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가 정원이고 국가가 공원이다’라는 멋진 귀절이 나올 정도로 대한민국에 정원이란 키워드는 지자체의 정원도시 정책에 깊숙하게 자리하고 있다.정원에 대한 정의가 ‘집안에 있는 뜰이나 꽃밭’이라는 작고 소박한 범위에서 국민의 건강과 복지를 담당하는 거룩(?)한 프로젝트로 커졌다.대한민국 3대전통정원인 담양 소쇄원, 보길도 부용원, 영양 서석지에서 볼 수 있듯이 우리 옛 정원은 우리 생활에 친숙하게 담겨지고 있지만 현대정원의 모습은 아무래도 서양에서 기원한 양식을 많이 닮아가고 있다.2013년에 개최된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는 규모와 성과
내면 조사(照射)의 명랑함이 깃든 무기연당내면을 비춘다. ‘내면 조사(照射)’의 시간이다. 다습은 햇빛의 부드러운 기운이 마음을 덥힌다. 따듯하여 훈훈해진 온도로 내 안을 들여다본다. 곧잘 다정한 햇빛을 불러 마음 다독거리는 ‘조사’의 명상을 즐긴다. 나의 내면을 되돌아보는 일은 잦을수록 환하다. ‘내면 조사’는 내가 보이는 외양(外樣)의 성품이다. 외양은 내면에 축적된 따사로운 기운을 바깥으로 드러나는 인간미이다. 외양에서 느끼는 고상하고 독특한 분위기나 품격이 있다. ‘내면 조사’의 명랑함이 만든 기장(氣場)이다. 무기연당(舞沂
한국조경신문이 주최·주관하고 한국조경학회와 한국조경협회가 후원하는 ‘2023년 10월 뚜벅이투어’가 경상북도 영양으로 떠난다.오는 10월 14일(토) 진행되는 투어는 경북 영양 ▲서석지(연당림) ▲주실마을 ▲선바위 등을 방문할 계획이다.서석지는 영양군 입암면 연당리에 있는 연못이다. 지난 1613년 석문(石門) 정영방이 조성한 연못과 정자형태의 정원으로, 대한민국 중요민속문화제 제108호로 지정된 곳이다. 담양의 소쇄원, 보길도의 부용원과 함께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3대 정원으로 손꼽힌다.주실마을은 영양 일월면 주곡리에 위치한 곳으로
한국정원문화콘텐츠연구소 온형근 박사의 한국정원 관점 답사 기록인 ‘시경(詩境)으로 본 한국정원문화’가 발간되었다.이번에 출간한 ‘시경으로 본 한국정원문화’는 2019년 펴낸 나무에게 다가서는 인문학 책인 ‘조경수목 문화콘텐츠’에 이어 조경을 문화 콘텐츠로 접근하는 온형근 박사의 두 번째 책이다.시경으로 본 한국정원문화는, 루 · 정 · 대의 민가 정원을 몇 개의 구분 방법으로 나누어 다루고, 전통마을의 공동정원, 서원정원, 사찰정원, 공공정원, 능묘정원, 궁궐정원으로 확대한다.민가정원의 경우 저택정원과 별당정원, 별서정원으로 구분하
한국섬진흥원(원장 오동호, 이하 한섬원)은 지난 21일(금) 완도 보길도 면사무소에서 ‘제16차 찾아가는 섬 현장포럼’을 개최했다.포럼에는 오동호 한섬원 원장과 김두용 전남도 섬해양정책과 팀장, 이기석 완도군 지역개발과장, 김현주 보길면장, 김광표 이장단장 등이 참석했다.포럼에서 섬 주민들은 관광객 확보도 어렵지만 용수난 문제가 심각해 이에 따른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높였다.한 주민은 “보길도는 완도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관광섬이었지만 현재는 ‘슬로시티’ 청산도보다 못하다. 다른 섬이 잘 되는 것은 좋은 사례이지만 우리 섬에
원림문화의 현대적 향유한국의 원림문화는 약동하는 문화일까, 망실되는 문화일까? 아니면 한국전통조경학회나 문화재청, 학교나 연구기관에서 다루는 향상되는 고급 연구 주제일까? 아니면, 고루하고 한물간 구태의연한 소외의 지대를 보존하는 영역일까? 나는 항상 궁금했다. 이를 대표하는 학회는 ‘한국전통조경학회’이다. 그러니 학계에서는 일반적으로 ‘전통조경’이란 용어로 통용하고 있다. 이러할 때, 그 ‘전통’이라는 용어와 ‘조경’이라는 용어가 합쳐진 애매함이
