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조경의 천재일우, 마법이 필요하다
[기자수첩] 조경의 천재일우, 마법이 필요하다
  • 지재호 기자
  • 승인 2019.03.11
  • 호수 5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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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ndscape Times 지재호 기자] 최근 몇 일간은 구름에 떠 있는 것처럼 한 걸음 한 걸음이 희망차고 설렘으로 가득했다.

지난 5일 이낙연 국무총리가 제16회 조경의 날 기념식에서 “중앙정부 내 조경직 채용하겠다”는 축사 한 마디가 가져 온 파급력은 동토의 땅에 싹이 트는 기적을 일으킨 것이라 할 수 있다.

천 년에 한 번 만날 수 있는 어려운 기회를 뜻하는 천재일우(千載一遇)가 조경산업에 휘몰아 친 것이다.

조경의 날 기념식이 끝나자 이상석 환경조경발전재단 이사장은 저녁 식사를 제대로 하지도 못한 채 국무조정실 연락을 받고 달려갔다.

이튼 날에는 국토부로부터 ‘조경직 채용의 당위성’에 대해 보고서 제출을 요구 받았다. 기념식 축사의 감동이 가시기도 전에 숨 가쁜 전개가 진행되고 있다.

이낙연 총리는 7일 경북 영주의 공공건축 현장을 방문해 “양적인 팽창과 속도전처럼 집을 짓는 습성을 졸업할 때가 됐다”고 말하며 “공공건축물을 혁신하고 조경을 함께 고려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강조했다.

불과 이틀 만에 조경에 대한 각별함을 다시 한 번 인지시킨 것이라 할 수 있겠다. 얼핏 보면 그 정도 말이 뭐가 그리 대수냐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조경산업은 대한민국 건설산업 발전에 지대한 역할을 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건축과 토목에 밀려 중요 구성원이 아닌 ‘나무 심고, 가꾸는’ 정도로만 취급돼 왔다.

조경은 도시환경과 자연환경의 곳곳을 보다 인간에게 쓸모 있고 아름답게 다듬고, 가꾸는 역할을 담당해 왔다. 도시녹색정책은 조경이라는 공식이 성립되는 이유도 이것이다.

사회적 문제로 야기되고 있는 미세먼지는 조경이 해답이다. 도시에 건축물로 바람길을 만들어도 결국 식물이 흡수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때문에 건축물에 벽면이든 수직이든, 가로수길이든 조경을 접목해야 시너지가 발생한다는 의미다.

이 총리는 바로 이점을 간과하지 않고 소신을 펼쳤다는 것을 주목해야 한다. 미세먼지 특별법으로 차량제한이나 공장 등 활동제한도 필요하지만 이것이 답은 아니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는 듯 하다.

올해 어떤 식으로든 조경계에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천재일우에는 마법이 필요한 법이다. 팽팽한 대립각이 아닌 어느 한 쪽에 유연함이 작동하면 좋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지난 2015년 조경진흥법이 제정된 이후 조경진흥센터 지정되기까지 횟수로 5년의 시간이 흘렀다. 조금 더딘 움직임에 염증을 느끼고 있을 때 그나마도 단비 같은 소식이었다.

그리고 ‘중앙정부 조경직 채용’, ‘미집행도시공원의 도시재생사업과의 연계’, ‘지자체장들의 공원과 녹지 조성 실적 평가화’ 등 이낙연 총리의 실질적인 메시지는 울림이 컸고 이는 즉각적인 반응이 일기 시작하면서 급변화의 조짐이 일고 있는 상황이다.

준비되지 않은 자에게 기회는 의미 없다. 물들어 올 때 배 띄워야 한다.

이 총리가 기념식장에서 “조경인 여러분과 정부가 함께 그 길을 걷고, 함께 가십시다”라고 강한 메시지는 감동을 넘어 실천적 움직임을 요구하고 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한국조경신문]

지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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