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동해 뚜벅이여행 단체사진
11월 동해 뚜벅이여행 단체사진

올해 마지막 ‘뚜벅이투어’를 지난 11월 11일(토) 강원도 동해시로 다녀왔다.
강원도 하면 요즘 서핑으로 핫한 양양이나 경포대와 정동진을 품은 강릉에 비해 동해시만의 아우라가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투어를 통해 동해 관광지만이 가지고 있는 특색과 멋을 알 수 있었다. 단 하루에 불과했지만 맛과 멋으로 꽉 찬 알짜배기 동해 투어로 떠나보자.

무릉별유천지
첫 도착지는 ‘무릉별유천지’로 쌍용시멘트에서 석회석을 채광하던 무릉3지구를 관광지로 탈바꿈 시킨 곳이다. 지난 40년간 채광을 하던 석회석 절개면과 쇄석장을 그대로 이용해 다양한 체험시설과 2개의 대형 호수를 품고 있다.

무릉별유천지 주차장에 들어서면 예전 석회석을 파쇄하던 웅장한 쇄석장 건물이 관람객을 반긴다. 이 건물은 2019년부터 2021년까지 리모델링을 통해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했다. 매표소를 겸하고 있는 쇄석장은 예전 컨베이어 벨트와 육중한 콘트리트 기둥을 그대로 보전하고 있어 이곳의 정체성을 알려주고 있다.

매표를 하고 건물을 통해 시설로 들어서면 멀리 채광을 위해 깎아놓은 암벽 절개지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더불어 절개지 앞에는 커다란 인공호수가 햇빛을 받아 반짝이며 이국적인 풍경을 더한다. 청옥호와 금곡호로 불리는 호수는 채석장 웅덩이에 물이 채워진 인공호수다. 해설사의 말로는 여름에 오면 에메랄드빛으로 반짝이는 풍광이 너무 아름답다며 꼭 다시 와보기를 권유한다.

이곳의 이국적인 풍광을 제대로 즐기려면 무릉별유천지을 순회하는 무릉별열차를 타고 올라가 두미르전망대를 올라봐야 한다. 하차장에서 내려 전망대까지 조금 걸어 올라가야 하지만 무릉별유천지의 구석구석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고, 날이 맑으면 멀리 동해바다까지 볼 수 있다.

석회석을 파쇄하던 쇄석장 건물
석회석을 파쇄하던 쇄석장 건물
두미르전망대에서 바라 본 ‘무릉별유천지’
두미르전망대에서 바라 본 ‘무릉별유천지’
두미르전망대
두미르전망대


묵호항
무릉별유천지를 나와 북동쪽으로 약20km를 가면 묵호항이 나온다. 검은 바다라는 이름의 묵호(墨湖)는 멋진 경치를 보며 좋은 글씨를 쓰는데 부족함이 없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1964년 국제항으로 승격돼 60~70년대 전성기를 누렸지만 1983년 동해항이 국제무역항으로 성장함에 따라 묵호의 쇠퇴기가 시작됐고, 현재는 묵호항 재개발 사업이 진행 중에 있다.

우리가 내린 곳은 묵호항 수변공원 공영주차장이다. 내리자마자 바로 앞에 방파재 길이 나있어 바다를 보며 천천히 거닐기 좋다. 왼쪽으로는 언덕 위에 묵호등대가 보이고, 앞쪽으로는 바닷가로 불쑥 튀어나온 도째비골 해랑전망대가 있다. ‘도째비’는 ‘도깨비’의 방언이다. 어두운 밤에 비가 내리면 푸른빛들이 보여 ‘도깨비불’이라 여긴 사람들에게 도째비골로 불렸다고 한다.

묵호등대와 월소 택지 사이에 있는 도째비골에 동해의 아름다운 풍광을 즐길 수 있도록 각종 체험시설을 조성했다. 도째비골 스카이밸리라고 불리는 이곳에는 전망시설인 하늘산책로와 체험시설인 와이어를 따라 공중을 달리는 스카이사이클, 대형미끄럼틀 등의 이색 레포츠 시설이 들어서 있다.

