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대구정원박람회' 사전행사인 정원토크쇼 현장
'2023 대구정원박람회' 사전행사인 정원토크쇼 현장

 

대구광역시가 지난 6일(수) 경북대학교 글로벌플라자 경하홀Ⅰ에서 ‘2023 대구정원박람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사전행사 ‘정원토크쇼 : 정원을 가꾸는 마음’을 진행했다.

이번 토크쇼에는 ▲김봉찬 더가든 대표 ‘자연에서 배우는 정원’ ▲박원순 국립세종수목원 전시원 실장 ‘정원의 발견: 상상 그 이상의 정원’ ▲이병철 보성그룹 부사장 ‘정원의 해석’ 강연과 청중과 함께하는 오픈토크쇼 순으로 진행됐다.

김봉찬 대표
김봉찬 대표

김봉찬 대표는 자연이 우리에게 가져다주는 신비로운 장면들을 소개하며 강연을 시작했다. ▲스스로 복원된 주차장 – 제주도 어느 야외 주차장에 자연이 스스로 만든 띠(억새와 비슷한 품종)가 자연스럽게 바람을 타며 멋진 경관을 만든 장면 ▲개으름뱅이 솔비나무 – 다른 나무에 비해 개화시기(7월)가 늦은 솔비나무는 울창한 숲속에서 하늘을 바라볼 때 이제 막 새순이 올라와 자연스럽게 채워져 있는 공간, 그리고 비워져 있는 공간을 만들어 하늘을 신비롭게 만든 장면 ▲틈의 아름다움 – 사람들은 나무를 바라볼 때 말 그대로 나무만 바라보지만 나무와 나무 사이 틈(어둠)이 가지고 있는 분위기 등을 소개했다.

김 대표는 제주도에서 운영 중인 베케정원도 소개했다. 비록 조성된 지 5년밖에 안 된 정원이지만 베케를 400년 된 정원이라 소개했다. 그 이유는 베케에 있는 돌담이 400년이 됐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정원을 조성할 때 주변과의 조화를 강조했다. 정원은 하나처럼 보여야 한다며 실제 400년 된 담이 가지고 있는 의미와 그 전체에서 느껴지는 감동이 보는 이에게 잘 전달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대표는 뉴욕 ‘911 메모리얼 파크’에 9.11 테러 사고를 기념하기 위해 조성된 정사각형 모양((구)세계무역센터 1, 2번 건물자리에 위치)의 인공폭포 사진을 소개했다. 정사각형 인공폭포는 많은 양의 물이 나오지만, 그 안에 있는 작은 사각형 구멍으로 인해 물이 넘치지 않는 모습을 보고 베케에 접목시켰다고 말했다. 베케에는 자연을 배우는 창이 있다. 창 앞에 서 있으면 아래가 다 보이지만 테이블에 앉는 순간 바닥이 보이지 않아 그 끝이 어딘지 모른다. 뭔가 더 있지 않을까? 라는 상상을 하게 한다고 말했다.

박원순 실장
박원순 실장

두 번째 발표자인 박원순 국립세종수목원 전시원 실장은 ‘상상 그 이상의 정원’이란 주제로 세계 정원의 역사를 소개하며 발표를 시작했다. 박 실장은 여미지 식물원에서 가드너로 정원일을 시작했다고 한다. 이후 미국 롱우드 가든과 애버랜드를 거쳐 현재는 국립세종수목원 전시를 맡고 있다.

박 실장은 애버랜드에서 본인이 기획한 튤립축제, 열대식물 도입 등 여러 사례를 소개하며 정원에 색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국립세종수목원 전시실에 각 계절마다 조성된 실내정원사진을 소개했다. ▲엘리스 정원(파란색)을 조성해 이곳을 찾는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엘리스 옷을 입고와 자연스럽게 포토존을 형성 ▲나비 정원(노란색)은 봄에 ‘화들짝 나비가돼 꽃을 만난다’라는 주제로 전 세계 나비를 볼 수 있는 정원으로 조성 ▲바다 정원(파란색)은 해수면이 높아지고 바다 온도가 높아지는 현상을 표현 ▲겨울(빨간색) 정원은 ‘13월의 윈터 빌리지’라는 주제로 전 세계의 겨울 이미지를 조성 등 다양한 사례를 보여줬다.

