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식 발행인
김부식 발행인

지난주에 제58차 IFLA 세계조경가대회가 광주광역시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됐다. 대한민국은 이미 30년 전인 1992년에 제29차 IFLA 한국대회(서울, 경주, 무주)를 개최한 바가 있었고, 이후 한국조경은 커다란 발전과 성과를 만들어 냈다. 그래서 다시 IFLA 대회가 대한민국에서 열릴 수 있게 되었다.

조경진 IFLA 한국대회 조직위원장은 조경이라는 전문 직능은 약 160년 전 환경과 공중보건 같은 심각한 도시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탄생했고, 대중을 생각하는 공공의 정신이 우리 분야 창시자들의 마음 속 깊이 새겨져 있다며 조경의 출발의 의미를 되새기고, 이제 조경은 대중을 이끄는 지도층을 향해 기후변화·코로나 팬데믹·도시쇠퇴·사회분열 같이 새로 떠오르는 긴급한 문제들에 대응하도록 요구할 때라고 대회 주제를 강조했다.

제임스 헤이터 IFLA 회장의 환영사는 이 시대 조경의 역할에 대한 메시지로 많은 감동을 주었다. 그는 조경의 역할이 코로나 팬데믹 이전과 매우 다르게 변하고 있다며, 조경은 유엔의 지속 가능한 개발 목표를 실천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했으며, 조경은 경관을 디자인함으로써 사회 빈곤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며 사회적 책임을 강조했다.

사회적 평등과 건강을 위해 기후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설계와 관리는 조경가의 큰 사명이며, 전 지구적 위기에 현실적 대안을 제시할 수 있고 영향력도 커지고 있다고 했다.

조경은 기후 행동의 일환과 도시로의 자연의 복귀, 그리고 보다 윤리적인 사회를 원하는 새로운 세대를 위한 직업이다는 표현은 거의 압도적이다.

이후에도 많은 강연과 토론에서 조경의 사명과 역할이 재조명되는 뜻 깊은 시간의 연속이었다.

이번 IFLA 한국대회를 위해서 많은 노고가 있었다.

2년 전부터 대회를 준비하고 행사를 위한 지원과 협조에 직접 혹은 간접으로 많은 인력과 자원이 투입되어 대회가 성공적으로 개최됐다고 평가된다.

IFLA 한국대회 이후 당면 과제는 지금부터 시작된다.

논문집으로 구성되어도 상당한 양이 될 만큼 많은 발표와 강연 그리고 토론이 있었고, 그것이 주는 의미를 발전시키고 실행이 요구된다. 이번 대회에서 논의되고 강조되는 조경이 대한민국 토지 위에 꽃 필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하고 정책을 수립해서 조경선진국이 되어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아쉬운 점은 30년 전 제29차 IFLA 한국대회에서는 당시 노태우 대통령이 축사를 보내줘서 조경분야에 힘을 실어줬는데 이번 대회에는 중앙 정부의 관심과 지원이 적었다는 점이다. 또한 국내 최고의 권위가 있는 ‘2022 대한민국 조경대상’이 대통령상이 아니라 국무총리상이어서 격을 높였으면 좋겠다.

하지만 아무려면 어떠랴! 이번 대회를 통해서 소중한 조경의 가치를 재확인 했고 조경이 담당해야 하는 사회적 책임을 담대하게 펼쳐나가면 되기 때문이다.

보유자금을 효율적으로 운용하여 높은 이익을 얻는 일을 사전적 의미로 ‘재테크’라는 말을 사용한다. 제임스 헤이터 IFLA 회장의 말처럼 우리에게 부여된 땅을 효율적으로 운용하여 우리는 우리에게 깨달음과 기쁨을 주는 프로젝트를 완성하여 재테크가 아닌 새로운 ‘녹색테크’의 시대를 열어야 하는 사명이 주어졌다.

[한국조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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