속에는 당시 그가 조성한 정원과 정원문화에 대한 내용이 담겨 있다. 다산이 부친의 근무지에서 즐겼던 명승지 유람과 정조와 함께한 창덕궁 후원에서의 풍류 그리고 유배 시절의 전원생활은 정원과 관련이 깊다. 필자가 다산을 주목하는 이유는 다산을 정원가의 시각에서 평가하고 그가 거쳐 간 옛 정원을 찾아 우리 정원의 가치를 찾는 데 있다.다산의 유배다산은 세 번의 유배를 당한다. 첫 번째 유
필자는 ‘도시재생전략계획 수립지침’ 연구과제(국가 R&D 사업) 참여를 통한 도시재생의 기반을 준비하던 시기에 한 교수님의 말씀을 통해 도시재생사업의 필요성과 당위성을 이해한 적이 있다.내가 마당이 있는 주택을 짓고 지내면서 아무것도 없던 정원을 하나하나 가꿔갔어. 나무를 심고, 연못도 조성하고, 잔디를 심고, 화단을 만들어서 꽃도 심고. 정원을 거닐기 위한 작은 길도 만들어 주고, 앉아서 쉴 수 있는 작은 평상도 놓았어. 정원을 하나하나 채우고 보니 이제는 나무에 약을 주고, 잔디를 깎고, 꽃을 갈아줘야 하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