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 가면] 충북 1호 민간정원, 충주 서유숙 펜션
[그곳에 가면] 충북 1호 민간정원, 충주 서유숙 펜션
  • 지재호 기자
  • 승인 2019.06.17
  • 호수 5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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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의 표준, 소나무 버리니 차경 들어와
‘채움’보다 ‘비움’을 통한 자연스러움 추구
북유럽 그라스와 잡초의 가을풍경 기대돼
제1호 충북 민간정원으로 등록된 충주 서유숙 펜션 정원    [사진 지재호 기자]
제1호 충북 민간정원으로 등록된 충주 서유숙 펜션 정원 [사진 지재호 기자]

 

[Landscape Times 지재호 기자] 충북 충주시 소태면에 위치한 충주 서유숙 펜션은 지난 2015년 충북 최초의 민간정원으로 등록된 곳이다.

남한강 물줄기를 따라 복탄리에 들어서며 작은 비내섬 끝자락에 있는 서유숙 펜션은 전체 면적이 약 3,305m2에 이른다.

입구에 들어서니 왼쪽에는 세 채의 한옥 스테이가 가능한 건물들, 너른 잔디와 공간을 채우고 있는 꽃과 나무들은 주인장의 땀과 노력이 읽혀질 정도로 잘 관리가 되고 있었다.

특이하게도 세 채 중 한 채는 주출입구 문이 측면에 달려 있다. 분명 사연이 있으리란 생각에 서유숙 대표에게 물었다.

“지인이 한옥 건물을 보면서 ‘이걸 건물이라고 지은 것이냐’며 꾸지람을 했다. 답을 알려주지 않아 고민을 하고 있었는데 어느 달 밝은 밤에 달빛이 측벽을 밝게 비췄다. 그래서 전화로 지인에게 물었더니 ‘이제 알았느냐’는 말을 해 줬다”라며 서 대표는 당시를 설명했다.

이어 지인은 “너네 집이라고 너만 생각하냐, 게스트를 이용하는 사람도 권리가 있다”는 말이 큰 울림으로 다가왔다고 한다.

높이 5미터 정도의 단차가 있는 법면을 끼고 오르면 왼쪽에 원래 가옥으로 이용했지만 현재는 리모델링한 흰색 카페가 있고 우축에는 한옥스테이가 가능한 건물들이 나란히 늘어 서 있다.

 

제1호 충북 민간정원으로 등록된 충주 서유숙 펜션 정원    [사진 지재호 기자]
제1호 충북 민간정원으로 등록된 충주 서유숙 펜션 정원 [사진 지재호 기자]

 

제1호 충북 민간정원으로 등록된 충주 서유숙 펜션 정원    [사진 지재호 기자]
제1호 충북 민간정원으로 등록된 충주 서유숙 펜션 정원 [사진 지재호 기자]

 

제1호 충북 민간정원으로 등록된 충주 서유숙 펜션 정원    [사진 지재호 기자]
제1호 충북 민간정원으로 등록된 충주 서유숙 펜션 정원 [사진 지재호 기자]

 

이중 별채와 아소정, 덕연재, 정연 4객실과 해인숙 5객실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들 방마다 크기와 분위기 모두 다르게 돼 있다고 한다.

한옥 툇마루에 걸터앉아 남한강 쪽을 바라보며 시선을 내리면 울타리를 따라 조성된 정원이 눈에 든다. 수양홍단풍이 왼쪽에 하나 그리고 우측 끝에 하나씩 식재돼 있다. 포인트를 주는 개념으로 보였다. 그런데 이 부분에도 이야기가 숨어 있었다.

서 대표 말에 따르면 “자신의 욕심 때문에 컬러를 망쳤다”고 한다. 원래 오른쪽에만 심겨 자라고 있었지만 올해 왼쪽에도 하나 더 심어서 균형을 맞추려 했던 것이다.

그런데 이게 화를 불러 전체적인 컬러의 균형을 잃고 자연스런 조화를 깨뜨려 주변과 맞출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을 하고 있다고 한다.

카페 앞 정원은 가장 공을 많이 들인 곳이다. 소나무 35그루가 한옥 지붕 위까지 덮을 정도로 무성했다고 한다. 이 또한 지인의 지적 한 마디에 마음이 움직이면서 소나무들을 모두 다른 곳으로 이식했다. 그러자 한옥 지붕의 선이 보이더니 그 뒤로 녹지와 푸른 하늘 등 전통정원에서 말하는 아름다운 차경이 눈앞에 펼쳐진 것이다.

“내 애착을 봤다. 나무들이 실려 나가면서 내 애착도 같이 실려 갔다. 그때 느낀 것이 채우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라고 서 대표는 당시를 회상했다.

수국을 사다가 심기도 했으나 온실에서 비료 먹고 자란 식물과 이곳에서 자생한 식물들의 컬러가 따로 놀아 건물 뒤로 이식했다.

 

제1호 충북 민간정원으로 등록된 충주 서유숙 펜션 정원    [사진 지재호 기자]
제1호 충북 민간정원으로 등록된 충주 서유숙 펜션 정원 [사진 지재호 기자]

 

소나무 35그루를 내 보냈더니 아름다운 차경을 선물했다.   [사진 지재호 기자]
소나무 35그루를 내 보냈더니 아름다운 차경을 선물했다. [사진 지재호 기자]

 

억새가 꽃이 올라오면 지붕 정도 높이에서 살랑일 수 있도록 철재 구조물로 에지를 만들어줬다. 산 아래 밤나무 밑에는 봄이 되면 애기똥풀이 지천이라 아름다운 들판을 보여준다.

식물의 컬러를 맞춰주기 위해 단연초만 군데군데 심었고, 초화류만 계절에 따라 바꿔주고 있지만 나름 철칙을 가지고 작업을 한다. 주변 환경의 컬러를 깨뜨리지 않는 보색대비가 그것이다.

현재 북유럽의 그라스를 심어 놓은 상태다. 잡초와 함께 그라스를 심어 몽환적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함이다. 꽃의 화려한 컬러만을 지양하기 위함이기도 하다.

서 대표는 요즘 ‘자연적인 부분’에 대해 집중하고 있다. “나는 조금 야생적인, 자연적인 부분들을 남겨두고 싶다”라는 그녀의 말처럼 올 가을 어떤 분위기로 맞이해 줄지 사뭇 기대하게 만든다.

[한국조경신문]

 

서유숙 대표는 조금 더 야생적이고 자연적인 부분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사진 지재호 기자]
서유숙 대표는 조금 더 야생적이고 자연적인 부분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사진 지재호 기자]

 

지재호 기자
지재호 기자 cjh@latimes.kr 지재호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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