이병철 부사장
이병철 부사장

마지막 발표자인 이병철 보성그룹 부사장은 ‘정원의 해석’이란 주제로 강연을 시작했다. 이 부사장은 아침고요수목원을 부지 선정할 당시부터 함께한 초창기 맴버이다. 차도 들어가지 못하는 오지에 정원과 길을 조성했다고 한다.

이 부사장은 아침고요수목원을 대표하는 정원으로 만들고 싶었다며, 처음 조성할 당시 ▲찾아오지 않는 벌과 나비 ▲한국정원이라고 조성했지만 외래종만 있던 시기 ▲다른 지역보다 기나긴 겨울 정원 조성 등의 어려움을 공유했다.

이에 이 부사장은 한국 고유종 457종을 색깔별로 구분하고 아침고요수목원에 적합한 수종을 선정해 조성했다. 긴 겨울에 사람이 찾지 않는 아침고요수목원에 LED 조명을 설치해 겨울에도 많은 사람들이 오게 만들었다. 그렇게 지금의 아침고요수목원은 검색창에 ‘Korea Garden’을 검색하면 가장 많은 사진이 나오는 곳이 됐다고 설명했다. 지금은 보성그룹으로 이직해 솔라시도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이 부사장은 ‘바다와 호수, 바다를 품은 도시’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모든 강연이 끝난 후 청중 토크쇼에서 많은 질문이 오갔다.

Q) 안 죽고 오래가는 꽃이 뭔가요?

박) 식물은 오래 있지 못한다. 적화작업을 해주면 씨앗을 맺은 기회가 없어 조금 오래갈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혼합 식재를 좋아해 시기별로 개화 시기가 다른 수종을 모아놓는걸 추천한다.

김) 그 환경에 맞는 식물을 준비해야 한다. 라벤더가 좋다고 아무 곳에서나 라벤터를 키울 수 없다. 내 정원의 환경을 잘알고 그에 맞는 식물을 공부해야 한다.

Q) 국립세종수목원에 방문할 때마다 관리가 잘돼있어 인상적이다. 본인도 시민정원사인데 정원 관리를 위해 농약을 써야 하는지 궁금하다

박) 국립세종수목원은 공공기관으로써 농약을 쓰지 않고 친환경 약제만 사용한다. 강연 도중에도 수목원에 문제가 생겨 계속 연락이 왔다. 정원은 처음 조성할 때 낭만적일거 같지만, 현실은 전쟁터이다. 지속 가능한 정원을 만들기 위해서는 관심이 중요하다.

Q) 개인적으로 청도지역에 정원을 조성하려 한다. 아침고요수목원 부지 선정할 때 기준이 뭐였는지 궁금하다.

이) 아침고요수목원은 구조물이 눈에 안 걸리는 곳만 찾아다녔다. 고압전주, 군부대, 축사, 사찰 등으로 인해 적합한 대상지가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조성하는 곳이라면 본바탕이 좋은 곳을 추천한다. 최소한의 훼손으로 만들 수 있는 정원이면 좋을거 같다.

Q) 정원을 만들면서 언제가 가장 행복했는지?

이) 아침고요수목원을 처음 조성할 때가 생각난다. 정원조성 당시, 직원들이 출근하기 전 그 주위를 한 바퀴 돌 때 식물들이 나한테 위로해주는 것 같았다.

김) 베케 정원에서 아침 일찍 커피를 마실 때이다. 이끼에 맺힌 이슬과 아침 햇살이 만날 때, 그 모습이 매일 다르다. 같은 공간이지만 매일 새로운 정원을 보는 느낌이다.

박) 롱우드 가든에서 일할 당시 퇴근 후 내가 만든 정원에 다시 갔을 때, 시민들이 정원에서 행복하게 있는 모습이 아직도 생각난다. 지금 수목원에서 일할 때도 그 당시 느낌을 생각하곤 한다. 우리 정원을 보고 많은 시민이 웃었으면 좋겠다.

정원토크쇼 진행 모습
정원토크쇼 진행 모습
정원토크쇼 단체사진
정원토크쇼 단체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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