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시대] 어느 조경학전공 교수의 방학
[조경시대] 어느 조경학전공 교수의 방학
  • 김수봉 객원 논설위원
  • 승인 2019.02.20
  • 호수 52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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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봉 계명대 공과대학 도시학부 생태조경학전공 교수
김수봉 계명대 공과대학 도시학부 생태조경학전공 교수

필자는 올해로 24년차에 접어드는 조경학전공 교수다. 6월이나 12월의 학기말이 다가오면 주위의 지인들로부터 한 번도 빠짐없이 듣는 말이 “교수들은 방학이 있어서 좋겠어요”다. 여기서 ‘좋겠어요’는 자신들은 방학도 없이 열심히 일하는데, 당신들 교수들은 방학 중에 ‘강의가 없으니 편하게 쉴 수 있어서 좋겠다’는 부러움을 가장한 일종의 빈정거림일 것이다. 사실 대학의 방학기간은 업무 후 셔터 내린 은행의 연장근무와 같다. 학생들이야말로 '학업을 쉰다'는 의미의 방학(放學)이지만, 교수들에게는 방학이 없다. 학기의 강의가 끝나고 나면 여러 가지 일을 손에서 놓을 수가 없다는 말이다. 방학은 교수들에게 다음 학기 강의를 준비하는 시간임과 동시에 각종 학교의 사업이나 과제, 논문, 집필, 강의, 자문회의, 해외출장 등으로 해야 할 일들이 쌓여있다.

필자도 고백하건데 어느 한해의 방학도 좋았던 적이 없다. 이번 겨울방학의 경우 필자는 시험채점과 성적 입력을 끝내자마자 2주간의 강의를 위해 중국 허난성(河南省) 정저우시(郑州市) 화북수리수전대학((華北水利水電大學)을 찾았다. 2017년 계명대학교와 화북수리수전대학은 중외합작판학(中外合作办学) 프로그램 운영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중외합작판학 프로그램의 주요 내용은 중국의 교육 기관과 외국의 교육기관이 합작을 통해 공동으로 교과과정을 개설하는 소위 ‘2+2 프로그램’이다. 중국 내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국과 중국의 학과에서 공동의 교육을 시행하는 정책으로 중국의 교육부로부터 승인을 받은 대학만 중외합작판학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다.

실제 2017년 4월 필자는 계명대학교 생태조경학과에 개설된 과목 중 14개 과목을 화북수리수전대학 환경설계학과에 개설을 하는 협약식에 참석하여 교과목의 배정을 주도했다. 특별히 주목할 것은 2016년 하반기 중국 중외합작판학 프로그램을 신청한 중국 대학 중 33개 대학만이 승인을 받았는데 무엇보다 계명대가 한국의 대학 중에서 교류를 승인 받은 유일한 대학이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두 대학이 조경학과를 중외합작판학 프로그램 시행 학과로 선택했다는 것에 특별히 주목할 필요가 있다.

