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4일 방탄소년단(BTS) 온라인 콘서트 ‘비티에스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BTS PERMISSION TO DANCE ON STAGE)’에 전 세계 197개국에서 관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금의 온라인 초 접속시대를 실감케하는 행사이며 음악을 통한 소통과 모든 분야의 협업이 만들어낸 엄청난 이벤트라 할 수 있다. 우리 사회에서 소통과 협업이 없으면 곧바로 소외되고 비전마저 없어진다.

그런데 이런 소통과 협업이 실종된 행사가 지금 울산시에서 벌어지고 있다. 울산시는 태화강국가정원에서 정원문화를 확산시키고 정원산업발전, 일자리창출 및 경제활성화에 기여하는 ‘2021 대한민국 정원산업박람회’를 개최하여 그린뉴딜과 정원산업·문화를 선도하는 울산의 브랜드 가치를 제고하는 등의 비전을 제시했다.

주요프로그램으로 Festival Garden, Show Garden, Market Garden, Edu. Garden, 시민참여프로그램 등을 내용으로 하여 박람회의 새로운 모델을 구축함으로써 정원산업분야의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을 꾀하기로 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놓고 보니 당초 목적에 비하여 너무나 초라하고 볼품없는 대한민국 정원산업박람회가 됐다. 멋있고 품격 있는 정원문화를 기대했던 사람들에게 실망을 안겨주는 동네 꽃집 전시행사로 전락하게 됐다.

이번 정원산업박람회의 가장 큰 목적 중 하나는 정원산업전을 통하여 정원산업육성과 일자리 창출인데, 실제는 골목상권 활성화 행사 같아서 대한민국 정원산업박람회라는 호칭이 너무 아깝게 느껴진다.

마켓가든은 정원산업박람회의 핵심이다. 당초 울산시에서 제시한 현장설명회 내용을 살펴보면 업체부스존(섹션별 구성)에는 IoT가든관, 정원용품관, 하우스플랜트관, 환경가든관을 구성하고 브랜드마켓존과 해외업체존, 기관특별존 등을 구성하기로 했지만 실제로는 대형천막 내부에 식물소재 9개 업체, 재료/소재 7개 업체, 도구/장비소재 5개 업체, 예술 및 기타소재 8개 업체가 참여했으며 외부의 개별 부스에는 지역공동체 등의 홍보자리로 구성하여 그야말로 용두사미 행사가 되고 말았다. 장래 직업으로 정원산업 전문가를 계획하는 젊은 청년들에게 꿈과 비전을 제시하지 못했다.

정원과 조경은 학문과 사업에서 불가분의 관계다. 대학교 조경학과에서 배우는 과목에는 정원설계와 시공, 식물과 생태 등 여러 과목이 있다. 현재 정원디자이로 활동하거나 정원디자이너를 지망하는 분들의 대부분은 대학에서 조경학을 전공한 사람이다. 그런데 이번 대한민국 정원산업박람회는 조경분야의 단체나 업계 등과 소통이 거의 없었다고 본다.

홍보는 매우 중요한 소통수단이다. 행사가 울산에서 열리지만 대한민국이라는 브랜드를 사용하는 만큼 전국적인 홍보가 돼야 하고 전국 각지의 정원, 조경전문가들이 참여할 기회가 필요한데 2021 대한민국 정원산업박람회가 있는지도 모르는 조경인이 많다.

홍보부족은 ‘2021 경기정원문화박람회’도 마찬가지다. 디자이너정원 작가공모를 정원과 조경전문가들이 거의 구독을 안 하는 나무신문(목재전문지)에 1회 게재하고 말았다. 그 결과 경기정원문화박람회 사상 최초로 공모전 응모자가 미달(7개 작품 중 5명 지원)되는 참사를 낳았다. 공모를 여러 전문인들에게 알리려면 조경관련 매체도 이용해야 하는 것이 정상인데, 비밀리에 하는 것도 아니고 슬며시 목재관련 신문에만 홍보하는 것은 이해하기가 어렵다.

어찌됐건 이번 행사는 조경분야와 담을 쌓아버린 상태가 됐다. 국립수목원 고위 간부의 ‘조경이라 쓰고 정원을 말하다’ 한국건설신문 칼럼처럼 조경과 정원은 한 몸이나 마찬가지여서 계속 소통하고 협업이 필요한 동일 전문분야다.

앞으로 이런 행사를 계속 하게 되는데 ‘행사대행 용역’을 집행함에 있어서 관련 전문 집단만이 참여할 수 있게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그렇지 못하면 이번처럼 정원과 조경에 대한 전문성이 없는 국영방송 자회사와 지방방송사의 2021 대한민국 정원산업박람회 행사대행으로 조경분야와 소통과 협업이 없이 알맹이 없는 행보를 반복할 수밖에 없다.

금년 LH정원박람회(검단신도시)의 경우 소프트웨어 진흥법 제48조, 중소소프트웨어 사업자의 사업 참여 지원에 관한 지침에 따라 40억 원 미만의 사업은 대기업 소프트웨어 사업자의 입찰 참여 제한을 했다.

차기 정원산업박람회는 행사의 전문성을 살리고 중소소프트웨어 사업자의 지원을 위해서 소프트웨어 진흥법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

[한국조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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