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회 도시숲 설계공모대전에서 최우수작으로 선정된 ‘새들새들’ 수상팀(송승훈·이한솔·우수빈 남서울대 건축학과)
제12회 도시숲 설계공모대전에서 최우수작으로 선정된 ‘새들새들’ 수상팀(송승훈·이한솔·우수빈 남서울대 건축학과)

[Landscape Times 이수정 기자] 미세먼지 저감 및 도시열섬 완화 등 도시숲의 기능은 기후위기 시대 더욱 절실해졌다.

도시숲에 대한 참신한 아이디어를 발굴해 도시숲 조성에 반영하고자 산림청이 주최한 올해 도시숲 설계공모대전 최우수작에는 주변녹지로부터 고립돼 자연이 제 기능을 못했던 군산 수송동 폐부지를 시민 참여의 도시숲으로 설계한 ‘새들새들’이 선정됐다.

제목에 포함된 ‘새들’은 대상지 지명을 차용한 우리말이자, 새들을 의미하기도 하며, 새로운 들을 뜻한다. 중의적 제목에서 설계 아이디어를 충분히 상상할 수 있다.

도로와 건물들로 둘러싸인 군산시 수성동에 있는 대상지는 주민들이 쉽게 다갈 수 없는 방치된 공간이었다. 수상팀은 구릉지 형태의 지형을 활용해 노후된 도시공원을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숲이면서도 새들과 공존하는 자연생태환경 공간으로 제안했다. 또한, 이들은 코로나19라는 팬데믹 상황에 직면해 이용자들의 동선에도 세심한 아이디어를 냈다.

지난달 19일(월) ‘제12회 대한민국 도시숲 설계공모대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남서울대 팀(송승훈·우수빈 남서울대 건축학과, 이한솔 남서울대 건축학과 대학원 석사과정)을 만났다.

설계를 준비할 때가 코로나19가 사태가 터진 후다. 설계에 영향이 있었나?

이한솔 : 평상시에는 광장처럼 열린 공간으로 사용되는 공간으로서 기능하고 팬데믹 상황이 발생하면 중앙광장을 기점으로 원형형태의 가로체계가 형성되니 동선이 최대한 겹칠 일이 없다. 호수 주변을 걷듯이 원웨이로 형성되니 상호 교차할 일이 상대적으로 줄어든다.

모듈이나 기둥이 평상시에는 시설물로 인식되지만 이 때는 거리에 대한 감각을 간접적이면서 심리적으로 경계 짓는 역할을 한다. 한 공간에 몇몇 이상의 사람이 들어가면 안 된다는 인식이 무의식적으로 생기면서 강압이 아닌 자연스럽게 거리두기하게 된다. 자연적인 심리상태로 행태로써 경계가 형성되게 고안하고 공간을 계획했다. 예를 들면, 전체 배치도에서 보듯 각 구역의 어느 공간에서 접근하고 들어오는 게 행태에 의해 자연스럽게 각자 심리에 따라 오고가는 걸 유도하고 계획했다. 코로나19 같은 상황에서는 약간의 규칙이 생기는 것이다.

송승훈 : 입구를 중심으로 세 갈래 길이 숲으로 이어진다. 광장으로 진입한 사람 기준으로, 숲을 이용할 때 계획된 지정된 동선이 아니라 이용자가 원하는 곳으로 갈 수 있는 선택의 여지를 주도록 계획했다.

이한솔 남서울대 건축학과 대학원
이한솔(남서울대 건축학과 대학원)

당선작 ‘새들새들’의 콘셉트를 설명한다면?

우수빈: 이름에서 언급됐듯 공모작 ‘새들새들’에서 ‘새들’은 지명인 ‘신평(新坪)’의 첫 글자를 빌려 지었다. 인간과 자연이 어우러지고 생태계와 조화로운 도시숲이어야 한다고 생각해 ‘새들새들’로 명명했다. 새로운 땅에서 출발한다는 의미도 있다.

이한솔 : 제목부터 내용까지 새들을 다루는 내용이 많다. 새들만을 위한 도시숲이 아니라 새들까지 어우러진 숲이라 생각해 상징적인 의미로 사용하기로 했다.

송승훈 : 대상지가 폐부지, 즉 버려진 땅이다. 주변이 다 도심인데 도심 속에서 어떻게 땅을 살릴까라는 그런 계획안에서 출발했다. 어떻게 하면 사람과 새들이 공존할 수 있는지 도시의 본질적인 문제를 건드렸다. 새들이 살 수 없었던 환경이라 주변 도시에 있는 집 처마나 아파트 단지 나무에 피해 사는 경우가 많았다. 그 새들을 다시 모으기 위해서는 이 땅을 다시 살릴 필요가 있었고 그래서 새를 끌어와 새와 사람이 어떻게 공존하는지 고민을 많이 담아내려했다.

대상지 분석은 어떻게 했나?

