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좌측부터 재해성 교수, 이유직 교수, 류중석 교수, 김상문 팀장, 이규목 교수, 최광빈 과장, 김영대 교수, 조경진 교수, 정욱주, 교수, 조세환 교수

공공디자인 정책의 올바른 방향성 제시를 위해 조경계가 나섰다.

▲ 공공디자인 심포지엄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는 한국조경학회 김학범 회장

지난 10일 한국과학기술회관 중회의실에서 열린 ‘21세기 공공디자인의 뉴패러다임과 실천전략’이라는 주제의 심포지엄에서 (사)한국조경학회 김학범 회장은 환영사를 통해 ”짧은 산업화 과정에서 도시디자인은 거의 방치되다시피 했으며, 각 도시는 정체성을 상실하고, 시설위주의 사업에만 치중하다보니 통합성 및 차별성의 결여, 장소성 및 역사성의 부재 등 많은 문제점이 제기되어 왔다“며 ”공공디자인 본연으로서 조경분야의 역할과 위상을 정립하고, 공공디자인으로서의 조경계획 및 설계의 패러다임 및 도시조경과의 맥락을 발굴하기 위해 심포지엄을 개최하게 되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디자인서울총괄본부장을 맡고 있는 권영걸 (사)한국공공디자인학회장은 축사를 통해 “공공디자인에 대한 시민사회의 열기가 대단하다. 좋은 삶의 조건을 갖추기 위한 열망이 얼마나 큰지 실감하고 있다”며 “좀더 일찍부터 조경학회와 함께 했으면 좋았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나타내면서 “오늘 심포지엄을 시작으로 향후 전문분야와 실체적 협업과 제휴를 통해 발전이 이뤄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김영대 대구시 디자인총괄본부장이 기조발표를 하고, 서울대 조경진· 정욱주 교수와 한양대 조세환 교수가 주제발표를 한 뒤 발표자 토론을 진행하였다.

 

  지난 10일 (재)환경조경발전재단이 주관하고 (사)한국조경학회가 주최한 ‘21세기 공공디자인의 뉴패
  러다임과 실천전략’이라는 주제의 심포지엄 내용을 정리한다. <편집자주>


<기조발표>
▲ 공공디자인과 조경, 그 재결합을 위하여(공공디자인을 끌어안는 조경이 되기 위하여) - 김영대(대구시 디자인총괄본부장)
<주제발표>
▲ 지속가능한 도시디자인을 위하여(도시브랜드, 공공디자인, 가로환경디자인의 비판적 성찰) - 조경진(서울대 환경대학원 환경조경학과 교수),
▲ 도시인프라 디자인의 가치 계획적 접근 - 정욱주(서울대 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 조경학전공 교수),
▲ 도시워터프런터의 랜드스케이프 어바니즘적 디자인전략 - 조세환(한양대 도시대학원 도시설계․조경학과 교수)
<좌장> 이규목(서울시립대 조경학과 명예교수)
<토론자> 재해성(아주대 건축학과 교수), 이유직(부산대 조경학과 교수), 류중석(중앙대 도시공학과 교수), 김상문(국토해양부 건축문화팀장), 최광빈(서울시 공원조성과장)

“공공디자인을 끌어안는 조경이 되기 위해”
김영대 본부장(대구시 디자인총괄본부)

2차대전 때 ‘거리를 장악한 자가 권력을 장악한다’라는 말이 있었는데, 현대의 거리는 상업주의가 지배하면서 이를 오용하고 있는 것 같다. 공공의 영역과 도시활동 전체를 상업주의가 장악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상업화 되어있는 거리, 무시되고 소외되고 잘못된 디자인을 사람의 관점으로 접근해서 질적인 향상을 꾀하는 게 바로 공공디자인 운동이다.
공공디자인의 핵심은 ‘사람’을 중심으로 하며, 공공의 가치로 모아지는 것으로 보는데 여기서 관건은 ‘공공의식’의 확립이다.
또 조경, 도시, 건축, 미술 등 여러 부문의 디자인 역량이 함께 참여하고 소통해야 하며, 그 속에서 자연을 소재로 다루고 있는 조경분야가 나서 사람과 자연을 위해 공공디자인의 중심적인 역할을 맡는 게 타당하다고 본다.

“지속가능한 도시디자인을 위하여”
조경진 교수(서울대 환경대학원 환경조경학과)

도시환경 개선과 관련된 많은 프로젝트들이 단기적인 사업위주 관점에서 추진되다보니 지속성을 이어가지 못했으며, 세계적인 설계자, 건축가들을 이용한 도시브랜드 높이기에 치중되어 온 게 사실이다.
지속가능한 디자인을 위해서는 가로환경 디자인도 중요하지만, 기본적이고 구조적인 변경과 관리시스템의 변화가 우선시 되어야 하며, 시민들의 편의를 소중히 생각하고, 생태계의 건강성을 지속시키는 생태적 접근의 결합이 중요하다.
또 공공디자인을 하나의 운동으로써 시민과 사회속으로 파고 들면서 함께 고민하고 생각하고 공유하는 게 중요할 것이다.

