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시대] JYP의 가치, 조경의 가치
[조경시대] JYP의 가치, 조경의 가치
  • 김수봉 객원 논설위원
  • 승인 2019.04.01
  • 호수 53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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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봉 계명대 공과대학 도시학부 생태조경학전공 교수
김수봉 계명대 공과대학 도시학부 생태조경학전공 교수

지난 일요일 어느 TV방송의 예능프로그램에서 JYP의 설립자 박진영이 ‘꿈’에 대한 자신의 철학을 다른 후배 연예인들에게 강연 방식으로 이야기하는 것을 유심히 보았다. 박진영은 그의 강연에서 ‘나는 무엇이 되고 싶다’가 아니라 ‘나는 무엇을 위해 살고 싶다’가 꿈이 되어야 하며, 내가 내 인생 전체를 바칠 만한 ‘가치’를 찾아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꿈은 ‘위치’보다는 ‘가치’를 찾는 과정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평소에도 JYP소속 가수들에게 대중에게 존중받는 연예인이 되려면 무엇보다도 진실 된 사람이 되어야 하고, 자기 일에 늘 성실하며 주위 사람들에게 항상 겸손한 사람이 되라고 조언한다. 나는 박진영의 강의 중에서 그가 강조하는 ‘가치’라는 단어에 관심이 갔다. 그리고 그 관심은 ‘조경의 가치’로 확대되었다.

사회과학분야에서 거론되는 ‘존재(sein)’와 ‘당위(sollen)’라는 개념이 있다. 사전적 의미로는 ‘존재(存在)’는 말 그대로 ‘있는 것’을 말한다. ‘존재(存在)’는 우리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 사실적 진리, 과학의 영역이며 존재의 영역이다. 존재하는 것은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옳고 그름의 가치판단이 개입될 수 없는 객관적 영역인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이것을 사실(fact)이라고 부른다.

‘당위(當爲)’는 ‘해야 하는가’, ‘하지 말아야 하는가’에 대한 명령이라고 정의하며 주관적 영역이다. 당위는 바람직한 모습이나 행동, 보편적인 정의를 말하며 철학의 영역으로 인간이 추구해야할 바람직한 가치(value)를 말한다.

그렇다면 조경의 사실적인 진리 혹은 있는 그대의 모습은 무엇일까? 우리나라에 조경이 소개되었던 1970년대에 비해 현재의 조경은 그 양과 질에 있어 비약적인 발전을 했다. 그러나 아직도 대중들은 조경을 나무를 심는 건설업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것으로 인식하고 있고, 조경학과 학생들조차 조경이 무엇인가에 대하여 제대로 답을 하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2014년 <환경과 조경> 1월호 특집 <309인에게 조경의 리얼리티를 묻다>에서 조경 비전문가 100인에게 조경하면 떠오르는 것을 묻자 그들이 대답한 것은 “꽃, 나무, 돌, 인공 정원, 공원, 조명, 아파트 정원의 물길” 등등 조경은 “나무나 정원 혹은 공원” 이라는 것이다. 한편 같은 질문을 받은 조경전문가들은 “생명의 이불, 조경은 나무 심는 것, 사람과 자연만이 존재하는 그 곳, 일상, 땅의 이야기” 등 좀 심오한 듯 어려운 이야기를 했다. 전문가의 의견 중 필자가 주목한 답은 “조경은 나무 심는 것”이라는 의견이었다. 비전문가들이 제시한 도시의 자연인 “나무, 꽃, 물 그리고 돌” 등의 자연 소재로 특히 “나무를 심어” 도시 내에 공간과 장소를 만드는 건설업이 조경의 사실적 진리다.

예능프로그램에서 박진영은 내 삶의 모습이 귀를 기우릴 만한 어떤 가치를 가지고 살아가야 남들에게 존중을 받는 사람이 된다고 했다. 특히 그는 연예인들은 실력보다 인성과 도덕성이라는 가치를 가져야 존중받는다고 지속적으로 주장하면서 그 가치는 개인에 따라 다를 수 있다고 했다. 그가 말하는 가치는 철학의 영역이고 주관적이라는 뜻이다.