송승훈 : 물리적 분석에 의한 도출로 새에 포커스를 맞췄고, 숲 자체에 대한 기능을 분석했을 때 미세먼지 저감 요소가 많이 포착됐다. 대상지가 주변과의 괴리감이 너무 컸기 때문에 스케일을 굳이 넓혀서 해결할 필요가 없었다. 아파트 단지가 주변에 있는데 덩그러니 폐부지가 있다는 그 자체만으로 큰 문제점이었다.

이한솔 : 대지가 독특한 구릉지 형태다. 이걸 최대한 살렸고 기존 지형을 존중하는 방식으로 설정하고 길이나 가로체계나 접근방식도 기존 시스템을 그대로 끌어와 추가 식재를 선정하고 다층림으로 계획했다.

우수빈(남서울대 건축학과)
우수빈(남서울대 건축학과)

숲 조성 계획을 설명한다면?

송승훈 : 도로 및 주택단지는 효과적인 미세먼지 차단을 위해 지그재그로 식재 배치했다. 숲으로 들어갈수록 저감 기능에 효율적인 식재를 고밀도로 배치했고 최종적으로는 가장 맑은 공기 유입할 수 있도록 계획했다. 새들의 자연생태환경과 미세먼지 저감 효과를 고려해 새들이 먹을 수 있는 단풍나무나 잣나무 등 식이식물을 배치했다.

이한솔 : 대상지가 구릉지라 도시숲의 기능을 위한 산림조성과 경작지로의 활용이 모색됐다. 기존 대상지에 관리가 안 된 썩은 나무들을 활용한 후글컬처를 통해 빗물 저장과 양분 공급 기능을 제공했다.

대상지가 위치한 수송동은 군산시에서 가장 인구가 많이 분포돼 있는 곳으로, 연령대도 중장년층이 많았다고 분석했다. 경작 등 지역주민이 참여하는 열린 숲으로 계획했다.

송승훈 : 가로 계획에 대한 단절이 눈에 띄게 있었다. 대지를 보면 살짝 경사가 있다. 메인 입구를 중심으로 동에서 서로, 남에서 북으로 이어지는 길을 조성해주면 어떨까하고 제안했다. 파빌리온을 계획할 때도 코로나시대를 반영한 이질적이지 않은 계획안으로서 이동 가능한 형태의 구조물 배치를 생각했다. 이 안에 사람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이후에 숲에서 사람들이 어떤 행태를 가질 수 있는지 제안했다. 대지 모양이 구릉이고 평평하기도 하고 경사도 있어 지형별로 다양하게 구성할 수 있다.

우수빈: 더군다나 기존 대지에 경작지가 있다. 이를 살린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싶었다. 지금도 계속 경작이 이뤄지고 있는데 빗물저장이 제대로 이뤄지는지 알지 못하니 경작이 원활하게 계속 이뤄질 수 있도록 후글컬처 시스템을 도입해도 좋겠다고 생각했다.

송승훈(남서울대 건축학과)
송승훈(남서울대 건축학과)

도시숲 설계하는 데 애로사항은? 

우수빈 : 오히려 설계 시작단계에서는 크게 어려움이 없었다. 수종 찾고 식재 선별하는 과정이 우리에게는 공부하는 시간이었다. 주변 산이나 공원에 있는 식물에서 정보를 얻었다. 군산에 대표적인 공원이 두 개 있다. 거기서 식재 가능 여부를 따져봤다.

끝으로 당선 소감과 졸업 후 계획을 밝힌다면?

우수빈 : 건축학 전공이다 보니 사실 도시숲이나 조경쪽을 잘 모른다. 그래서 입선하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 더군다나 좋은 결과까지 얻으니 도시숲에 대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식재부분도 건축 설계할 때 조경을 무시할 수 없다. 공모전을 통해 얻은 지식이 건축과 연계될 수 있어 좋았다. 최근 미세먼지가 화두가 되고 있으니 좀 더 사회를 넓게 보면서 자연을 담아낼 수 있는 건축을 설계해야하지 않나 생각한다.

이한솔 : 남서울대 건축학과 석사과정 졸업예정이다. 전체적인 마스터플랜이나 전체 구성 등 흐름 자체를 건축의 색을 입혀서 차별화를 주려고 했다. 이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 건축도 건축물만이 아닌 주변 자연이나 도시 전체를 생각하면서 고민해야 되지 않을까 건축학도로서 새삼 느꼈다.

송승훈 : 건축 자체가 스케일이 넓어질 수도, 좁아질 수도 있는 학문인데 그런 측면에서 도시숲 설계공모전이 개최될수록 도시 자체에 대한 관심도 많아질 것이다. 도시구성에서 도시숲이 절대로 빠지면 안된다. 지난해 2학년 때 도시가 제 기능하기 위해 도시숲이 얼마나 중요한지 바람길이 어떻게 형성해야 도시가 쾌적한지 배웠다. 이번 공모전이 있었기에 도시숲에 대해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새들새들' 설계안
'새들새들' 설계안

 

'새들새들' 설계안
'새들새들' 설계안
'새들새들' 설계안
'새들새들' 설계안

[한국조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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