바닷길을 걷다 해상교량 전망대인 해랑전망대에서 묵호의 광활한 바다전경을 볼 수 있다. 마치 바다 위를 걷는 듯 한 체험과 동남북 삼면의 경치를 모두 즐길 수 있다. 뒤를 돌아보면 가파른 도째비골 길 위로 우뚝 솟은 스카이밸리와 바람의 언덕이 바다와 대조를 이루며 서있는 풍경도 이채롭다.

수변공원에서 바라 본 해랑전망대
수변공원에서 바라 본 해랑전망대
도째비골 하늘산책로와 스카이밸리
도째비골 하늘산책로와 스카이밸리
묵호등대
묵호등대


논골담길
해랑전망대를 나와 반대편 가파른 도째비골을 오르면 스카이밸리를 즐기는 사람들의 탄성으로 왁자지껄하다. 중간 정도 오르다 왼편 계단으로 향하면 묵호등대가 나온다. 1962년 건설된 묵호등대는 당시 남자들은 지게로, 여자들은 대야로 자갈과 모래 그리고 시멘트를 담아 날라 만들었다고 한다. 지금의 등대는 2006년에 개축한 것이다.

묵호등대를 돌아 뒤편으로 가면 논골담길로 내려갈 수 있는 갈림길이 나온다. 논골길은 뱃사람들과 시멘트 무연탄 공장에서 일하던 사람들이 언덕에 모여 살면서 만들어진 마을이다. 2011년 묵호항의 과거와 현재를 담은 벽화를 조성하면서 현재의 논골담길이 만들어졌다. 논골담길은 등대오름길, 논골1길, 논골2길, 논골3길 네 골목으로 나뉘어져 거미줄처럼 얽혀 있는데, 어느 길로 올라가도 묵호등대와 닿는다.

논골담길은 묵호항의 역사와 삶의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곳이다. 옛날 묵호항의 어업과 상업, 그리고 주민들의 삶을 담은 벽화가 곳곳에 있고 사랑, 꿈, 희망 등 다양한 주제의 벽화도 볼 수 있다.

도째비골 스카이밸리가 묵호항의 디지털화된 현재의 모습이라면 논골담길은 묵호항의 역사를 담은 아날로그적인 풍경이다. 주말이지만 인적조차 드문 좁은 논골담길을 내려오다 보면 삶의 냄새를 진하게 맡을 수 있다. 오래된 담장 사이사이 피어난 꽃과 나무의 끈질긴 생명력은 이곳에서 살아온 주민들의 거친 삶과 오버랩 된다.

논골길에서 바라 본 묵호항의 모습
논골길에서 바라 본 묵호항의 모습
논골담길의 벽화
논골담길의 벽화
논골담길을 가다 만난 한 집 앞의 텃밭
논골담길을 가다 만난 한 집 앞의 텃밭


뚜벅이 먹거리 추천
항상 그렇지만 이번 뚜벅이여행에서도 점심은 도시락, 저녁은 현지식이다. 이번 여행의  저녁은 회덮밥과 물회였다. 묵호항에서 조금 떨어진 동해시청 근처에 있는 곳으로 맛과 가격 모두 혜자스럽다. 바닷가 근처의 풍광은 없지만 저렴한 가격으로 맛있게 먹을 수 있으며, 특이하게도 물회집에서 빈대떡을 파는데 전문점 보다 맛있다. 물회나 비빔밥 모두 자극적이지 않으면서 깔끔한 맛의 양념장이 특징이다.
ㆍ주소: 강원 동해시 샘실3길 24 묵호물회
ㆍ전화번호: 033-534-0478
ㆍ가격: 회덮밥 9,000원, 물회 10,000원

오징어회 비빔밥
오징어회 비빔밥

[한국조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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