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식칼럼] 소덕동 팽나무
[김부식칼럼] 소덕동 팽나무
  • 김부식 본지 발행인
  • 승인 2022.08.04
  • 호수 6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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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식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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팽나무는 느릅나무과의 낙엽 교목으로 주로 남부지방에 자라고 있으며 키가 25m 까지 자라는 나무로 알려져 있다. 팽나무는 바닷가에서 잘 자라고 포구 주변에 많아서 포구나무라는 예명도 있다. 세월호의 아픔이 새겨진 전남 진도의 팽목항의 이름도 항구 주변에 팽나무가 많아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서울이나 경기도 일원에는 느티나무나 은행나무 고목은 많으나 팽나무 고목이 자라는 경우가 별로 없어서 중부지방에서는 다소 생소한(?) 팽나무 이름인데, 최근 ENA TV 방송드라마에 인기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팽나무가 법정 다툼의 대상이 되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드라마의 배경인 소덕동은 도시계획으로 인한 도로 신설 계획으로 해체 위기를 맞은 작고 아름다운 마을이다. 그린벨트 지역인 소덕동 주민들의 희노애락을 지켜본 팽나무도 마을과 함께 사라질 뻔 했는데, 치열한 법정 다툼에서 우영우 변호사의 활약으로 천연기념물로 지정되면서 도로개설 계획이 바뀌게 되고 소덕동도 지켜진다는 내용이다. 팽나무 노거수 한 그루가 역사와 전통이 있는 마을을 지켜낸 셈이다.

극중의 소덕동 팽나무는 실제 경남 창원시 의창구 대산면 북부리 동부마을에 위치하고 있는 나무로 드라마 내용처럼 천연기념물은 아니고 2015년에 지정된 창원시 보호수다. 창원시 시민 단체 ‘노거수를 찾는 사람들’이 동부마을 팽나무의 보존 가치가 있다며 2021년 문화재청에 '천연기념물 우수 잠재 자원'으로 신청을 한 상태다.

동부마을 팽나무는 수령이 약 500살로 추정되고 높이 15.6m, 둘레 6.8m에 달하는 규모로 다른 지역에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팽나무와 비교해서 결코 빠지지 않는다. 드라마 덕택인지 최근 문화재청에서도 천연기념물 분과 문화재위원 등 전문가들과 함께 현장 실사를 할 예정이라는 후문이다.

우리나라에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팽나무는 전남 광양군(제34호), 전남 무안군 (제82호), 전남 함평군(제108호), 제주 남제주군(제161호), 부산 북구(제309호), 전남 무안군(제310호), 경북 예천(제400호), 전북 고창(제494호) 팽나무가 이에 해당된다. 특히 예천 팽나무는 황목근(黃木根)이라는 이름을 부여받고 약 13만㎡의 토지를 소유하고 세금까지 납부하는 부자나무다. 참고로 우리나라에서 세금을 내는 나무로 경남 고성의 김목신(金木神) 이름의 푸조나무, 경북 예천의 석송령(石松靈) 이름의 소나무가 있다.

주로 남부지방에 자라던 팽나무가 최근 중부지방에 많이 등장하고 있다. 대규모 아파트에 장군목(將軍木)처럼 식재되던 느티나무 대형목이 고갈됨에 따라 대체용으로 팽나무가 식재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제주도에 자라던 대형 팽나무가 배를 타고 수도권까지 와서 식재되고 있는 것을 보면 마음이 편하지 않다. 기후온난화로 팽나무 생육에 지장을 받지 않은 상태로 변한 것도 그렇지만 굵은 나뭇가지가 여기저기 잘린 채 서있는 모습에 미안한 마음이 크다.

팽나무 이름이 생긴 유래는 팽나무 열매인 팽으로 예전 어린이들이 대나무를 이용한 팽총놀이의 총알로 이용한데서 나온 이름이다. 가을에 붉은 기가 도는 갈색으로 익는 팽은 배고픈 아이들의 간식으로 인기가 높았다.

드라마 영향으로 유명세를 탄 동부마을 팽나무가 갑자기 수난을 당하고 있다고 한다. 그 이유는 드라마에 등장하는 팽나무를 보러 오는 관광객이 너무 많이 몰려드는 현상으로 팽나무뿐만 아니라 마을까지 몸살을 앓고 있다는 것이다.

여름방학을 맞아 전국에서 찾아오는 관광객 때문에 주차문제, 소음, 쓰레기, 화장실 이용 등으로 작고 조용한 마을에 난리법석이 나고 팽나무가 훼손될 상황에 처해 있는 것이다. 더욱 민망한 것은 팽나무 옆에 위치한 산소를 어린이들이 밟고 뛰어다니고 있으니 주민들의 입장에서 보면 기가 찰 노릇이다.

‘노거수를 찾는 사람 모임’의 대표 활동가인 곰솔조경 박정기 대표는 “특정 노거수가 드라마에 등장하여 일시적인 유행에 따라 관광객이 밀물처럼 왔다가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나무에 상처만 주고 가는 현상은 바람직하지 않다. 지역의 많은 노거수가 장기적으로 지속 성장이 가능하도록 관심과 보존에 대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필자에게 강조하고 있다.

ENA TV의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드라마가 네플릭스에서도 한류드라마로 인기를 얻었지만, 동부마을의 이런 현장 상황을 감안하면 창원시를 비롯한 여러 기관에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해 보인다.

[한국조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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