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개최된 제4회 숲으로 도시혁명 심포지엄

[Landscape Times 이수정 기자] 전례 없는 기후변화와 팬데믹을 겪으면서 세계적으로 녹지 불평등 해소를 위한 녹지계획이 수립되는 가운데 회복 탄력적 도시를 위한 시민사회, 정부, 기업의 역할과 새로운 공원정책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서울그린트러스트(이사장 지영선)가 한국조경학회(학회장 조경진)와 지난 5일(월) ‘서울그린비전 2040 : 도시공원의 형평성과 지속가능성 전략’을 주제로 2022 제4회 숲으로 도시혁명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숲으로 도시혁명’은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도시를 만들기 위한 서울그린트러스트의 캠페인으로, 지난 2019년부터 도시·조경·공원 분야의 전문가와 활동가들이 모여 ‘숲으로 도시를 혁명’하는 법을 모색하고 있다

이날 심포지엄에서 조경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뉴 노멀 시대의 공원’을 주제로 발제, 기후위기와 코로나 팬데믹 시대 공원과 숲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 가운데 최근 관 주도의 거대 그린인프라 정책과 관련해 공원의 지역적 뷸균형 이슈를 언급했다.

런던의 경우 시민 주도의 상향식 도시숲 운동인 ‘국립공원도시운동’이, 뉴욕시의 경우 ’회복탄력성 공원 계획‘과 ‘공원 형평성계획’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한국 여러 도시들도 정원도시를 선포했다. 최근 서울시도 정원도시에 관심을 가지며 녹지망을 촘촘하게 연결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조 교수는 “서울시도 정원도시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녹지를 확충해 국가상징 거리를 만들고 있다. 녹지 확충이 어려우니 강변북로나 경부간선도로 상부 공원을 제안하고 있다. 너무 랜드마크형 프로젝트라 공원의 형평성 차원에서 녹지 공급을 돌보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지속가능성과 형평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기후재난 시대 효율성의 경제에서 지속가능성과 회복력 중심의 패러다임을 피력한 제러미 리프킨을 인용하며, 생태문명으로의 전환과 유기체 순환의 출발로서 ‘공원’에 주목, 생태관리 주체로서 청소년들이 공원을 돌보고 공원에서 소통하며 민주주의를 훈련하는 ‘공원자치’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도시숲 양적 확충보다

생활권 공공녹지 질적 개선 우선

이우향 서울그린트러스트 사무국장은 정부, 시민사회, 기업의 도시숲 거버넌스 대표 사례인 서울그린트러스트의 도시숲 성과와 한계를 소개했다.

지난 20년 간 서울시내 도시공원 조성과 자투리땅 등에 숲을 만들면서 도시숲 총량이 확대되면서 녹화면적이 증가했지만 숲 조성 이후 도시 재개발이나 유지관리, 도시공원일몰제로 대상지가 멸실 또는 훼손, 유실됐다.

이 사무국장은 “조성 후 녹지변화를 파악하기 위해 장기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며 서울그린트러스트가 상대적으로 유지관리가 보장된 대형공원의 노후 공간을 재생하는 방향으로 도시숲 사업을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가속화하는 녹색 불평등을 제기하며 “도시숲 사업이 어디에 누구를 위해 어떤 방식으로 만들어져야 하는지 고민이 많다. 앞으로 빈 땅을 녹지로 조성하는 양적 확충보다 생활권 공공녹지의 질적 개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그린비전 2040’ “누가, 어떻게” 방점

수요자 관점 미시적으로 접근한다

형평성과 회복탄력성을 중심으로 한 도시의 그린정책에 대한 비전도 제시됐다.

서영애 기술사사무소 이수 소장은 글로벌 그린 정책 동향과 함께 ‘서울그린비전 2040’에 대해 발표했다.

