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ndscape Times 이수정 기자] 한국조경신문이 창간 11주년을 맞이해 네덜란드 출신의 플랜트 디자이너 피에트 우돌프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다섯 번의 계절 : 피에트 우돌프의 정원(Five Seasons : The Gardens of Piet Oudolf)’을 지난 8일 한국영상자료원에서 상영했다.
영화 상영 사전접수창이 열리자마자 이틀 만에 신청 마감돼 정원‧조경‧ 식물 등 관련 종사자들 및 전문가들의 우돌프에 대한 열정을 방증하기도 했다. 우돌프가 조성한 공공정원 식재 디자인의 대명사 하이라인 파크의 경우, 서울 청계고가를 공원으로 재생한 서울로 7017의 롤 모델로 떠올라 주목받은 바 있다.
상영 당일 오후 7시. 금요일 저녁 시각임에도 300여 명의 관람객으로 찬 객석은 우돌프의 정원을 영상으로 볼 수 있다는 설렘으로 술렁였다. 네덜란드 훔멜로 정원을 가보지 못한 한국의 정원애호가들에게는 절호의 기회였다. 영화가 시작되자 바람 따라 물결치는 식물들, 고요 속에 울리는 새소리, 그리고 마치 식물들과 무언의 대화를 나누듯 빚어낸 다섯 계절의 장면에서 탄성이 쏟아졌다. 무엇보다 평생에 걸쳐 식물을 실험하며 자연과 교감한 우돌프의 육성과 시선을 통해 오롯이 그의 인생을 엿볼 수 있어 감동은 배가됐다.
영화는 꽃이 화려하게 피는 봄이 아닌 가을에서 시작해 가을로 끝난다. 우돌프를 아는 이라면 이러한 순환구조에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영화 속에서 우돌프가 카메라를 향해 정원 또한 삶과 다르지 않음을, 아름답지 않은 것에서 진정한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여정이라 말한 것처럼 죽음과 쇠락의 순간도 정원의 일부이자 인생의 단편임을 강조함이다.
영화 상영 전 김부식 한국조경신문 대표는 인사말에서 지난 해 조경신문이 걸어온 길을 떠올리며 “감회가 새롭다. 신문이 다시 살아나 이런 문화행사도 기획할 수 있었다. 이틀 만에 영화 신청이 완료됐다. 6개 회사에서 협찬해 이 자리가 마련될 수 있었다”며 “영화를 최소한 봄가을 상영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여러분들이 관심 많이 가져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김 대표의 인사말에 이어 영화의 영문 자막을 번역한 ‘아우돌프 연구회’가 무대에 섰다. 영화 상영을 제안한 김원희 가든디자이너‧엘리그린앤플랜츠 대표는 “아우돌프 연구회 활동하면서 영화를 알게 됐다. 도무지 한국에서는 볼 길이 없어 감독인 토마스 파이퍼에게 연락해 상영하는 방법을 찾았다. 한국조경신문 측에 제안하니 흔쾌히 상영 결정을 했다. 통 크게 무료로 상영 기획한 한국조경신문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아우돌프 연구회 회원인 오세훈 조경그룹 이작 과장은 “우돌프 이름이 네덜란드어로 발음하면 피트 아우돌프다. 혹시 그를 만나게 되면 피트 아우돌프라 불러달라”고 덧붙였다.
영화 상영 후 한국조경신문은 자연주의 식재디자인의 아이콘이자 정원의 마술사로 불리는 피에트 우돌프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전국 곳곳에서 개최되는 정원박람회장에서 상영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영화 상영은 (주)한국조경신문이 주최‧주관, (주)디자인파크개발, (주)스페이스톡, (주)예건, 아침고요수목원, 우리씨드그룹, 키그린(주)이 협찬으로 진행됐다. [한국조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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