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식 발행인
김부식 발행인

2023년 새해가 밝았다. 어제와 별반 다를 것이 없는 날이기는 하지만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고 새 마음을 가다듬는 좋은 기회인 것만은 틀림없다.

작년은 한국조경 50주년의 해로 조경분야에서는 나름대로 많은 의미를 가진 해였으며, 올해는 앞으로 50년의 새 출발이 시작된 새해인 만큼 원대한 포석이 필요하고, 새로이 개정된 조경헌장에 대한 실천을 위해서는 행정과 제도가 동반돼야 한다. 조경분야 원로이신 오휘영 교수가 제안한 ‘녹색성장위원회에 환경 조경을 전담하는 국을 신설하는 것’도 좋은 시도라고 할 수 있다.

또한, 기업에서도 환경과 조경을 생각하고 기업이윤을 사회에 환원하는 활동이 다시 생겼으면 좋겠다. SK그룹에서는 1997년에 울산대공원을 조성 기부하겠다는 약속을 했고, 이후 10년 동안 1020억 원을 출연하여 공원을 만들어서 울산시에 기부를 한 것이 좋은 사례다. 울산대공원이 울산시민에게 주는 수많은 가치는 코로나19 이후에 더욱 빛나고 있다.

한참이나 지난 시간의 얘기를 다시 꺼내는 이유는 추가로 기업이윤이 사회적 환원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별로 없어서 재 점화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으며, 지난 연말에 작은 정성이 불씨가 되어 정원문화가 확산될 것 같은 흐뭇한 광경을 목격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특례시로 지정받은 경기도 수원특례시는 기초자치단체 중 가장 먼저 공원녹지분야에 국 단위의 조직을 운영하고 있고 조직의 규모만큼 공원녹지 정책을 다양하게 펼치고 있어서 타 지자체의 모범이 되고 있다.

그래서인지 수원특례시는 공원녹지면적이 월등하게 많은데, 이에 더하여 동네 마을마다 손바닥정원을 조성하고 있다. 수원시는 올해 400개의 손바닥정원을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서 시민의 참여가 최우선인데 어느 정원작가가 마중물을 붓고 나섰다.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더현대 서울’ 백화점의 실내정원을 조성한 정원디자인 회사에서 수원 손바닥조성을 위한 기금으로 1억 원을 기부하고 나선 것이다. 뒤이어서 시민과 기업들이 너도나도 작은 정성을 모으고 있어서 그 성과가 자못 기대가 된다.

수원의 손바닥정원 크기가 울산대공원의 면적(369만㎡)과는 비교가 안 되지만 그 가치와 의미는 결코 작다고 할 수 없다. 앞으로도 이런 시도가 많이 생겨서 온 국민이 정원문화와 녹색복지를 많이 누렸으면 좋겠다.

공원과 정원의 구분과 경계가 점점 모호해지고 있다. 많은 분들이 공원과 정원의 정의를 구분하고 있지만 어느 것 하나 정확한 것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필자가 보는 입장에서 공원과 정원은 형제관계가 아닐까 싶다.

공원과 정원은 조성도 중요하지만 관리 또한 중요하다. 공원녹지 공간이 내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라면 애착이 덜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공원관리의 실명제가 있으면 좋겠다. 공원 옆 동네에서 맡아도 되고, 인근 기업이 함께 분담해도 좋겠다. 그렇게 되면 공원관리가 더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손바닥정원이 모여서 그린네트워크가 구축되고, 그것이 모여서 행복한 녹색 대한민국이 될 것이다. 국민의 녹색복지를 위해서 서로 지혜를 모으면 좋은 성과가 나오리라 기대를 한다.

심오한 지혜를 상징하는 검은 토끼의 해, 계묘년에 한국조경신문 독자 여러분의 지혜가 현실로 발현되기를 기원한다.

[한국조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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