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시대] 정원에 무엇이 있나-두 번째 이야기
[조경시대] 정원에 무엇이 있나-두 번째 이야기
  • 김승민 객원 논설위원
  • 승인 2019.02.27
  • 호수 5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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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민 객원논설위원
김승민 디자인 봄 대표
김승민 디자인 봄 대표

지난번 조경시대 칼럼 ‘정원에 무엇이있나’에서 필자는 정원에 소통과 인간본질의 심미적 치유가 함께 있음을 강조했다. 사적인 공간과 공적인 공간이 병립하는 공동주택에는 정원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

지극히 사적인 공간으로서 개인정원은 취향이나 사고에 따라 차별적 공간으로 조성한다. 그러나 공원 내 또는 공공공간에서의 정원과는 분명 차별이 있다 하겠다. 공공 공간 특히 공원에 정원 도입이 어려운 것은 조성 이후 심고 가꾸기를 수반하는 유지관리일 것이다.

일반적으로 지금까지 유지관리가 수월한 목본류를 중심으로 공원을 계획하고 시공해왔는데 아마도 공원이 사랑을 덜 받아온 이유로 딱딱한 목본 중심의 공원, 광장을 차지하는 큰 면적의 포장면 중심의 공원을 들 수 있다. 현재 초화류 식재를 늘려가는 추세다. 각 지자체들이 해마다 증가하는 정원박람회, 국가정원, 지방정원, 민간정원 등과 연계해 이러한 변화를 유도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초화류나 지피식물 중심으로 유지관리가 어려운 것은 사실이나 유지관리를 지역주민 단체나 시민단체, 그리고 이용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한다면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이다. 꽃이나 풀이 주는 정서적 감정은 목본위주의 정원과 달라 초화류가 심긴 정원에는 적재적소에 맞는 첨경물을 필요로 한다. 지난번 칼럼 ‘정원에 무엇이 있나’의 결론은 인간본연의 심미적 안정감과 치유를 담아둬야 하며, 치유를 동반한 타인과의 소통, 그리고 정원소재인 식물과 첨경물, 정원시설물이 주제에 따라 들어와 자리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요즘 정원박람회장을 방문해보면 유사한 정원소재를 이용한 비슷비슷하고 어디서 본 듯한 정원형태가 더러 있다.

이번 정원박람회에 전시된 작품은 왜 특징적이지 않을까? 왜 자주 출품하는 작가들의 작품에 개성이 나타나지 않을까? 순천이나, 서울, 경기, 울산 등 지자체별 국내 정원박람회가 국토를 쓸고 지나갔다. 그동안 출품된 작품들을 보면 비슷비슷하여 괄목할만한 작품도 눈에 띄지 않았고 차별성이 없는 유사 제품처럼 느껴졌다. 필자는 그 이유와 대안을 작품선정과 시상에 대한 두 가지 측면에서 생각해봤다. 첫째, 정원박람회 작품선정에 대한 이야기이다. 주최 측이 제시한 정원박람회의 방향성과 결합된 전시정원 주제를 살펴보면 선정된 작품의 차별화는 미흡할 수 밖에 없다. 정원박람회에 따른 정원주제를 살펴보면, 경기정원문화박람회는 ‘정원 집으로 가는 길’(2018년), ‘정원, 도시의 숲이 되다’(2017년), ‘도시, 정원을 꿈꾸다’(2016년) 등이고, 서울정원박람회의 경우 ‘서울 피크닉(부제 : Green Week)’(2018년) ‘너,나, 우리의 정원’(2017년), ‘정원을 만나면 일상이 자연입니다’(2016년) 등이다. 주제 자체가 두루뭉술하다보니 정원출품자에게 디자인계획에 대한 세부적 차별성을 요구하지도 않을 더러 지역적 맥락도 부족하다. 상징적인 주제를 사용하다보니 전 국토의 정원이 비슷한 내용으로

꾸며지는 것은 당연할 귀결일 것이다. 따라서 정원주제를 선정할 때는 보다 구체적이고 선명한 주제로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자칫 정원 주제에 갇혀 고정된 정원계획 및 작품을 양산하는 것도 우려되는 사항이다. 예를 들면, 2018년 어느 공공기관에서 정원박람회를 개최하며 무궁화를 주제로 공모한 적이 있었다. 정원박람회의 작품이 다른 지역과 성격이 뚜렷한 것을 볼 수는 있었으나, 너무 협소한 주제로 인해 작품이 오히려 경직되어 버린 것은 아닐까 하는 염려가 컸다.

작품선정 과정에도 디자인적인 측면만 고려하지 말고 정원주제를 잘 표현했는지, 현실성과 시공성, 예산범위 등 평가기준이 분명하고 공정성이 수반돼야 할 것이다.

두 번째는 정원박람회 시상과 평가에 대한 부분이다. 작품이 선정되었다면 선정 사유 또는 비평이 작가들에게 전달되어 어떤 점이 우수한 평가를 받아 선정됐는지를 알려줘야 한다. 탈락된 작품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코멘트가 필요하다. 이런 비평들이 작가들에게 전달된다면 개인적으로도 발전이 있고, 정원박람회의 수준도 향상될 것을 믿는다.

어느 해인가 정원박람회 시상식이 끝나고 정원 출품작가로부터 ‘제 작품이 왜 수상을 했나’라는 질문을 받았다. 개인적인 평을 말해줬으나, 아쉬웠던 점은 평가위원들의 공통된 작품 평가 및 선정 이유를 작가들과 공유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작품들에 대한 자유로운 비평 속에 정원작가도 역량을 키워나갈 것이며 정원박람회의 수준도 매년 발전해나갈 것이다.

지난 번 칼럼에 이어 이번 칼럼에서도 정원을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서 다양한 정원박람회에서 개선돼야할 몇 가지를 정리해봤다. 매년 개최되는 정원박람회가 독창적이고 특색 있는 정원, 지역적 어메니티(정체성)가 담긴 창의적인 정원작품으로 관람객과 만나길 그리고 또다시 탐방하고 싶은 마음이 들 수 있는 그런 장이 되기를 응원한다.

정원박람회가 정원에 대한 인식, 공원및 개인정원에 미칠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 실험적인 정원과 도전적인 정원을 제시하여 다양한 식물소재와 첨경물의 발견, 정원작가발굴 등이 어우러진 정원생태계가 형성되어 정원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한국조경신문]

김승민 객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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