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식 한국조경신문 발행인
김부식 한국조경신문 발행인

얼마 전에 20대 대통령 윤석열 당선인이 청와대를 방문하여 문재인 대통령과 만찬을 가졌다. 두 사람의 청와대 상춘재(常春齋) 만찬회동은 국정 현안 문제와 집무실 이전 등의 문제로 많은 관심을 모았다.

그날 TV 뉴스로 방영된 장면 하나를 소개한다. 상춘재 입구에 미리 나와 있던 문재인 대통령은 윤석열 당선인을 맞이하였고, 두 사람은 윤석열 당선자가 검찰총장 임영 당시 최고의 정원이라고 격찬하던 녹지원을 지나며 그곳에 심겨진 나무를 대상으로 가벼운 대화를 시작했다. 윤석열 당선인은 노랗게 꽃이 핀 나무를 가리키며 문대통령에게 “저 나무는 무슨 나무입니까?”라고 물었고, 문 대통령의 답변은 “산수유입니다.”였다.

이미 두 사람은 소나무와 매화나무를 화제로 이야기를 꺼낸 터라 자연스럽게 정원에 대한 대화가 이어졌고 노란 꽃으로 뒤덮인 산수유가 윤 당선인에게 눈에 확 끌렸을 것이고, 윤 당선인이 나무이름을 물었는데 만약에 문 대통령이 산수유나무 이름을 몰라서 대답을 못 했으면 TV 뉴스에 이 장면은 방영되지 못했을 것이다.

윤석열 당선인이 청와대에 입성하지 않고 청와대를 국민에게 되돌려 주겠다는 계획이 실현된다면, 역사와 전통 그리고 문화를 가진 도심 속의 커다란 녹색공간이 재탄생하게 된다.

원래 청와대 터는 고려 숙종 때 풍수도참설에 근거하여 천도 계획을 세워 남경 궁궐을 지었다가 왕이 몇 달씩 머물 수 있는 이궁(離宮)으로 이용한 곳이며, 조선시대에 와서는 경복궁의 후원으로 신무문 밖에 조성된 자연경관이 수려하고 지세가 뛰어난 정원이었다.

경복궁은 임진왜란 때 불에 탄 후 방치되다가 고종 때 대원군이 비로소 중건하였고, 청와대 자리에 후원과 전각을 만들고 문과, 무과 과거장과 권농, 연무의 장으로 복구가 된 곳이다.

일제강점기에 일제는 경복궁 안마당에 조선총독부 건물을 세우고 경복궁 후원에 있는 전각을 허물어 조선총독의 관저를 지어서 사용했으며, 해방 후 미 군정청 치하에서는 미군정 사령관의 관저가 되었다.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되자 대한민국 이승만 초대 대통령은 이곳을 조선시대에 경복궁 후원의 넓은 터의 이름인 경무대를 관저 이름으로 명명하여 사용했으며, 제4대 윤보선 대통령은 지붕의 기와 색깔에 착안하여 청와대로 이름만 바꾸어 사용했고, 제13대 노태우 대통령은 일제의 잔재 청산과 낡고 좁다는 이유로 청와대 본관과 관저를 신축해서 오늘에 이르고 있다.

청와대 관저 신축공사 당시 땅을 파다가 300~400년 전에 새긴 것으로 추정되는 ‘천하제일복지’라는 표석이 발견되었는데, 이곳은 고종 때 비문과 샘이 있는 오운각 권역으로 왕의 개인공간으로 이용되던 곳이었다. 일제는 어쩌면 총독부 관저 공사를 하면서 이곳을 일부러 묻어 버렸는지도 모를 일이다. 발견 당시 국운이 다시 오른다는 관심이 있었는데, 이번 청와대 개방으로 대한민국 국운의 번창을 다신 한번 기대해 본다.

대통령 집무실이 용산으로 이전하면 용산공원은 대통령이 국민과 대화하는 장소로 자주 이용될 수 있는데, 현실을 살펴보면 용산공원 조성의 완성은 언제쯤 될 것인지 알 수가 없다. 기왕에 지나간 시간을 따져도 40여년은 흘렀으니 말이다.

하루빨리 용산공원 조성이 완료돼 윤석열 대통령이 어린이와 대화를 하면서 “저 나무는 산수유나무란다.”라고 할 만큼 나무에 대한 지식도 가지고, 국민 치유와 힐링의 차원에서 조경이 만드는 녹색공간 조성 정책을 이끌어 주면 좋겠다.

[한국조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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