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망대에서 바라 본 고스락 풍경   [사진 지재호 기자]
전망대에서 바라 본 고스락 풍경 [사진 지재호 기자]

 

[Landscape Times 지재호 기자] 전라북도 북서부에 위치한 금강과 만경강이 품어 안은 생명의 땅 익산.

일부를 제외하고 대부분이 구릉과 충적평야로 넓게 자리하고 있는 평평한 땅이다. 남부 서안형 기후구에 속하고 있는 이곳은 연평균 13도로 영하 1도에서 영상 27도로 마냥 춥지도 덥지도 않은 기온을 보이고 있다.

익산에는 국립익산박물관을 비롯해 나바위 성당, 영화 ‘홀리데이’, ‘7번방의 선물’을 촬영했던 교도소 세트장이 인스타스팟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곳이다.

그리고 또 한 곳이 있다. 4,000개의 항아리들이 강력한 아우라를 뿜어대며 뚝심있게 자리하고 있는 ‘고스락’을 빼 놓을 수 없는 명소로 손꼽히고 있다.

 

고스락 내 정원 길   [사진 지재호 기자]
고스락 내 정원 길 [사진 지재호 기자]

 

[사진 지재호 기자]
[사진 지재호 기자]

 

친근하기에 더 아리다

고스락은 익산대로를 따르다 보면 만나게 된다. 하지만 고가도로 측면에 있다 보니 정신 차리고 살피지 않으면 지나칠 수 있을 정도로 운전 중에는 잘 안 보인다.

건물 한 켠에 주차를 하고 좁다라 한 완만한 길을 걸어 오르니 ‘왠지 뭔가 있을 것 같은 느낌’을 받게 된다. 기대감이다.

넓은 평야에 항아리들이 끝 모르게 자리할 것이라는 생각이 설렘이 가득해 진다.

한 눈에 다 들어오지 않는 나열된 4,000개의 항아리들이 흐트러짐 없이 자리해 있었다. 과장을 보태자면 마치 ‘이 자리에서 죽겠다’는 마음으로 다리를 땅에 심은 것처럼 범접할 수 없는 아우라가 퍼짐을 느꼈다.

어렸을 적 방학 때 친할머니 댁 마당에서 보았던 항아리들. 어머니가 된장 좀 달라하시면 할머니께서 손 크게 담자 “냄새난다”며 조금만 달라고 티격 대던 모습은 영화의 한 장면처럼 지난다.

이젠 그 때의 모습이 진한 향수처럼 스치기만 해도 코끝이 찡해지는 시간이 됐다.

 

카페에서 바라 본 외부   [사진 지재호 기자]
카페에서 바라 본 외부 [사진 지재호 기자]

 

[사진 지재호 기자]
[사진 지재호 기자]

 

[사진 지재호 기자]
[사진 지재호 기자]

 

시간이 보약이다

이곳은 영농조합법인에서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만큼 누구에게나 개방해 방문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누리집에서도 알 수 있듯이 얼마 전까지는 3,500개 정도의 항아리가 있었다.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장맛이 알려지면서 지금처럼 4,000여 개로 늘었다고 한다.

‘으뜸’을 뜻하는 순수 우리말인 고스락은 3년 이상 간수를 뺀 천일염으로 자연발효 시킨 장을 생산하고 있다. 82600제곱미터(약 2만5000평) 규모의 공간에는 된장 품은 항아리만 있지 않다.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만큼 예쁜 카페도 있다. 카페에는 토굴숙성실도 있는데 2010년부터 최근까지의 다양한 장류들이 숙성되고 있다.

단순히 동선을 따라 항아리만 보는 것이 아니다. 잘 조성된 정원길을 걷다보면 4계절에 따라 바뀌는 식물들의 색깔도 궁금해질 정도로 정성스럽게 조경도 잘 돼 있다.

한 켠에 비교적 큰 연못 주위에는 단풍과 소나무, 잣나무들이 즐비하고 곳곳에 평상이 놓여 길손들이 잠시 숨을 고를 수 있게 배려했다.

이곳을 방문한다면 꼭 잊지 말고 전망대에 오를 것을 추천한다. 그 광경 속에서 각기 품고 있는 나만의 BGM이 생각날 테니.

[한국조경신문]

 

[사진 지재호 기자]
[사진 지재호 기자]

 

아기자기한 모습의 항아리들   [사진 지재호 기자]
아기자기한 모습의 항아리들 [사진 지재호 기자]

 

재미있는 표정의 항아리들   [사진 지재호 기자]
재미있는 표정의 항아리들 [사진 지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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