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은 위로와 환대의 장소다.”

저자는 이 책에서 이어령의 공원론을 인용하며 공원은 몸의 배꼽같이 꼭 필요한 빈공간이라고 말한다. 공원은 위로와 환대의 장소라는 저자의 관점은 도시 공간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공한다.

배정한 교수는 경의선숲길공원, 광교호수공원처럼 수도권 공원은 물론, 전주 맘껏숲놀이터나 마산 임향선 그린웨이 같이 지역에 있는 공원, 뉴욕 도미노 공원, 파리 샹젤리제 같은 외국의 공원까지 약 40여 곳의 다양한 공간을 두루 다니며 도시 속 공원의 의미를 묻는다.

공원과 도시의 경험뿐만 아니라 조경미학자로 공간을 바라보는 관점과 지식까지 전달하는 에세이를 쓰고자 했던 저자의 포부는 부 구성에서도 살펴볼 수 있다. ▲1부에 공원의 일상적 감각적 미적 경험을 ▲2부에는 타인과 관계하는 공간으로서의 공원을 ▲3부는 공원이 도시의 공간, 문화와 맺고 있는 다층적인 관계를 ▲4부에는 공원을 넘어 도시공간과 라이프 스타일, 도시 걷기, 도시 재생 등을 다룬 글이 담겼다. 책 후반부는 공원뿐 아니라 거리나 상업공간, 용도가 정해지지 않은 땅까지 범위를 넓혀 다룬다. 책을 통해 공원을 둘러싼 거리와 도시까지 만나게 된다.

 

일상의 굴레에서 잠시 벗어날 수 있는 위로와 환대의 장소.
하지만 자본주의 도시에서 그런 자리는 우리이게 쉽게 주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공공 공간이 필요하고 함께 쓰는 공원이 중요하다.
내 소유가 아니지만 누구나 편안하고 안전하게 누릴 수 있는 나의 공원.
이런 공원이 많은 도시가 건강하고 아름다운 도시다.
 

산책하듯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 시작하면 공원을 걷다가 어느새 공원의 구조와 미학, 도시와의 관계를 생각하게 된다. ‘도시의 멀티플레이어’ 공원의 다채로운 면면을 보여주고 지금 우리는 도시에서 어떻게 살고 싶은지 묻는 책이다.

모든 장소를 효율성과 상업성 논리로 채우려고 하는 시대, 이 책을 읽으며 ‘빈 공간’에 대해 생각해보자.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전형적인 ‘공원’이 아니더라도 우리를 위로하고 환대하는 도시 속 공간에 대해 생각해볼 좋은 계기가 되길 바란다.

[한국조경신문]

 

배정한(지은이)

서울대학교 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 교수. <환경과조경> 편집주간. 무엇보다 공원 걷는 사람.

서울대학교에서 조경학을 공부했고, 펜실베이니아대학교 디자인대학원에서 박사후연구를 했으며, 워싱턴대학교 건축환경대학 방문교수를 지냈다.

조경 이론과 설계, 조경 미학과 비평의 사이 영역을 탐구하며, 통합적 도시·공간의 디자인 해법을 모색한다. 이론과 실천의 교집합을 확장하고자 행정중심복합도시 중앙녹지공간, 광교호수공원, 용산공원 등 프로젝트의 기획과 구상에 참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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