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농업 공공성·가치 확산…법·제도에 가로막혀”
“도시농업 공공성·가치 확산…법·제도에 가로막혀”
  • 이수정 기자
  • 승인 2021.12.14
  • 호수 66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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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농업 과도한 규제, 법 정비 시점
식량위기 시대 농촌 연대 도시농업 강조
13일 도시농업 국회토론회 성료
13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된 도시농업 국회토론회
13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된 도시농업 국회토론회

[Landscape Times 이수정 기자] 최근 10여 년 간 도시농업의 양적 성장에도 도시농업의 공공성과 가치 확산이 미진하다는 지적 가운데 기존의 도시농업법이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이해식 의원과 (사)전국도시농업시민협의회(대표 김진덕)가 ‘도시농업에서 국민농업으로의 발전을 위한 법 제도 개선 방향’을 주제로 도시농업 국회토론회를 13일(월) 국회의원 회관에서 개최했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김진덕 (사)전국도시농업시민협의회 대표는 “그동안 도시농업이 농사를 매개로 생태공간을 확대하는 등 도시의 생태적 전환을 촉진했다. 지역공동체 활성화, 지역순환 경제와 일자리 창출, 지속가능한 먹거리 시스템 구축 등은 도시농업의 성과라 할 수 있다”면서도 도시농업이 기후위기 시대 탄소중립 키워드와 맞물려 도시의 회복탄력성, 지역순환, 지역먹거리 체계 확보 등의 역할 부각에도 여전히 텃밭이라는 사적 영역, 수확물 중심의 개인적 가치에 갇혀 공공적 가치로 확산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도시농업은 도시의 사회 환경 문제를 농업의 다원적 가치를 통해 해결하고자 2005년 시민운동으로 시작, 지자체 조례 제정을 거쳐 2011년 도시농업법이 제정됐다. 이후 전국에 도시농업단체가 조직되면서 도시농업 규모와 참여인구는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김 대표는 “행정 의존적 도시농업은 성장한 반면 시민사회의 다양한 모습으로의 발전과 확장은 위축된 측면이 많다”며 “지금의 양적 성장에는 행정과 관의 지원 역할이 크지만 도시농업의 상이나 가치를 제한적으로 발전시킨 부분이 있다. 지금의 예산은 면적을 늘리거나 보급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도시농업 활성화 과제로 도시농업법의 정비를 들었다. 현행법에서는 도시농업을 “농작물을 경작 또는 재배하는 행위, 수목 또는 화초를 재배하는 행위” 등으로 정의, “취미, 여가, 학습, 또는 체험을 목적으로 하는 행위”로 제한하고 있다. 이에 김 대표는 “국제사회의 도시농업 정의와 달리 현행법이 행위에 대해 과도하게 제한하고 있다. 이에 따라 도시농업이 산업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법에서 제한하는 규제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지난해 발생한 코로나 팬데믹으로 식량자급 문제가 더욱 심각해진 가운데 “도시농업과 농촌과의 연결 지원체계는 없다”며 농업정책에서 도시농업이 장기적 대안을 갖고 담론의 장을 형성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아울러 농림부 내 국민농업과를 신설해 도시농업을 포함, 농업의 큰 틀을 담는 통합행정체계를 마련할 것을 제안했다.

이에 윤병선 건국대 교수는 “도시농업의 성과 높이 평가하지만 그 성과가 새로운 틀의 먹거리선순환체계 속에 녹아들어야 한다. 도시농업을 식량권(먹거리 기본권) 확대 측면에서 고민해야 한다”며 “먹거리 정책을 통합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국무총리 산하 전담 직제 신설과 부처별 먹거리 정책 책임관 지정을 제안한다. 도시농업의 고민을 먹거리기본법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는 도시농업 확산을 위한 제도적 기반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정섭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도시농업의 가능성을 법이 가로막고 있다”는 데 동의하면서도 국민농업이라는 큰 틀에서의 통합적인 법체계가 필요하다거나 농림부 내 국민농업과 신설에 대해서는 검토를 요구했다.

이어 “현재 관할 부서인 과학기술정책과가 아닌 타 부서 이관도 검토의 여지가 있다. 단지 도시농업이 먹거리 생산뿐 아니라 농업이 지닌 여러 측면의 가치를 제시한다는 점에서 도시농업처럼 환경·사회적 의미를 제시하는 유사 농업 실천들을 묶어 지워하는 것도 좋겠다”고 제안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도시농업, 농업·농촌 현장의 뼈아픈 목소리도 들렸다.

주류 농업시장에서 생태적 공동농사로 도시민과 직거래 판매를 개척한 언니네텃밭의 구점숙 운영위원장은 “농업예산을 둘러싼 이해관계가 첨예하다. 가뜩이나 줄어든 농업예산에서 도시농업까지 감당하려면 현장 농민들의 반발이 커질 것이다. 도시농업과 신설 요구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면서도 “도시농업이 농업문제, 농민에 관심 가질 때 농민도 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도시농업이 경관을 가꾸고 탄소를 줄이는 대안이지만 농지확보 문제는 어려움으로 자리하고 있다. 이보은 (사)농부시장 마르셰 상임이사는 도시농·소농과 도시 소비자가 만나는 농부시장 사례를 통해 “개발에 밀려 농지 확보가 점점 어렵다. 땅을 빌려 농사를 짓고 있어도 언제 갑자기 땅을 내놓아야할지 알 수 없다”며 “도시농업 관련 법제도의 정비를 통해 업으로서 농을 실천하는 농부로 불릴 수 있기를 바란다. 농사를 안정적으로 짓고 농부가 농부로 불리고 존중받을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들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청년 도시농업가인 임다빈 ㈜도시를 가꾸는 텃밭 대표도 “도시 근교 농업의 확대와 소농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 이를 통해 농업인과 도시민, 도시농업 전문가들이 교류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될 수 있다”고 했다. 아울러 “도시농업 분야에서 일자리를 찾고 싶지만 실제로는 주 사업을 하는 기업이 흔하지 않다. 생태적 전환, 지역공동체, 일자리 창출 등은 청년에게는 먼 키워드다. 청년들이 도시농업에 적극적으로 포함돼야 한다”고 토로했다.

이날 좌장을 맡은 이양주 경기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우리나라 산림은 OECD 평균 32% 대비 64%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이 회색도시에 살고 있다. 자연과 도시를 연결하고 완충하는 농지를 보호하지 못하고 개발 대상으로 삼아서다. 일본이 특례화해 도시 안에 농지를 만드는 데 20년 걸렸다. 특례법을 만들면 된다”고 덧붙였다.

토론회에 참석한 이해식 국회의원은 “도시농업이 빠른 속도로 확산됐지만 지금은 소강상태에 접어든 것 같다. 도시농업에 대한 비전을 많은 사람들이 공유하지 못하는 데는 정치적 환경에도 기인한다”며 이날 토론회에서 나온 의견들을 국회차원에서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조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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