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ndscape Times 이수정 기자] 아시아 최초로 울산 태화강국가정원에 피트 아우돌프의 정원이 조성되는 가운데 지난 8일(수) 태화강국가정원을 찾은 자연주의정원의 선구자 아우돌프와 그의 식재디자인에 대한 대중적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자연형 식재디자인으로 정원의 미학을 다시 쓴 아우돌프는 인공의 정원에서도 자연식생이 가능함을 일깨웠다. 기존 동일성의 식재원칙에서 벗어나 여러해살이풀과 자생식물에 천착해 말라붙은 꽃대나 바람에 따라 흔들리는 가지와 잎 등 식물의 구조에서 식재디자인의 본질을 찾으면서 정원에 야생의 분위기를 끌어왔다.

수명이 긴 여러해살이풀과 자생식물을 심고 훼손된 서식처를 복원하는 역할을 정원에서 실현했다는 점에서 정원은 단순히 심미적인 기능을 넘어 탄소배출을 줄일 수 있는 지속가능성과 생물다양성을 담보해야 하는 공간이 됐다.

이를 위해서는 정원 조성 시 식재디자인은 전략적으로 설계돼야 한다. 책은 ‘식재디자인’ 제목처럼 아우돌프가 ‘자연형 식재’를 위해 식물을 어떻게 사용하고 배치하는 데 집중한다.

무엇보다 공동 저자인 노엘 킹스버리는 아우돌프의 식재디자인의 핵심인 여러해살이풀 중심으로 현장 사진과 식재도면, 식물해설로써 자연형 식재 방법을 명쾌하게 설명했다.

특히, 식물을 조합하고 나란히 배치하는 법을 세부적으로 소개한 ‘식물 조합하기’ 장에서는 한 식물이 다른 식물 옆에서 왜 아름답게 느껴지는지, 특정 시기에 식물이 아름답게 보이도록 연출하려면 어떻게 조합해야 하는지, 어떤 식물 그룹은 왜 다른 그룹보다 빠르게 변화하는지 정원 일을 해본 이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답을 친절하게 내놨다.

또한, 시간이 지남에 따라 여러해살이풀의 생존과 번식, 죽음과 소멸을 결정짓는 이슈를 살펴보며 지속적인 유지관리만 아니라 초기 계획 단계부터 정원사들이 반드시 알아두어야 할 내용을 담았다.

아울러, 아우돌프가 정원에 즐겨 사용하는 다양한 여러해살이풀들의 특성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식물 목록도 수록했다.

식재디자인은 미적 기능과 과학적 지식이 결합된 분야다. 아우돌프와 킹스베리가 평생 지지해왔던 지속가능성과 생물다양성이라는 정원조성 원칙을 따르면서도 현실적으로 실천 가능한 방법론을 구체적으로 해설하고 있다는 점에서 책은 현장종사자인 정원디자이너를 비롯해 개인정원사나 조경가, 건축가에게도 많은 영감을 줄 수 있다.

[한국조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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