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온라인으로 개최된 2020 서울도시농업국제콘퍼런스 토론회
지난달 27일 온라인으로 개최된 2020 서울도시농업국제콘퍼런스 토론 모습

[Landscape Times 이수정 기자] 도시화가 촉발한 탄소배출, 생물다양성 감소, 기형적인 식량 수급 등 사회·경제·환경 문제는 기후위기 시대 당면 과제가 됐다.

이에 올해 국내외 도시농업 단체들은 기후위기에 대응 ‘도시와 지구를 살리는 도시농업’을 주요 의제로 설정하면서 기후위기를 늦추고 탄소를 줄이기 위한 지역사회에서의 도시농업활동을 강조해왔다.

서울의 도시농부는 도시농업 초창기인 2011년과 비교하면 14배 늘어난 64만 명에 이른다. 도시농업공간도 옥상, 학교, 주말농장 등 다양해졌으며 면적도 202ha로 7배 늘어났다. 서울시가 지난 9월 2024년까지 100만 도시농부 시대를 목표로 ‘도시농업 활성화 5개년 종합계획’을 발표한 가운데 기후위기와 코로나19 팬데믹 시대 기후농부로서 도시농부의 역할을 공유하고자 ‘2020 서울도시농업국제콘퍼런스’를 지난달 26일(목)부터 27(금)까지 이틀간 온라인으로 개최했다.

올해 국제콘퍼런스에서는 기후 변화와 코로나19 등 전 지구적 위기를 공감하며 ▲탄소 중립 ▲지속가능한 먹거리 체계 ▲생물 다양성 증진 등을 주제로 기후위기에 대응한 새로운 체제로의 전환이 논의됐다.

27일 본 콘퍼런스에 참석한  발표자들은 이러한 도시농업의 가치 확산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국가적 차원의 정책과 전 지구적 연대활동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1978년부터 도시농업활동을 펼쳐온 마이클 레벤스톤 밴쿠버 도시농부협회장은 기조연설을 통해 코로나19 상황에서 캐나다의 도시농업 수요 사례를 소개하면서 “코로나19가 식량에 대한 의지를 끌어냈다. 시민이 국가로부터 의료보험이나 재정지원 받듯 도시농업도 이러한 국가전략에 포함돼야 한다”고 말했다.

오충현 동국대 바이오환경과학과 교수는 “농업유산과 농업생물다양성이 사라지고 있다. 전통종자 보존, 씨앗도서관 운영, 도시농부 참여, 환경·생물다양성 교육으로 해결 가능하다. 도시농업은 농업생물다양성의 희망이다”면서 아울러 “도시농업이 새로운 사회문제의 해결 수단이다”고 강조했다. 오 교수는 “도시농업이 고령화나 저소득층, 장애인, 청소년 문제의 해법이 된다. 돌봄과 치유, 교육 등 사회적농업 목표를 도시농업을 통해 달성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선 정부의 지원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FAO(유엔식량농업기구)에 따르면 전 세계 인구 절반 이상이 도시에 거주하며, 세계식량생산의 70%가 도시에서 소비되고 있다. 세실리아 마로키노 유엔 식량농업기구 도시계획가(도시 식품 아젠다 코디네이터)는 도시농업이 도시에 도입돼 식량시스템을 지속가능하게 한다면서도 이를 위해선 도시식품체계에 대한 중앙-지방정부의 정책화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했다.

기후위기와 관련해 탄소 중립에 대한 담론도 이어졌다.

김충기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 대표는 지구온난화 등 기후변화의 주요 원인이 ‘경운’에 있다고 보고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토양이 흡수해 생명력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한 다큐멘터리 ‘대지에 입맞춤을’을 인용했다. 김 대표는 “탄소 농사 짓는 구체적 실천이 필요하다. 대기 중 탄소와 지상의 탄소를 합해도 토양 속 탄소보다 적다. 농사짓는 방법에 따라 탄소를 가둘 수 있다. 대기 중 탄소를 토양 속으로 넣을 수 있다. 이러한 농법은 개인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모두를 위한 실천이다”며 “무엇보다 기후위기의 당사자는 미래세대인 아이들이다. 미래세대를 위한 도시농업이 되지 않으면 기후 위기 아무리 이야기해도 큰 위기감을 느끼지 못할 것이다. 미래세대와 공동체 위한 기후농부 실천을 만들어 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진덕 전국도시농업시민협의회 대표는 “탄소중립 정책에서 도시농업이 간과됐다”고 비판하면서 “도시녹지공간을 활용해 이산화탄소를 감소하고 유기자원을 재순환해 탄소를 배출하는 것이 도시농부 역할이다. 기후위기 시대 도시농업이 시민들의 기후 감수성을 계속 자극해야 한다. 기후위기 감수성이 없으면 정책이 나와도 실현되거나 힘을 싣기 힘들다. 적극적인 도시농부의 국제 연대활동과 전 세계적 기후위기 의식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날 지난 7월 조례안을 통과해 시행되는 서울시의 사회적농업에 대해서도 언급됐다. 사회적농업은 농업자원을 활용한 치유와 돌봄의 농활동이라는 면에서 도시농업의 사회적 역할과도 맥을 같이 한다. 김충기 대표는 “최근 사회적농업이란 용어가 생기면서 농업이 지닌 사회적 가치를 활용하자고 하는데 단순히 프로그램만 고민할게 아니라 도시농부들이 사회적농업의 가치에 어떻게 참여할 수 있을까 이걸 먼저 고민해야 한다. 결국 지금의 도시농업도 프로그램 지원 중심으로 가다보니 단순히 프로그램에 참여할 뿐이다. 사회적 농업도 사회적 가치 실현하는 측면에서 도시농부의 역할을 찾아봐야 한다. 역시 공동체 중심으로 어떤 실천을 해냐가야 할지 고민이 먼저 있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콘크리트로 덮인 도시에서 생물다양성이 공존하는 건축디자인 대한 의견도 제시됐다. 김성훈 지음플러스 대표는 “기후변화에서 시민만 아니라 정책제안자나 건축가까지 위기의식 갖고 참여해야한다. 건축가 입장에서 도시농업이 건축에 반영되고 기후변호에 대응할 수 있는 솔루션을 계속 고민한다. 생물종다양성 섹션에서 LH 사회주택 시범추진단 예처럼 사회주택이나 공공건축물에 유휴공간이 많다. 유럽과 달리 지붕 등의 공간을 충분히 쓸 수 있다. 도시농업이생물다양성 디자인이 적용된 생명력 넘치는 공간으로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조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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