중국 측 파트너대학인 화북수리수전대학은 2017년 9월 해당 교육과정을 이수할 환경설계학과 신입생 60명을 선발했고 2018년 작년에 비해 60명이 증가한 120명을 선발했다. 이 프로그램에 선발된 학생들은 화북수리수전대학에서 2년 교육과정을 이수한 후, 계명대에서 2년 과정을 마치는 ‘2+2 복수 학위제’를 이수하게 된다. 그 일환으로 계명대 생태조경학과의 교과과정 중 13개 과목을 화북수리수전대 환경설계학과에 개설했다. 그 학과에 개설된 생태조경학과의 과목들은 방학을 이용해 계명대 생태조경학과 교수진들이 중국에 파견돼 현지에서 한국어로 우리가 개설한 과목을 직접 중국 대학생을 대상으로 가르친다. 한국어 강의는 1학년과 2학년의 경우 중국어로 통역이 되지만 고학년인 3학년과 4학년은 통역이 없이 강의가 진행된다. 이 프로그램으로 인해 계명대는 2019년 9월부터 매년 수십 명의 중국유학생을 유치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 1월 필자는 신입생을 대상으로 조경학개론 과목을 2주간 하루 4시간 혹은 8시간씩 강의하고 마지막에 시험을 치고 채점하고 성적입력을 한 후에야 귀국했다. 강의는 아침 8시에 시작해 12시에 오전강의가 끝나고 오후강의는 2시 반부터 6시반 까지 이어지는 14일간 총 16박 17일의 대장정이었다. 필자는 강의를 마치고 귀국하는 비행기에서 집에 돌아가면 당분간 푹 쉬어야겠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귀국하고 짐을 풀 시간도 없이 다음날 수성구청 공원녹지과장으로부터 만나자는 연락을 받았다. 그는 수성구청에서 30일 어린이놀이터 관련 포럼을 준비하는데 주제발표를 해달라는 요청을 해왔다며 완성된 포럼 프로그램을 보여줬다. 다음날부터 어린이공원 관련 주제발표를 위해 자료준비를 하고 있는 중에 KBS 대구총국에서 전화가 왔다. <대구경북 시사진단>이라는 시사 프로그램에서 공원일몰제를 주제로 31일 녹화를 해야 하니 토론자로 참석해달라는 요청이었다. 작가로부터 예상 질문 리스트가 메일로 날아왔다. 도시공원 일몰제는 매우 민감한 사안이라 질문에 대한 답을 정확하게 할 필요가 있었다. 어린이공원과 도시공원일몰제 라는 두 주제를 준비하는데 2주가 소비되었다.

30일 수성구청 포럼도 31일 KBS 녹화도 무사히 마쳤다. 명절을 보내고 학교 메일을 열어보니 시청과 구청에서 자문회의에 참석해달라는 요청 메일과 대학의 이사회 참석 요청 메일 등 여러 메일이 와 있었다. 회의참석하고 자문내용 글로 써서 보내고 이사회 참석하고 나니 우리대학 대학원 융합학과 박사과정에 입학해 방학 중 강의를 받고 있는 중국 학생들 4명에 대한 논문지도가 필자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들은 현재 중국대학 교수들이다. 그들과는 지난달 귀국해서부터 서너 번 만나 논문내용에 대한 지도를 하고 며칠 전 마지막 미팅을 가졌다.

2월 11일에는 지난해 말 대구광역시 동구 지속가능위원회 총회에서 약속한 지속가능위원회 위원들을 대상으로 지속가능한 어린이 놀이터 조성에 대한 강의를 하고, 신암공원의 어린이놀이터를 직접 찾아가 친환경 놀이터 개선방안에 대해 위원들과 의견을 나눴다. 숨 돌릴 틈 없이 카카오 톡으로 라펜트 <녹색시론> 원고마감이 18일이라고 연락이 왔다. 원고준비하려고 연구실과 카페를 전전해 이번엔 마감시간에 쫒기지 않고 원고를 보냈다. 이어 한국조경신문에서 조경시대 원고마감이 19일이라는 문자를 받았다. 논설 주제 3가지 정도를 준비하다 어제는 대구시 행정 부시장실에서 도시공원일몰제 관련 자문회의에 참석했다. 집으로 돌아오면서 교보문고에 들러 다음 학기 대학원 교재를 골라 학생들에게 통보했다. 오늘 아침 학회장에게서 학과장이 부재중이라 19일 학위수여식에 상장수여와 총장님 축하말씀을 필자가 대신 해달라고 카카오 톡이 왔다. 그렇게 하겠다고 카카오 톡을 보냈다. 이렇게 나의 방학은 지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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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2019-02-21 09:35:42
신문 기고글입니다. 바쁘시면 안하시고 다른분께 넘기는게 독자들한테 예의일 것입니다. 원하지도 않았는데 억지로 한가할것 같다는이유만으로 수락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누구나 바쁩니다. 선택은 본인이 합니다. 이런 글이 조경시대 논설과 무슨 상관이 있나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네요.. 짜증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