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ndscape Times 지재호 기자] 2022 IFLA 한국총회 개최를 기념해 국립세종수목원에 조성될 ‘IFLA 기념정원’ 지명설계공모 선정작이 지난 11월 공개된 바 있다.

‘정원 유산(Garden Legacy)’을 주제로 한국적 특수성과 세계적 보편성에 따라 IFLA의 정신을 기리고, 한국조경의 가치와 의미를 담은 정원이다.

지명공모에는 고정희 서드스페이스 베를린(독일), 김봉찬 더가든, 박승진 디자인스튜디오 로사이, 유승종 라이브스케이프, 송지은 Kennedy Song Dusoir(영국) 등 5개 팀이 참여했다.

이에 본지는 공모에 선정된 유승종 라이브스케이프 소장의 작품을 비롯해 4개 작품들을 소개한다. 소개하게 된 배경에는 비록 선정되지 않았어도 작품성을 평가하기 어려운 정원디자이너들의 작품세계를 보다 많은 사람들이 함께 공유하며 조감도와 작품설명으로라도 아쉬움을 달래기 위함이다. 그 두 번째로 송지은 Kennedy Song Dusoir(영국)와 박승진 디자인스튜디오 로사이의 작품을 소개한다.

 

21 x 129 x 298

박승진 디자인스튜디오 로사이 대표

 

ⒸIFLA한국사무소
ⒸIFLA한국사무소

 

‘21개의 패치에 129주의 나무와 298개의 의자가 있는 풍경’

숲은 생명의 근원이다. 나무와 풀을 기반으로 생명 있는 모든 것들은 숲에 산다. 벌레와 곤충, 숲에 둥지를 트는 새들에게도 숲은 모두를 품고, 서로가 의지하는 운명 공동체의 숲을 이야기 한다. 또한 숲을 베어낸 자리에 들어 선 도시. 이와 동시에 우리의 삶의 기반도 무너지기 시작하면서 도시는 성장했지만 삶의 질은 후퇴했다.

위기의 도시에 해법을 제시한 것은 조경가다. 조경가들은 정원에서 배운 자연의 기술을 도시로 가져왔고, 사라진 숲을 대신해 도시에 공원이라는 자연을 선사했다.

IFLA기념정원은 전 세계의 조경가들이 그동한 헌신해온 사회적 책무를 상징적으로 표현하면서, 실용적 쓰임새와 가치를 가지는 공간이 돼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298개의 의자에는 철학적 가치가 숨겨져 있다. 바로 ‘인권’이다. 가장 기본적이고 보편적인 인권에는 앉는다는 행위도 포함 돼 있는 것이다. 앉음은 휴식을 뜻한다. 어디에 앉느냐에 따라 신분이 나타나기도 하는 게 의자이다. 하지만 공원의 의자는 다르다. 차별도, 상석도 존재하지 않는다.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공원에 가져다 놓은 것에서 공원의 사회적 가치를 찾을 수 있다.

원형의 패치에는 키 큰 나무들이 심어진다. 사람들은 나무 아래에 머물 수 있다. 시원한 그늘은 그 자체로 혜택이다. 아울러 의자는 고정돼 있지 않다. 바라보는 방향을 고정하지 않는다.

의자를 이동해서 앉고 싶은 곳에, 바라보고 싶은 곳을 바라보면서 충분히 숲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IFLA한국사무소
ⒸIFLA한국사무소

 

ⒸIFLA한국사무소
ⒸIFLA한국사무소

 

 

 

Garden Legacy

송지은 Kennedy Song Dusoir

 

ⒸIFLA한국사무소
ⒸIFLA한국사무소

 

평창에서 기억하는 쌀밥과 놀랄 만큼 많은 산나물과 채소를 담은 산채비빔밥에서 큰 감명을 받은 디자이너는 한국인들이 자연환경에서 찾는 음식문화를 정원에 담아냈다.

보존에 있어 가장 좋은 방법으로는 야생 생태계에 대한 인간의 연결을 소중히 하고 강화하는 것이다. 이러한 유대감은 서구보다 한국이 더 강한 것처럼 보이지만, 인구의 증가가 도시화 됨에 따라 젊은 세대들에게서 약화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디자인의 목적은 자연환경으로부터 친숙하고 가족적인 부분을 한국관객들에게 기념하고 보존에 대한 가치를 느끼게 해 주는 데 있다.

정원 내 식물디자인은 친숙한 식용식물들을 많이 포함하고 있고, 한국이 원산지이거나 적어도 현지에서 구할 수 있는 토종식물을 위주로 했다. 만약 특정한 식물이 정원을 찾은 방문객에게 어린 시절의 기억을 불러일으키거나 세대 간 대화를 이끌어낸다면 이는 작은 기쁨으로 다가올 것이다.

시각적으로 매력적이고 탐험을 장려하며 휴식과 사색의 공간을 초대하는 자연주의적인 풍경을 제시하는 것을 지향한다. 서로 다른 식생 타입의 3가지 뚜렷한 구역(Woodland, Grassland, Wetland)을 정해 방문객에게 더 넓은 범위의 식물을 선물한다.

숨과 초원, 습지 등 자연식생유형을 양식적으로 증류하고 있다. 구역별로 독특한 특성을 가지고 있지만 식물에서 식물로 전환되는 과정은 점진적으로 진행되고 몇몇 핵심 식물들이 서로 연결시켜 준다.

특히 Woodland에 주로 식재될 나무는 소나무이다. 국제적으로 ‘Japanese Pine’으로 표기돼 있지만 많은 식물학자들은 주 분포지가 한국이기 때문에 소나무 명칭이 잘못됐다고 생각하고 있다. 때문에 한국의 야생경관을 상징하기에 이보다 더 좋은 나무는 없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한국조경신문]

 

ⒸIFLA한국사무소
ⒸIFLA한국사무소

 

ⒸIFLA한국사무소
ⒸIFLA한국사무소

 

 

저작권자 © Landscape Time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