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기본법 토양 삼아 피어난 ‘조경진흥법’

조경진흥법의 역사는 200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환경조경발전재단은 ‘조경기본법’ 제정을 위해 ‘조경법추진소위원회’를 구성하고, 본격적인 사업에 착수한다.

이후 연구용역과 수차례의 검토를 거쳐 2010년 1월 5일 조경 역사상 최초로 조경관련법인 ‘조경기본법안’이 세상에 선보인다.

허천 전 국회의원(옛 한나라당)이 대표 발의한 ‘조경기본법안’에는 국가조경기본계획 수립, 국가조경정책위원회 설치, 조경진흥기금 설치, 조경디자인 기준설정, 국토통일 대비조경사업 등 건축기본법에 상응할 정도의 많은 내용을 담아냈다.

많은 내용을 담다보니 국토해양위원회를 소관 상임위로 관련 상임위 3곳에서 심사를 받아야 하는 힘든 과정에 돌입했다. 특히 담당부처인 당시 국토해양부 조차도 법안 제정에 힘을 실어주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조경기본법안은 2011년 6월 23일 국토해양위원회 법안소위에 상정되지만 제대로 된 논의조차 하지못하고 2012년 5월 29일 18대 국회 회기가 만료되면서 폐기되는 아픔을 겪었다.

조경기본법안 제정에 실패한 조경계는 포기하지 않고 다시 시도 했다. 이번에는 내용을 많이 담기보다 법 제정에 의미를 두자는 방향으로 선회하면서 조경산업의 진흥과 발전을 위한 법 제정에 착수했다.

법안 발의가 되기 전인 2012년 12월 28일 권도엽 당시 국토해양부 장관은 ‘한국조경 40주년 기념식’에서 ‘조경산업진흥법안’ 제정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약속을 공식적으로 선언했다.

그리고 2013년 3월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이 취임하고, 얼마 후인 4월 24일 ‘조경산업진흥법안’이 이노근 국회의원(새누리당)에 의해 대표발의 된다.

2013년 10월 28일에는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이 ‘제10회 조경의 날 기념식’에서 ‘조경산업진흥법’ 제정에 대한 의지를 재차 확인시켜 준다.

조경산업진흥법안은 관련 부처와 상충되는 부분을 최소화했고, 국토교통부 역시 법제정에 적극적으로 지원하면서 큰 무리 없이 진행됐다.

하지만 돌반 변수가 발생했다. 올해 4월 21일 국토해양위 법안심사소위에 상정된 이후 대한건설협회에서 강하게 반대하기 시작한다. 법안에서 ‘산업’이라는 단어를 빼라는게 주 내용이었다. 그러면서 조경계를 회유할 목적으로 대안 법안을 제안하기도 했다.

지난 5월 19일. 국회의원 회관에서는 ‘조경산업진흥법 제정을 위한 공청회’를 실시했다. 법을 제정하기 위해서는 거쳐야할 절차였다. 이날 공청회는 200석 규모의 공청회장에 500여명의 조경인들이 몰리면서 조경법 제정에 대한 갈망과 기대를 표출하는 계기가 됐다.

그리고 2014년 11월 14일. 드디어 ‘조경진흥법안’이 국토교통위 법안소위를 통과하면서 7부능선을 넘어서게 된다. 당시 통과된 법안은 ‘조경산업진흥법안’ 대신 ‘조경진흥법안’으로 수정되어 가결됐다.

건설협회의 요구대로 ‘산업’이라는 단어를 빼기로 한 것이다. 그래서 법안 명칭이 수정되고, 법안에 포함된 ‘조경산업’이 ‘조경분야’로 수정됐다.

11월 19일에는 국토교통위 전체회의를 수정안으로 통과했으며, 지난 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통과 그리고 2014년 12월 9일 오후 5시 12분 무렵 ‘조경진흥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향후 조경진흥법은 정부로 이송되어 국무회의에서 심의를 거친다. 그리고 15일 이내에 대통령이 공포하게 되고, 1년 후부터 시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