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국도시농업시민협의회 창립 10주년 기념행사가 지난 21일 서울여성프라자 국제회의장에서 개최됐다.
(사)전국도시농업시민협의회 창립 10주년 기념행사가 지난 21일 서울여성프라자 국제회의장에서 개최됐다.

[Landscape Times 이수정 기자] 전국 단위의 도시농업 단체가 결성된지 10년이 지난 가운데 도시농부들이 모여 지난 10년 간 도시농업의 역사를 뒤돌아보고 축하하면서 앞으로의 10년을 이야기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사)전국도시농업시민협의회(대표 김진덕)가 창립 10주년을 맞이해 ‘기후위기 시대를 헤쳐 나갈 도시농업의 새로운 10년’을 주제로 기념행사를 서울여성프라자 국제회의장에서 개최했다.

전국도시농업시민협의회는 2012년 3월 8일 창립, 도시농업을 민간 주도의 풀뿌리·마을공동체·생태 운동으로 풀어내면서 단순 경작활동을 넘어 환경운동의 대안으로 먹거리 인식 개선, 자원순환, 도시재생, 도농교류, 도시 공동체 회복 등에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이날 기념 행사에서 김진덕 대표는 “소비중심의 삶에서 벗어나 생태적 삶으로의 전환으로 탄소중립에 기여하는 것, 경쟁이 아닌 서로 돕는 지역사회 공동체 회복, 먹거리 정의의 실현은 기후위기 시대에 직면한 전환사회의 중심 의제들이다. 농업은 세상의 근본인데 농(農)과 분리돼 살아가는 도시에서 농을 일으키는 것은 혁명과도 같은 일이다”며 “삶과 세상의 근본인 농(農)을 살리고 농의 가치를 새롭게 실현하는 것이야말로 기후위기 시대 도시농업의 중심 역할이다”고 말했다.

김진덕 전국도시농업시민협의회 대표
김진덕 전국도시농업시민협의회 대표

이어 “동지대회, 민간합동워크숍 같은 이야기마당에서 창의적인 이야기를 생산하고 코로나로 인해 주춤해진 이야기 마당을 복원하고 활성화해야할 것이다. 이것이 민관 거버넌스의 큰 축이다”며 “인문학과의 융합을 도시농업에서 실현해야 한다. 기술과 인문학의 융합을 이뤄내는 이야기 구조를 만들어내는 것은 시민단체 고유의 강점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도시농업 단체들의 지속가능한 생태계를 만들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에 따른 거리두기로 도시농업 활동가들이 오랜만에 한자리에 모인 가운데 짚풀공예, 빗물로 만든 수제맥주 등 자원순환, 토종씨앗을 활용한 보드게임과 씨앗전시 등 도시농업단체들의 전시 및 도시농부선언과 함께 축하공연, 활동 영상으로 열기를 한껏 더했다.

도시농업정책 설문조사 결과 도시농업 양적 성장 대비

민간단체 정체, 텃밭 등 지속적인 공간 확보 과제

이날 행사에서는 전국도시농업시민협의회 정책위원회가 협의회 10주년을 기념해 지난 10년 간 도시농업 정책 평가를 발표했다. 초창기부터 도시농업 공간에서 활동한 민간단체들을 대상으로 도시농업정책 설문을 진행한 결과, “도시농업법이 제정되고 지속적인 도시텃밭 증가와 함께 참여자수가 늘었났”고 도시농업관리사가 8000명을 넘어섰지만 “도시농업의 양적 성장에 비해 민간단체들은 정체돼 있다”며 재정과 공간, 활동가 역량에 대한 어려움 가운데 특히 텃밭 등 지속적인 공간 확보는 과제로 남았다.

또한, 행정 중심의 도시농업 확대가 단기적인 성과에 집중돼 있다는 의견과 지속성이 없는 질적 성작의 부족이 문제점으로 제시됐다.

