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에트 우돌프와 영화 ‘피에트 우돌프의 정원, 다섯 개의 계절' 토마스 파이퍼 감독(사진제공 Five Seasons Media LLC)
피에트 우돌프(왼쪽)와 영화 ‘피에트 우돌프의 정원, 다섯 개의 계절'을 연출한 토마스 파이퍼 감독(사진제공 Five Seasons Media LLC)

[Landscape Times 이수정 기자] 한국조경신문이 창간 11주년을 맞아 피에트 우돌프에 대한 다큐멘터리 ‘피에트 우돌프의 정원, 다섯 개의 계절(Five Seasons : The Gardens of Piet Oudolf)’이 내달 8일 한국영상자료원에서 상영된다.

네덜란드에 있는 훔멜로 정원부터 뉴욕 하이라인, 시카고 밀레니엄파크, 루리 파크 등 전 세계 사람들의 찬사를 받는 우돌프의 정원을 관찰하고 촬영한 토마스 파이퍼 감독에게 다큐멘터리 촬영동기와 제작 과정, 그리고 카메라로 포착한 우돌프의 정원세계에 대해 물었다.

2012년 뉴욕 하이라인 정원에 대한 다큐멘터리 작업을 끝냈다. 정원과 식물에 대한 다큐멘터리 제작 동기가 있었나?

2012년 ‘Diller Scofidio + Renfro’라 불리는 뉴욕 하이라인 파크를 디자인한 건축회사에 대한 영화를 만들면서 우연히 우돌프를 만났다. 우리는 뉴욕에서 맥주를 마셨고 그는 훔멜로에 있는 그의 정원을 아이패드에 있는 수백 장의 사진을 우리에게 보여줬다. 처음엔 내가 훔멜로 정원에 초점을 둔 단편 영화를 만드는 것이 아주 흥미로운 프로젝트가 될 것이라 생각했고 그에게는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지 보여줄 게임이었다. 우돌프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풍부한 캐릭터였고 이 프로젝트는 장편의 다큐멘터리로 제작되기 위한 범위에서 커져갔다.

처음 우돌프의 작업을 알게 된 건 시카고의 건축가 진 강에 대한 영화를 만들고 있었을 때다. 나는 시내에서 그녀의 건축물을 촬영하고 있었는데 그녀가 시카고 아트 인스티튜트 앞 밀레니엄 파크 안에서 롱 쇼트로 촬영하기를 추천했다. 우돌프가 밀레니엄 파크 내 루리 가든을 막 완성했을 때다. 그녀의 건축물을 촬영하기 위해 정원으로 들어갔을 때 나는 정원의 분위기에 심취해 서성이며 완전히 길을 잃은 자신을 발견했다. 그게 우돌프의 정원에 대한 최초의 경험이었다. 전에는 그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

나는 결코 그 경험을 결코 잊지 못했고 그 후 정원을 경험했던 최초의 순간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이해하기 위해 더 많은 것을 배우고자 열망했다.

다큐멘터리 제작기간은 얼마나 걸렸나?

처음에는 사계절 내내 촬영하고자 결정했다. 연대기적 아이디어에 맞춰 이야기 구조를 덧입히고자 했으나 처음부터 다가가기보다 다른 계절 동안의 특정 주제를 다루는 것이 더 낫다고 깨달았다. 예를 들면, 비교적 늦게 진출한 우돌프의 경력을 여름보다 오히려 겨울에 토론하게 했다. 2년 째 촬영하면서 계절들을 위한 또 다른 사이클이 생겼고, 편집은 기본적으로 다른 프로젝트와 병행해 1년 걸렸다. 영화를 제작하는 데 3년 남짓 기간이 소요됐다.

훔멜로 정원에서 사진 촬영 중인 피에트 우돌프(사진제공 Five Seasons Media LLC)
영화 속 장면. 길에서 우연히 발견한 야생초원에서 사진 촬영 중인 피에트 우돌프(사진제공 Five Seasons Media LLC)

정원을 촬영하는 시선에 명상하듯 정적인 느낌이 깊다. 촬영은 어떻게 진행했나?