우는 것이 뻐꾸기인가, 푸른 것이 버들숲인가보길도 부용동 원림의 시경을 고산 윤선도(1587~1671)의 「어부사시사」 40수에서 발견한다. 65세(1651년)에 창작되었음이 고산 윤선도의 연보에 기록되었다. 인생의 가장 원숙기에 접어든 54세(1640년)에 를 짓고 56세(1642년)에 「산중신곡」 18수를 창작하였으니 「어부사시사」는 이후 11년이 지난 후이다. 중국은 병자호란 이후 순치제, 일본은 에도 막부 시대이다. 프랑스는 루이14세 시대이며 베르사유 궁원이 조성되었다. 인도는 샤 자한 재위 기간으로
[Landscape Times 이수정 기자] 전 세계가 직면한 기후위기로 앞으로 정원에서도 지속가능한 정원디자인과 식재, 유지관리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굵어지고 있다.전국적으로 국가정원과 지방정원 조성 붐 가운데 공공정원에 대한 정책과 인식도 달라져야 한다는 것이다.울산시가 태화강 국가정원 내 자연주의 정원 ‘Hoes·Oudolf Ulsan Garden’ 개장을 기념해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공공정원과 정원문화를 주제로 ‘울산태화강국가정원 국제학술토론회’를 지난 21일(금)
명승의 미디어 콘텐츠 노출에 따른 신화 탄생중부 지방으로 물 폭탄 쏟아지면서 침수와 수해에 예측 어려운 피해가 속출했다. 장마철 대비 배수로와 하수로, 하천 점검은 어김없이 제 때에 실시되어야 한다. 해마다 배수관 교체 등의 정비 사업이 꾸준히 거듭되어야 한다. 공공과 개인 모두 동참하는 거국적 일상의 루틴이어야 한다. 마을만들기 사업이나 정원박람회, 가든쇼 등의 보여주기식 조성비용에 진심이기보다, 만들어진 것의 유지관리에 집중하여야 한다. 잘 드러나지 않지만 시행으로 공공의 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는 세심한 관찰이 수반되자는 관점이
해남 ‘삼산막걸리 구도’와 만나다비 온다는 예보에도 감행한 전통건축 ‘수곡포럼’의 해남과 보길도 답사는 운 좋게도 우산 없이 2박3일을 마칠 수 있었다. 다녀오고 나니 물 폭탄 같은 비가 이틀을 내리 붓는다. ‘조원동 원림’의 저수지는 가득 찼다. 보에서 흘러내는 물소리가 폭포소리를 내며 급하게 흐른다. 호안에 식재된 버드나무는 물위에 공처럼 일정 간격으로 운율을 갖춘 채 줄기는 묻히고 수관만 떠있다.이렇게 비 내린 후면 해남 수정동 원림과 금쇄동 원림이 떠오른다. 비
청명과 곡우 사이의 원림에서 3시간을 거닐다봄이 꽤나 지나 여름을 향하고 있다. 지난 5월5일 어린이날이 여름의 시작이라는 입하(立夏)였다. 너무나 아름다웠던 봄 계절을 좀 더 이야기하고자 한다. 청명과 곡우 사이의 어느 지점에서 전개되는 봄 이야기이다(2022.4.15.). 초고를 쓴 시점과 이 글의 발표 즈음은 한 달여 차이가 난다. 한 달 전의 ‘계절의 풍광’을 다시 새기자는 속셈이다.한 달 전 숲은 연두로 빈틈없이 메워졌다. 처음에는 ‘조원동 원림’의 웅크리고 앉아 되돌아보는 정자인
도시의 공간과 임천한흥(林泉閑興)의 원림 공간원림을 미음완보한다. 원림의 출발지를 ‘내원재(內苑岾)’로 삼는다. 내원재는 경사가 있어 처음부터 고도를 높인다. ‘백두고원(白頭高原)길’에 이르러 잠시 평탄해진 틈에 늘 걸쳤던 겉옷을 벗는다. 백두고원길 지나 ‘원로분지(元老盆地)’에 이른다. 원로분지에서 몸의 유연성을 즐기는 이들에게 내 모습은 뻣뻣하기만 하다. 겉옷을 팔목에 감고 지나는 과객인지라 머뭇대지 않고 스치듯 지난다. 이곳 원로분지는 원림을 향유하는 시민에게 순
조선시대 대표적인 정원가인 윤선도가 보길도에 정원을 만든 때는 그의 나이 51세인 1637년이었다. 그 이후로 400여 년의 시간이 흘렀다. 산과 강도 변했고, 교통과 기술, 산업 등 전 분야에서 사회는 격변했다. 조선시대의 사회제도와 생활모습은 찾아보기 어렵다. 땅 속에 묻힌 초석 파편만 남아 그 시절의 모습을 유추해볼 수 있을 뿐이다.우리의 옛 정원도 마찬가지다. 외부공간에 자연물을 이용해 만들어진 정원은 전쟁, 도시개발 등으로 인해 흔적조차 남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렇듯 땅속의 흔적들만 남은 보길도의 부용동 정원을, 현