“도시인프라 디자인의 가치 계획적 접근”
정욱주 교수(서울대 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

공공디자인은 공공에 대한, 공공을 위한 디자인 또는 공공에 의한 디자인이란 두가지 측면으로 해석할 수 있으며, 도시 인프라는 도시 규모의 기반시설이라 할수 있다.
조경과 도시인프라가 접점을 가지는 유형을 5가지로 분류가 가능한데 ▲ 도시인프라가 대지와 만나는 방식에 따라 발생된 다양한 공간들 ▲ 도시인프라에 덧대거나 새로운 프로그램 및 다른 시스템과 병치시키는 방식 ▲ 도시인프라 자체에 대한 설계 ▲ 수명이 다한 도시 인프라의 재활용 방식 ▲ 상상적인 환경인프라에 대한 미래지향적 제안을 들 수 있다.
결국 조경과 도시인프라의 결합은 도시이미지를 증진, 토지의 효율적인 이용, 공공성 증진, 도시스케일과 인간적 스케일의 결합, 생태적 건강성 회복 등의 효과로 나타날 것이다.

“도시 워터프론트의 랜드스케이프 어바니즘적 디자인전략”
조세환 교수(한양대 도시대학원 도시설계·조경학과)

지식정보산업사회의 도시는 흐름의 도시, 하이브리드 도시, 지속가능한 도시, 브랜드 도시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랜드스케이프 어바니즘은 경관의 개념을 어바니즘에 적용하는 것이고, 도시의 변화, 과정 그리고 진화를 설계하는 하나의 도시설계적 접근이라 할 수 있다.
도시 워터프론트의 랜드스케이프 어바니즘적 디자인 전략을 위해서는 워터프론트를 단순구도로 인식하지 말고, 물의 인접공간의 추이대(Ecotone) 기능을 살리면서, 생태 판(Surface of Ecology)으로의 전환 및 복원, 물의 판(Surface of Water)을 경관적 배경으로서의 존재를 넘어 워터프론트 양안의 문화 융합을 이루게 하는 도시 판(Surface of Urban)으로의 전환, 혼합용도공원으로서의 문화의 판(Surface of Culture)으로 전환하는 디자인 전략이 필요하다. 이러한 지식정보산업사회의 워터프론트 디자인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용도간 분리를 주제로 한 기존의 수많은 법제가 혼성과 융합의 개념을 수용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정비되어야 할 것으로 본다.

재해성 교수(아주대 건축학과) : 공공디자인의 원조는 ‘조경’인데, 지금 엄청난 도전을 받고 있는 것 같다. 건축에서도 외피건축 분야가 공공디자인으로 묶여서 사실상 다 떨어져 나간 셈이다. 공공디자인이 지금처럼 디자인 분야에서 총괄하는 게 효율적인 시스템인지, 아니면 각 분야가 디자인을 더 잘 할수 있도록 디자인 역량을 강화하게 하는 게 좋은 것인지, 지금은 이것에 대한 판단을 내릴 때라고 본다.

이유직 교수(부산대 조경학과) : 역사적으로 보면 각 시대별로 Gardening→Landscape Gardening→Landscape Architecture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당시의 기대와 수요가 변화한 것을 볼 수 있다. 지금은 사회적으로 ‘공공디자인’에 대한 기대와 수요가 많은 것 같다. 이런 변화 속에 조경은 그동안 어떻게 대응해 왔는지 자성하고 어떻게 수요에 부응할 지 모색해야 한다. 그동안은 시민들의 삶에 사회적으로 침투하는 일에 약했는데, 이제부터는 조경의 대사회적 공공적 역할을 전개할 필요가 있다.

류중석 교수(중앙대 도시공학과) : 지금까지 공공디자인 사업들이 ‘화장술’에 치우친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즉흥적이고 눈에 보이는 부분을 중심으로 가시적인 성과는 있었지만, 품위있고 품격있는 도시를 만들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어찌보면 그동안 공공공간을 함께 책임져왔던 건축이나, 도시설계, 조경, 토목분야는 사회적인 직무를 소홀히 한 셈이고, 그 틈을 디자인 분야에서 ‘공공디자인’이라는 명분으로 차고 나온 것은 아닐까? 과거 전문가 주도형사업에서, 이제는 시민협력형 사업으로 바뀌고 있다. 공공디자인은 특정분야의 것만이 아닌 모두의 것이다. 파트너쉽을 이뤄내려면 각 분야별로 역할이 뚜렷해야 하는데 그 역할을 명확히 분담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다.

김상문 팀장(국토해양부 건축문화팀) : 공공디자인 사업이 지자체에서 너무 전시성으로 흐르고 있어 안타깝다. 최근 ‘공공디자인 관련법’ 제정 움직임이 있는데, 역효과를 내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국토계획법과 경관법, 도시계획법과 함께 움직여야지 다른 소관부처에서 독립적으로 다루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현재도 경관위원회 따로 디자인위원회 따로 운영되면서 많은 혼선을 빚고 있다.

최광빈 과장(서울시 공원조성과) : 공공디자인 사업은 네트워크(Network)와 통섭(Consilience)의 원칙으로 가고 있다. 전문분야들과 어울려서 하모니를 이뤄가는 게 바람직하다. 시민과 수요자들과 함께 니일 내일 구분없이 함께 가야 한다. 장기적 관점없이 우후죽순 처럼 생긴 걷고 싶은 거리에 대한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 이제 이런 보여주기 위함보다는 소비자의 요구와 만족에 더 귀기울여야 할 것이다.

차학봉 팀장(조선일보 부동산팀, 토론회 참석 못하고 의견만 전달) : 최근 서울시나 지자체의 공공디자인 핵심 정책은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는 사업이고 투자효과는 천천히 나타나게 돼 있다. 성공열쇠는 시민의 동의와 자발적 참여에 있지만, 과연 지자체들은 시민들에게 얼마나 필요성을 잘 설명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국적불명의 도시로 전락하지 않기 위해서는 지역특색을 살리고 자발적 참여를 이뤄낼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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