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시대] 정원 조성 시 조경 틀에 맞추면 발생하는 “괴리감”
[조경시대] 정원 조성 시 조경 틀에 맞추면 발생하는 “괴리감”
  • 이주은 팀펄리 Landscape & Garden 대표
  • 승인 2021.11.25
  • 호수 66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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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ndscape Times] 정원 박람회에서 여러차례 수상을 한 후 많은 분들이 물어왔다. 수상 후에 일도 많아지고 바빠지지 않았냐고… 수상 경력이 많은 도움이 되긴 했지만, 역시 시간이 흐르면서 박람회의 작품들을 통해 많은 분들께 인정을 받게 되면서 하나둘 일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이런 유명세 덕에 가끔 관공서에서 정원 설계를 의뢰하는 경우가 몇 번 있었는데, 이런 경험을 하면서 정원을 조경설계의 틀에 맞춰 끼우려고 할 때에 생기는 몇 가지 문제점들이 있음을 보게 되었다. 이런 문제점들을 여러 협회나 관련 관공서 중 누가 먼저 해결하느냐에 따라 정원 시장을 선점할 것이라는 생각한다.

여러 가지 문제 중 가장 시급한 문제 두 가지에 대해 이야기하겠다.

우선 첫 번째로 식재 공사의 재료인 수목, 초화류 단가에 대한 문제점이다. 경기정원문화박람회를 시작으로 서울정원박람회, 각 지방마다 정원박람회를 개최하면서 많은 분들, 특히 관공서의 관련 부서 팀장님, 과장님들이 정원 작품을 보시고, 공공장소에 박람회에서 본 완성도 높은 정원을 설계해 달라는 문의가 있었다. 정원 박람회의 작품들을 보시면 알겠지만 정교한 시설물, 깔끔한 마감처리 등으로 정원의 완성도가 높기도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관목과 초화류의 규격의 차이가 정원과 조경공사의 완성도에 차이를 갖게 한다.

우선 정원박람회에 사용하는 관목은 조경설계의 규격에 나와 있지 않은 독립수로 크게 키워 곁가지가 많이 나와 한 주로서도 충분히 가치 있는 예쁜 수형을 갖추고 있으며, 대부분 분화 재배로 뿌리가 절단된 상태가 아닌 잔뿌리가 충분히 만들어진 상태의 관목들을 심게 된다. 그러다 보니 하자율도 많이 낮아진다. 그러나 조경설계에 나와 있는 관목 설계 단가는 정원 시공 시 구입해오는 관목의 단가보다 많이 낮기 때문에 일일이 농장에 견적서를 받아 견적처리 하여 단가를 넣게 된다. 그러나 아직 설계단가가 무엇인지 모르는 농장들도 많고, 한창 바쁜 시즌에 견적서를 문의 드리는 것도 농장 사장님께 여간 죄송한 것이 아니다.(견적서를 첨부해서 내역서가 나가지만, 2,3개월 후 입찰 받아 들어온 시공사가 견적 받은 농장에서 식물을 구입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농장 사장님 입장에서는 농장 매출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일이 아니기에 시간을 내서 견적서에 응해주는 경우 많은 부담이 된다.) 게다가 같은 사이즈의 규격을 의뢰해도 돌아오는 견적의 단가는 농장마다 들쑥날쑥이다. 한마디로 기준이 없다는 것이다.

초화류도 마찬가지이다. 정원박람회 정원작품에 사용되는 초화류의 규격은 10cm의 지피류를 사용하기도 하지만, 15cm화분부터 시작해서 27cm화분까지 대부분 2,3년 이상 키워온 초화류들을 사용하고 있으며 단가표에 나와 있지 않은 새로운 품종들을 설계에 넣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큰 사이즈의 초화류도 조경설계의 단가표에 없으며, 신품종(설계단가나 물가정보지에 없어 신품종이라 표현했지만, 이미 시장에서는 많이들 사용하고 있는 일반적인 품종이다.) 관목과 마찬가지로 생산 업체나 농장마다 견적서를 받아 설계해야하는 번거로움이 생긴다. 설계단가에 나와 있는 초화류의 규격은 대부분 3cm포트, 8cm포트, 10cm 등을 기준규격으로 되어 있다. 이 작은 포트들은 대부분 100구 트레이에서 독립포트로 갓 이식한 것들이 대부분이며, 작고 여린 개체로 공사장의 나대지에 심겼을 때 주변의 잡초들과 싸우거나 여름의 가뭄, 겨울의 혹한을 이겨내기엔 많은 어려움이 있다. 또한 신품종 대부분 기존 품종의 단점(병충해나 짧은 개화기, 초장의 단점, 꽃 컬러 등)을 개선하여 만들어진 품종들이 많다. 게다가 작은 포트들을 심었을 때의 결과와 큰 포트들을 심었을 때의 초기 효과에 대해 차이가 크다. 그러다 보니 큰 포트로 식재설계를 하게 되며 조경설계로 풀어가기엔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든다. 하루 빨리 초화류, 관목들의 큰 포트와 대형 규격에 대한 수목 단가표가 재정립되었으면 한다.

두 번째로 초화식재 품셈에 대한 문제다.

초화류는 설계 시, 특히 요즈음 많이들 사용하는 그라스 종류들은 18cm에서부터 27cm까지 대형 규격을 많이 사용하고 있으며, H0.3*W0.3 규격의 관목보다도 큰 포트들을 식재하게 되는데 이런 초화들의 식재 품셈은 관목이 아니라는 이유로 낮은 초화식재 품셈을 기준으로 처리하게 된다. 이런 경우 시공사들 입장에서는 많은 어려움이 생기게 된다. 즉, 재료비를 아껴서 노무비를 메꿔야하는 사태가 생기게 된다. 결국 정원 시공의 완성도가 떨어지는 결과가 발생한다.

공산품처럼 자로 잰듯 정확한 규격으로 검수할 수 없는 식물들이라 표준화 한다는 것이 매우 어려운 작업이긴하다. 하지만, 조경이 더욱 발전하고 정원이 더욱 자리 잡아가기 위해서는 식물단가와 품셈에 대한 표준화를 고민해야 할 때라 생각한다. 애플과 삼성이 서로의 기준에 맞춰 세계표준화를 하려고 하는 이유와 같이, 어느 기관에서 주관해서 작업을 진행할지도 관심사가 될 것이다. 정원이라는 큰 파이를 누가 어떻게 자르느냐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한국조경신문]

이주은 팀펄리 Landscape & Garden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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