서 소장에 따르면, 뉴욕의 ‘그린뉴딜 2050’과 ‘유럽연합의 회복 탄력성과 건강을 위한 도시계획(2022)’의 도시 정책은 포용, 회복탄력성, 건강에 중점을 두고 있다. 캔버라, 빅토리아, 멜버른, 보스톤, 캠브리지 등의 도시들도 도시 단위의 도시숲 계획을 수립해 도시 캐노피를 늘리고 있으며, 뉴욕과 로스앤젤레스는 형평성 계획을 별도로 수립해 10분 이내 접근 가능한 공원 조성과 환경적으로 취약한 곳에 도시 캐노피 증진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있다.

서 소장은 형평성과 지속가능성을 위한 서울그린비전 2040 미션은 “도시를 살리는 가까운 숲, 풍성한 숲”이라며, ‘모두에게 공평한 공원녹지 서비스 제고’, ‘기후위기에 대응한 그린 인프라 구축’, ‘생물 다양성을 위한 녹지 질 개선’을 목표로 한다고 전했다.

이를 위한 전략으로는 공원과 그린 인프라를 리모델링하고 법적 공원을 넘어서는 생활 밀착형 그린 대상지를 발굴해 자원을 서로 연계하는 것이다.

서 소장은 “지금까지 누가 사는지 고려하기보다 공급에 방점을 뒀다. 이제 누가 공원을 원하고 어떻게 접근하는지 미시적으로 수요자 입장에서 계획해야 한다”며, 현재 파일럿 대상지로 서울에서 공원비율, 1인당 공원면적, 도보 생활권 공원면적이 낮은 동대문구를 선정해 민·관·전문가 협력으로 녹지기본계획을 수립한다고 밝혔다.

생태도시 전환 공원매니지먼트 시대

녹지정책 시민참여 매개로서

‘서울그린트러스트’ 역할 강조

이어 서울그린트러스트가 수립하는 세 번째 ‘서울그린비전 2040’의 실행계획도 소개됐다.

심주영 ㈜퍼블릭 어라운드 대표에 따르면, 기존 나무심기와 달리 수량보다 면으로 전환해 기후재난으로부터 도시를 지키는 ‘도시나무 지붕프로젝트’ 및 공원을 “삶을 위한 장소”로 만들어 가는 취약자 쿨링 쉽터 사업 등을 들 수 있다.

심 대표는 “지속가능성과 형평성을 과제로 하는 녹색 서비스로서 도시숲 운동 확산을 위해서는 기업과 사회 공동체가 연대하고 협력해야 한다”며 공원사업 ESG 성과지표 개발 연구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이강오 한국임업진흥원장을 좌장으로 ▲오충현 동국대 바이오환경과학과 교수 ▲윤서연 서울연구원 연구기획조정본부 부연구위원 ▲이윤주 (재)숲과나눔 풀씨행동연구소 캠페이너가 패널로 참여했다.

오 교수는 “도시 수목의 경우 기후위기 첨단에 서 있다. 앞으로 나무들 잘 살 수 있는 도시숲 운동 필요하다”면서 “서울 인구가 감소하고 있다. 1인가구나 노령인구가 증가하면서 보편적 복지 차원에서 도시숲에 어떻게 접근할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 부연구위원은 “기존 도시가 조성하고 빠지는 이런 사이클이었다면 이제부터 어떤 사람이 어떤 일을 매니지먼트 할지가 중요한 시대다. 특히 공원녹지에서 더 강조돼야한다. 매니지먼트 총괄을 누군가가 해야 한다. 서울그린트러스트의 역할이다”며 “지금까지 (녹지정책이)관행적으로 면적 채우는 일에 중점을 뒀다면 이제 자연이나 생태, 회복 관점에서 논의할 시대다. 다른 분야도 이 논의에 들어와야 한다”고 의견을 폈다.

이윤주 캠페이너는 뉴욕 도시공원재단 사례를 들며 “재원 마련과 자율적인 할동 위한 모임이어야 한다. 매칭펀드처럼 시민활동 주체가 매칭하고 지원활동에 나서면 좋겠다. 녹지정책이나 계획단계에 의견을 낼 수 있도록 시민참여 매개 필요하다는 생각이다”며 서울그린트러스트 역할을 재차 강조했다.

[한국조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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