정원에 있는 실제의 경험을 최대한 리얼하게 화면에 옮기는 것을 목표로 제작했다. 그리고 우돌프는 제작팀이 정원뿐 아니라 그의 스튜디오 혹은 그의 동료들이나 친구들과 함께 여러 여행의 여정에 함께 할 수 있는 접근을 배려해줬다. 그런 의미에서 진행상 항상 경험적이거나 교육적이었다.

영화 속에 등장한 릭 다케는 “당신의 작업은 우리가 볼 수 없는 것을 보도록 가르쳐준다”고 우돌프에게 말한다. 우돌프의 철학을 대변해주는 대화다.

우돌프와의 상호작용 속에서 공간에서 경험한 것을 포착할 때 단지 공정하기를 원했다. 분명 꽤 주목할 만한 접근이다. 관객에게 그러한 접근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것, 그게 주요 목표다.

그리고 예술가들, 특히 시각 예술가들에 대한 많은 영화들처럼 그림이나 건축물, 정원 혹은 그 주변의 세계를 보라고 누군가 내게 말할 때 나는 항상 전과 다르게 움직인다. 물론 눈과 두뇌의 상호작용하는 방법은 매우 복잡하다. 그러나 예술가의 기본적인 임무는 세계를 다르게 보게 하는 것이다. 영화가 그에 복무할 수 있다면 영화 자체만의 방식으로 혹은 대상으로서 “예술”을 해석함으로써 성취감을 느낀다.

훔멜로 정원에서 식물을 촬영하고 있는 피에트 우돌프의 모습(Five Seasons Media LLC)
훔멜로 정원에서 식물을 촬영하고 있는 피에트 우돌프(Five Seasons Media LLC)

영화 속에서 우돌프는 “진짜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알아가는 것이 인생 여정이다”고 말한다. 영화 전체를 흐르며 인간과 자연 사이 상호작용에 대한 연출이 인상적이다.

나는 자연으로부터 형성된 정원이 항상 사람들과 깊게 연결될 것이라 생각한다. 물리적‧심리적‧정서적 깊이 면에서 우리에게 강한 영향을 주며 자연과 인간 사이의 심오한 연결고리를 설명하는 수많은 책들이 출간되고 있다.

정원은 매일 상호 교감할 수 있는 작은 자연의 조각 같다. 정원사들은 항상 정원일이 “치유”라 말하곤 한다. 하지만 우돌프의 정원들이 그렇게 찬양되는 이유 중 하나는 정원들이 더 깊은 수준으로 연결돼 있다는 것이다. 그는 다시 심지 않아도 다음 해 다시 싹 트는 주로 다년생 식물을 재배한다. 그리고 그 식물들이 “죽은” 후 어떻게 보이는지에 대해 배려해 식물을 선택한다. 실제로는 죽지 않고 다만 내년 다시 싹 틔우기 전 휴면상태일 뿐인 그런 식물 말이다. 그리고 그는 여름만큼 겨울정원을 염두하고 디자인한다. 그래서 그의 정원들이 사계절 내내 칭송받는다.

그는 탄생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 식물의 생애 주기에 걸쳐 식물을 관찰하는데 이는 1년 동안 우리 자신의 생활 주기를 반영한 것과 같다. “그것은 당신의 영혼 속에서 작동한다”라고 영화 속에서 우돌프가 말하듯 말이다.

이후 피에트 우돌프나 다른 정원 혹은 자연에 대한 이야기는 계속되는가?

계속 우돌프와 그의 정원을 촬영하고 싶다. 하지만 피사체가 항상 카메라를 가지고 다닌다는 건 쉽지 않다. 다른 정원과 경관을 포착하는 일을 시도 중이며 이는 특히 인간과 자연 간의 관계를 만드는 데 관여하는 일, 오늘날 기후 변화에 놓인 위협에서 이것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한 것이다.

나는 이것이 이러한 일련의 프로젝트에서 생산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아마도 한국에서도 훌륭한 이야기가 될 것이며 매우 흥미롭게 진행되리라 본다. [한국조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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