원림을 경영한다는 것은 무엇인가.고산 윤선도는 머무는 곳마다 ‘산수치’라 자평하며 도대체 고칠 수 없는 질병처럼 ‘원림 경영’을 실천하는 자신에게 놀란다. 은근 자랑하기를 좋아했다. 흥분하고 탄복하며 감탄과 경악을 멈추지 않았다. 어느새 자기 스스로 못 말리는 열정과 취향의 세계에 든 것임을 진단하고 이를 마땅히 ‘허허~거참’ 하면서 받아들인다. 계를 받듯 내 안의 부름을 기쁘게 받아들인다. 거부하지 않고 그러함이라며 자연스러움으로 치환한다. 그게 고산을 조선 최고의
「원림 리부트」란 말을 사용하는 의미「원림」이라는 용어는 중국에서 ‘조경(Landscape Architecture)’을 지칭하는 학문적 용어로 사용되고 있다. 일본은 조원, 한국은 조경이라고 한다. 그러나 '열린원림문화' 향유에서의 「원림」은 중국의 원림이 아닌 문화유산으로 다루어지고 있는 한국정원문화와 조경 유적의 본질을 소환한다. 한국정원문화콘텐츠를 어떻게 파악하고 반갑게 맞아 정성껏 대접하여야 하는가를 고민하는 지점에서 출발한다. 그런 면에서 ‘임천’이라는 말이 매우 적
[Landscape Times 이수정 기자] 전국 10여 개 지자체가 정원도시를 다투어 선언하는 가운데 지난해 정원도시 선언을 발표하며 정원도시 담론을 이끈 정원도시포럼(위원장 조경진)이 지난 11일(금) ‘2022 정원도시 콘퍼런스’를 온라인으로 개최했다.정원도시포럼은 도시의 새로운 패러다임과 정원도시를 확산하기 위한 제도적 개선 방안을 모색하는 모임이다.이날 콘퍼런스에 참석한 박진빈 경희대 교수는 기조발제를 통해 도시 문제를 해결하고자 시작된 영국 레치워쓰, 호주 캔버라 등 다섯 개 국의 정원도시운동과 정원
고산 윤선도의 원림은 이나 의 해남과 어부사시사의 보길도, 그리고 양주 고산 원림으로 나눌 수 있다. 「보길도 윤선도 원림」의 미의식을 와 결부시켜 해석하면 유난히 ‘신명’의 미의식을 많이 발견할 수 있다. 계절이 겨울이니 어부사시사의 「동사」를 하나 떠올려 신명으로 바라보는 풍광을 향유한다. 붉게 물든 벼랑 푸른 절벽이 병풍같이 둘렀는데배 세워라 배 세워라크고 작은 물고기를 낚으려나 못 낚으려나지국총 지국총 어사와쪽배에서 도롱이 걸치고 삿갓 쓴 채 흥에 겨워 앉았노라
[Landscape Times 지재호 기자] (사)한국전통조경학회(학회장 박율진)에서 지난 22일(금) 개최한 ‘2021년 추계학술대회’에서 ‘보길도 윤선도 원림의 판석보(板石洑) 변화 고찰’, ‘서울시 종로구 송현동 일원의 역사문화경관 해석’ 논문에 우수논문으로 선정 발표됐다.정다인·김채원 (한국전통문화대 문화유산전문대학원 문화재수리기술학과), 이재용(한국전통문화대 전통조경학과)의 ‘보길도 윤선도 원림의 판석보(板石洑) 변화 고찰’
[Landscape Times 지재호 기자] 매년 본지 오피니언 속 인기 코너이자 전통성을 이어가고 있는 가 2021년 신축년을 맞아 새로운 논설위원 9인을 소개한다. 도시재생을 비롯해 농어촌문제, 전통정원, 도시녹지 문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한국형 뉴딜정책과 기후변화에 따른 대응 방안 등 사회적 이슈도 날카로운 시선과 필력으로 풀어낼 것이다.정남식 목포대 교수는 지역활성화센터 소장으로 역임하면서 15년간 공동체 기반의 지역활성화 연구 및 실무에 강하다. 현재는 목포대 도시및지역개발학과에 지난해 임용돼 농
[Landscape Times 김효원 기자]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가 문화유산 연구사업의 최신 소식을 공유하는 영문잡지 ‘NRICH(엔알아이씨에이치)’ 창간호를 지난 11월 30일(월) 발행했다.올해 첫 창간 후 매년 상반기와 하반기 연 2회, 6개월 간격으로 발행할 예정이다. 연구소는 잡지를 통해 대내외 활동을 홍보하고, 문화유산 연구 성과를 해외 연구자들과 공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잡지는 주요 연구 성과를 사진자료와 함께 사설 형식으로 담아 비전공자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제작했다. 특히, 이번 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