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흥수목원에 모인 뚜벅이 모습
영흥수목원에 모인 뚜벅이 모습

 

한국조경신문이 주최·주관하는 ‘2023년 12월 뚜벅이투어’는 12월 6일(수) 수원시 ‘영흥수목원에’ 다녀왔다. 이번 투어는 동절기에 쉬어가야 하는 뚜벅이들의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번외로 마련됐으며, 토요일 전일 일정이 아닌 수요일 14시부터 2시간 동안 진행됐다.

수원에는 올해 봄 문을 연 수목원이 두 곳 있다. 수원의 동편과 서편에 각각 자리를 잡아 수원 시내 어디에서든 20분 내로 수목원에 닿을 수 있다. 그중 하나인 영흥수목원은 영통구 영흥숲 일대의 숲과 공원, 수목원이 조화를 이룬 수목원이다.

이날 뚜벅이는 영흥수목원에 모여 하지영 영흥수목원 팀장의 수목원 소개를 들은 후, 자원봉사로 수목원 해설을 맡은 수원시민 김우진 해설사의 해설 투어가 진행됐다. 수목원 곳곳에 내년 봄을 위한 정비와 구근 식재가 한창이었는데, 투어가 시작되자 포근한 기온 덕에 겨울비가 내려 운치를 더했다.

방문자 센터를 지나 수목원 입구로 들어가면 수목원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영흥수목원은 크게 3곳으로 분류되는데, 중심에는 ▲잔디마당 ▲계절초화원 ▲겨울정원 ▲암석원 ▲그라스원 ▲정조효원 등 다양한 주제 정원이 있는 꽃과 들풀 전시원이, 왼쪽에는 관상용 수목을 수집해 ▲꽃 ▲열매 ▲단풍 등 개절의 변화를 감상할 수 있는 전시숲이 있다. 또한 오른쪽에는 기존의 수림을 통해 중부온대수림의 다양한 모습을 체험할 수 있도록 조성된 생태숲이 있다.

김우진 해설사가 정조효원 방지앞에서 정조효원 해설을 하고있다.
김우진 해설사가 정조효원 방지앞에서 정조효원 해설을 하고있다.

 

가장 먼저 김우진 해설사는 뚜벅이들을 정조효원으로 안내했다. 한국정원은 탁 트인 곳에 자리 잡기보다 차폐된 길을 걸으며 궁금증을 일으킨다고 하는데, 대나무가 심겨 미로 같은 느낌의 입구를 지나면 전통정원의 모습이 드러난다. 덕(德)과 화(和)로 나라를 다스리면 천년이 지나도 허물어지지 않는다는 뜻의 ‘덕화당’과, 백성과 함께 즐긴다는 여민동락(與民同樂)의 준말인 ‘동락정’이 가운데 네모난 연못인 방지를 두고 마주 서 있다. 정조대왕의 효심과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을 떠올리며 전통 정원의 의미와 아름다움을 되새길 수 있는 정원이다.

이어서 길을 따라 자작나무가 있는 겨울정원을 걸었다. 겨울비와 자작나무라니! 환상의 궁합이다. 해설사는 자작나무가 이제 자리를 잡아가는 것 같다며, 이 자작나무 길이 겨울연가로 유명한 남이섬의 은행나무길 못지않은 대한민국의 겨울 명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자작나무의 흰 수피가 아름답게 반짝이고 그 앞에서 카메라 셔터를 누르며 즐거워할 시민들의 모습에 먼저 신이난 해설사를 보며 뚜벅이들도 덩달아 신이 났다.

수원의 또 다른 수목원인 일월수목원 온실에는 건조기후대 식물이 있다면, 영흥식물원 온실에는 아열대기후 식물이 가득하다. 온실은 적은 면적에 더 많은 식물이 있는 정원으로 꾸미기 위해 수연지 호수 안으로 빠져들어 갈 것 같은 독특한 모습을 하고 있다. 온실에서 호수를 바라보니 마음이 촉촉해진다. 호수 너머에는 겨울정원이 보이는데 마치 북부지방의 섬을 바라보는 것 같은 이국적인 정취가 느껴진다. 온실은 물의 식물원으로 세계 각국의 아열대 식물과 수련, 연꽃이 전시돼 있다.

온실은 물의정원으로 다양한 수련과  연꽃, 수생식물을 볼 수 있다.
온실은 물의정원으로 다양한 수련과  연꽃, 수생식물을 볼 수 있다.
온실은 물의 식물원으로 세계 각국의 아열대 식물과 수련, 연꽃이 전시돼 있다.
온실은 물의 식물원으로 세계 각국의 아열대 식물과 수련, 연꽃이 전시돼 있다.

 

온실을 빠져나와 전시숲을 통해 다시 방문자 센터로 갔다. 이곳에는 인삼보다 귀하게 여겨지는 두충나무 숲이 있는데 수목원 조성 전부터 있던 수림을 아름답게 보존하고 있다. 다양한 종류의 수국이 가득한 수국원과 무궁화원, 암석원을 지나니 다시 방문자 센터가 보이고 이내 출구에 도착한다.

영흥수목원의 다양한 정원들을 걸으면서 부드러운 그라스가 마음을 만지기도 했고, 암석원의 척박한 생육환경에도 뿌리를 내리고 살아가는 식물들에게서 강인함을 느끼기도 했다. 이래서 정원이 좋구나 싶다. 혼자 조용히 수목원을 둘러보는 것도 좋겠으나, 뚜벅이들과 함께여서 즐겁고, 수원을 사랑하는 시민 해설사의 해설 덕분에 의미 있는 뚜벅이 투어였다. 영흥수목원의 봄이, 수원의 봄날이 기대된다.

[한국조경신문]

김우진 해설사가  대왕참나무의 겨울철 생존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김우진 해설사가  대왕참나무의 겨울철 생존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온실을 등지고 기념사진 촬영을 한 뚜벅이 모습
온실을 등지고 기념사진 촬영을 한 뚜벅이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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