개인적으로 학생들과 조경에 종사하는 졸업생들에게 조경이라는 학문 혹은 업(業)이 사회적으로 ‘존중받는 직업’이 되기 위해서 조경에 종사하는 사람들 개개인이 조경의 가치를 새롭게 정립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오랫동안 여러 가지 조경의 가치에 대하여 많은 생각했는데 그 중 한 가지를 소개해 본다.

앞서 나는 조경은 ‘나무를 심어 공간과 장소를 만드는 건설업’이라고 주장했다. 이렇게 조경이 자연을 소재로 자연미를 창조하는 것이 다른 토목이나 건축 같은 건설업과 다른 점이다. 그래서 조경의 가치가 이러한 ‘다름’에 있으며 조경의 가치도 여기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도시를 생태계로 가정할 때 도시는 주택, 도로, 공장 등과 같은 인공시스템과 하천이나 산, 호수, 숲, 도시공원과 같은 자연 시스템으로 이루어진다. 외부의 화석연료로 만들어진 석유나 석탄 혹은 가스와 같은 에너지에 주로 의존하는 건축과 토목이 만드는 인공시스템은 많은 대기오염과 수질오염 그리고 생태계파괴와 같은 엔트로피를 만들어 낸다. 이러한 환경쓰레기는 도시의 도시열섬현상은 물론이고 지구온난화에도 악영향을 미쳐 인간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반면 태양에너지에 주로 의존하는 공원과 녹지 그리고 숲과 연못 그리고 호수 등은 조경에 의해 주로 조성되며 인공시스템에 비해 아주 적은 엔트로피를 도시에 남긴다. (이러한 조경의 역할을 대중들이 알기는 할까?) 더하여 조경은 도시생태계에 자연을 공급함으로써 인공시스템의 과잉공급으로 황폐해진 도시와 그 곳에서 고통을 받으며 살고 있는 사람들을 치유(healing)한다. 치유의 과정이 지나면 도시의 생태시스템과 그 곳의 사람들은 서로 조화(harmony)를 이루며 살게 된다. 이러한 조화로운 환경은 생태계와 도시민들을 건강(healthy)하게 만들며 결국 건강해진 도시의 사람들은 건강해진 도시환경 속에서 행복(happiness)한 삶을 살게 될 것이다. 이렇듯 토목이나 건축에 비해 덩치는 작지만 나무 한 그루로 인하여 지구 온난화 방지, 도시열섬 완화, 미세먼지 줄임 그리고 도시민에게 치유를 통해 조화와 건강과 행복을 선물하는 “환경과 인간을 위해 봉사(奉仕)하는 격이 다른 건설업”이라는 것이 조경의 여러 가치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한다.

필자는 우리 도시의 미래를 책임 질 학생들에게 최소한 이 정도 조경에 대한 가치 한 가지는 정립해서 조경을 공부하고 사회에 나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조경이 연봉 얼마짜리 직업군에 속한다는 이야기가 때로는 현실적이지만 ‘봉사하는 조경인’라는 꿈과 가치에 대하여 토론하는 것이 조경학과 재학생이나 졸업생 모두에게 조경에 대한 긍지와 자부심을 준다고 생각한다. ‘연봉 많이 받는 조경인’은 ‘위치’이고 ‘수단’이 이지만 환경과 사람을 위해 ‘봉사하는 조경인’은 ‘가치’이고 ‘꿈’이기 때문이다. 우리들은 젊은 조경인 들에게 이러한 ‘가치’와 ‘꿈’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그들이 사회에 나가서 조경의 주 고객인 대중으로 부터 ‘봉사하는 진실 된 사람’의 모습이 받아들여 질 때 비로소 조경은 박진영의 말처럼 ‘존중받는(respected)’ 직업이 될 것이라 믿는다.

김수봉 객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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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배 2019-04-02 16:31:05
i am gro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