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정원, 기후위기 대응 정원디자인으로 전환 시점”
“공공정원, 기후위기 대응 정원디자인으로 전환 시점”
  • 이수정 기자
  • 승인 2022.10.25
  • 호수 7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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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돌프 협업 ‘자연주의정원’ 개장 기념
울산시, 태화강국가정원 국제학술토론회 열어
울산 태화강 국가정원 국제학술대회 주요 참석자들
울산 태화강국가정원 국제학술대회 주요 참석자들

[Landscape Times 이수정 기자] 전 세계가 직면한 기후위기로 앞으로 정원에서도 지속가능한 정원디자인과 식재, 유지관리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굵어지고 있다.

전국적으로 국가정원과 지방정원 조성 붐 가운데 공공정원에 대한 정책과 인식도 달라져야 한다는 것이다.

울산시가 태화강 국가정원 내 자연주의 정원 ‘Hoes·Oudolf Ulsan Garden’ 개장을 기념해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공공정원과 정원문화를 주제로 ‘울산태화강국가정원 국제학술토론회’를 지난 21일(금)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개최했다.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이번 자연주의정원을 디자인한 피트 아우돌프를 비롯해 국내외 정원 전문가들은 기후위기 시대 새로운 공공정원 패러다임이 필요하다는 데 뜻을 같이 했다.

서식지 기반 자연주의 원칙

도입한 공공정원 세계적 추세

이날 주제발표에는 권진욱 영남대 교수, 이유미 박사, 남수환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 부장이 국내 발표자로 참여했다.

네덜란드에서는 이번 정원을 조성한 피트 아우돌프와 바트 후스 울산 정원 총괄조경가가, 독일에서는 카시안 슈미트 독일 가이젠하임대 조경학과 교수가 참여해 자연주의 정원 조성 사례를 발표했다.

카시안 슈미트 교수는 기후변화가 가속화하면서 환경적 요소를 고려해 스트레스에 강한 식물종 식재로 전략을 세워야 한다며 ”독일에서도 자연주의 원칙에 맞춰 식재를 주로 하는데 자생식물이 스트레스에 강하다. 지난 20년 간 계속 더워지고 있다. 정원을 조성할 때 기온상승 같은 문제에 대해 고려하고 가뭄에 강한 다년초나 교목 수종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독일에서 자연을 정원에 끌어들이고 서식지에 기반한 자연주의 정원을 많이 활용한다. 과거에는 관상미 위주로 식재했다면 이제 전체적인 시스템 안에서 정원을 도입해야 한다”면서 “유지보수나 잡초관리, 멀칭, 시비 등 표준화된 관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정원 조성 시 생태학 이해를 바탕으로 한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진욱 교수는 “19세기 도시와 농촌 문제 해결방법으로 등장한 ‘정원도시’ 개념을 들며, ”정원도시가 부활한 이유는 선진국 진입, 행복지수·소멸도시 이슈가 발생하면서 국토관리 방향 전환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정원정책과 관심도 증가하고 있다. 21세기는 공원도시, 환경도시, 생태도시, 스마트정원도시로 가야한다“고 말했다.

권 교수에 따르면 ‘정원도시’란 정원이 함유하는 총체적 자원과 활동을 기반으로 한 지역정책의 일환으로, 정원과 관계된 직간접적인 인프라 기반을 마련하고 구축된 정원인프라의 활용과 정원정책을 운영한다. 또한 자연 친밀과 공존, 포용과 평등, 참여와 공유를 구현하기 위해 지정된 도시다.

자연주의정원의 대명사로 꼽히는 피트 아우돌프는 그동안 작업한 자연주의정원 설계방식을 소개했다.

아우돌프는 “내 정원양식이 알려진 계기가 뉴욕 하이라인이다. 길이 2㎞에 달하는 긴 정원에는 구역마다 스토리가 다르다. 구간마다 다채로운 경관,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다”며 정원 설계 시 공간적 제약 등 위치와 장소성은 물론 폐 고가철도에 조성된 하이라인처럼 환경적 맥락, 기후여건을 고려한 식재디자인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설계만 잘 해도 정원은 오래 간다. 설계에 따라 모습이나 관리, 유지기간도 달라진다”고 조언했다.