정책 중요도 항목에서는 생태텃밭전환을 위한 텃밭교육과 위기에 강한 공동체 만들기로 공동체텃밭의 체계적인 확대, 모두가 공유하는 플랫폼으로서 도시농업지원센터가 꼽혔다. 다음으로 탄소흡수원으로서 도시텃밭의 정책과 기후위기 대응 자원순환 확대 등이 뒤를 이었다.

전국도시농업시민협의회 창립 10주년 기념행사에서 선보인 짚풀공예 전시.
전국도시농업시민협의회 창립 10주년 기념행사에서 선보인 짚풀공예 전시.

이날 행사에서는 류경오 도시농업포럼 회장, 양옥희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회장, 이해식 민주당 국회의원, 배진교 정의당 국회의원, 마이클 레벤스톤 캐나다 밴쿠버 도시농부협회장, 그린딘 세계도시농부가족 공동설립자 축사와 함께 ▲이해식 국회의원 ▲주성호 서울시 도시농업팀장 ▲김미화 경기도 시흥시 과장 ▲유진 광주광역시 광산시 주무관 ▲이화여대 도시농업 동아리 스푼걸스가 도시농업 유공자 표창을 수상했다.

이어지는 순서에서는 다양한 도시농업 가치를 실현하는 단체들의 모범사례가 발표됐다. ▲박기홍 하늘나무 대표는 ‘적당기술과 도시농업’을 주제로, 기후위기 시대 에너지 순환, 미세먼지 차단, 버섯재배, 그린커튼 등 적정기술을 활용한 도시농업을 소개했다. ▲김영대 한새봉두레 개구리논 팀장은 ‘흙본위제, 마을탄소은행’을 주제로, 마을공유지를 통해 단절됐던 생태를 회복하고 경운을 최소화하고 탄소를 저장하는 탄소중립 농법과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에너지전환의 마을공동체를 소개했다.

▲전강희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 교육팀장은 다양한 생물이 공존하는 학교 안 작은 비오톱 ’논‘과 관련해 생태 공간으로서 논 조성과정과 전통농업을 매개로 한 마을과의 관계 확산 기능 등 그동안의 경험담을 풀어냈다.

그밖에 ▲박중구 강원도시농업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은 도시농업의 다원적 가치를 실현하는 춘천의 도시농업 활동을. ▲김재규 경기도시농업시민협의회 공동대표는 생물종다양성을 효과적으로 홍보하고 교육할 수 있는 ‘농업버스’ 운영 사례를, ▲오승건 협동조합 에코파밍 회원은 ‘맨발로 일구는 텃밭’을 발표했다.

도시농업 유공자 표창 수상자들(왼쪽부터 주성호 서울시 도시농업팀장, 이해식 국회의원, 김진덕 대표, 이화여대 도시농업 동아리 스푼걸스, 유진 광주광역시 광산시 주무관, 김미화 경기도 시흥시 과장)

도시농업에서 농지공유운동 필요

현 도시농업법, 생산기능 배제돼

한편, 10주년 행사에 앞서 지난 6월 29일 전국도시농업시민협의회가 창립 10주년을 맞이해 개최한 집담회에서는 도시에서 공동체 경작 활동인 도시농업 활성화와 농지 보존을 위해 “농지법 개정”과 “농지공유운동”, “네트워크 간 소통 복원” 등이 향후 과제로 언급됐다.

안철환 온순환협동조합 대표는 “도시농업은 농민들만큼 이해관계가 크지 않다. 이익집단이 아니다. 도시농업 틀에서만이 아니라 농업의 대의를 생각해야 한다. 농지 문제가 결국 도시농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비판했다.

도시농업법과 관련해 이창우 한국도시농업연구소 소장은 “우리나라 도시농업법은 취미, 여가, 교육, 체험만 허용한다. 생산 기능은 배제했다. 도시농업이 한 단계 도약하려면 도시에 있는 농지를 어떻게 정의하고 끌어안고 가야하는지 고민하고 장기적으로는 생산 기능까지 인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후위기 시대 새로운 도시농업 10년을 주제로 도시농업 사례가 발표됐다.
기후위기 시대 새로운 도시농업 10년을 주제로 도시농업 사례가 발표됐다.

 

[한국조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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