어린 시절부터 아우돌프의 친구이자 이번 정원을 함께 설계한 바트 후스 총괄조경가는 2019년부터 민관협력으로 추진한 자연주의정원 프로젝트 과정에 대해 설명하며 “매트릭스 식재, 블록식재로 전체 정원이 연결되게 했다. 내년이 되면 화단이 강한 악센트가 돼 입체적으로 보일 것이다”고 전했다.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정원 인프라 거점인 식물원과 수목원의 공공정원 역할도 제기됐다.

이유미 박사는 “자연주의 정원이 대두하면서 국내 자생식물 소재가 다양해지고 있다”면서도 자생식물소재 연구, 생산, 유통 등과 연계된 산업화 시스템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수목원, 식물원이 다양한 유형의 생활정원 디자인과 조성 기술을 공유하고 확산하는 거점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다양한 방식의 정원 조성, 여러 층위의 가드너가 양성됐다. 정책차원에서 선진화된 기획과 운영을 위해 정책관리자를 위한 교육과정이 필요하다”며 “정원을 조성하지 않아도 조경 공간은 있다. 기존 관습적인 조경공간이 아닌 공공정원으로 확장해 활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남수환 실장은 탄소중립 시대 그린인프라인 공공정원 역할과 관련해 산림청 산하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의 다양한 정원조성 사업을 설명, 정원문화 확산과 정원산업 활성화를 위해 “한국정원문화원과 정원소재실용화센터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학술대회에 앞서 정영선 조경설계 서안(주) 대표가 ‘한국정원 소개와 공공정원의 가치’를 주제로 기조발표를 진행, 윤선도 보길도 원림을 비롯해 담양소쇄원, 창덕궁 부용지 등을 통해 한국전통정원의 가치를 알리며, 한국적 정서를 기반으로 한 정 대표의 정원 및 조경 작업들을 소개했다.

울산 자연주의정원을 설계한 피트 아우돌프와 바트 후스가 울산시 명예시민증을 수여받았다.
울산 자연주의정원을 설계한 피트 아우돌프(오른쪽)와 바트 후스가 울산시로부터 명예시민증을 수여받았다.

울산시, 정원 조성한 피트 아우돌프,

바트 후스에 명예시민증 수여

한편, 이번 태화강국가정원 국제학술토론회는 울산시, 산림청, 주한 네덜란드 대사관 등 3개 기관이 공동 주최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김두겸 울산시장, 남성현 산림청장, 요아나 도너바르트 주한 네덜란드 대사를 비롯해 국내외 정원전문가, 정원 애호가 등 300여 명이 참가했다.

행사에 앞서 시는 울산태화강국가정원 내 조성된 자연주의정원을 디자인하고 설계한 아우돌프와 후스에게 감사의 의미로 명예시민증을 수여했다.

자연주의정원은 울산시가 피트 아우돌프와 협업해 태화강 내 1만8000㎡ 규모의 국화원 부지에 122종 4만9000여 본의 식물을 식재해 지난 주말부터 공개됐다.

자연주의정원은 피트 아우돌프가 아시아 최초로 디자인한 공공정원으로 정원분야 전문가들 및 시민들에게 주목받아왔다.

토론회에 참석한 김두겸 울산시장은 “울산시는 1960년대 공업도시로 급성장하다보니 도시 인프라가 부족하고 환경이 많이 파괴됐다. 시민과 기업이 자발적으로 의지를 갖고 개선한 결과 친환경적으로 변했다. 이번에 처음으로 태화강국가정원에 선보이는 자연주의정원을 통해 국가정원을 전 세계에 소개하고 국제적으로 주목받는 공공정원이 되길 희망한다고”고 기념사를 통해 말했다.

요아나 도너바르트 네덜란드 대사는 “네덜란드는 700만 명 이상 주택 거주자 중 70%가 개인정원을 갖고 있다. 한국에 비해 높은 비율이지만 도시 확산으로 여전히 공공녹지공간이나 정원이 없어지는 압박을 받는다”면서 “기후변화 대응 해결책 중 하나는 도시의 공공 및 개인공간을 푸르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네덜란드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30% 감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우돌프의 정원이 기후변화 완화에 기여하는 데 일조할 것이다”고 축사를 통해 전했다.

[한국조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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