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가 지난 20일 폐막식을 끝으로 184일의 여정의 막을 내렸다.

올해 4월 20일 개막해 6개월 여정을 마치고 지난 20일 폐막한 ‘201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는 목표관람객 400만 명을 초과해, 총 누적 관객 440만여 명이 다녀가는 등 정원문화 활성화와 생태관광산업 발전에 이바지하는 성공적인 박람회였다는 평가다.

세계 5대 연안습지 중 하나로 꼽히는 순천만 일대를 보호하기 위한 에코벨트를 ‘대규모 정원’으로 꾸민 ‘201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는 천혜의 자연조건과 정원의 만남이라는 측면에서 조경인들 뿐만 아니라 전 국민에게 큰 관심을 받았다.

순천만정원박람회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6개월 박람회 기간 총 누적 관객은 440만3890명으로 집계됐다. 그중 유·무료 관객 비율은 유료 87.7%(약 386만 명), 무료 12.3%(약 54만 명)로 공식집계 됐으며, 외국인 관람객도 17만6000여 명이 다녀가는 등 국제행사 역할도 했다. 아울러 생태관광 대표 도시, 생태체험학습장으로서 자리매김했다.

정원박람회 개최 기간 세계 60개국 73명의 주요 도시 시장 및 대사, 장·차관 및 교수 등이 박람회장을 방문했으며, 이들 해외 인사들은 하나같이 정원박람회에 예찬을 아끼지 않았다고 전해진다.

이번 박람회는 2008년 10월에 서울대 산업협력단이 정원박람회의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2009년 2월에 경제적·재무적 타당성 분석을 마치고 기본 골격을 만들었다.

이어서 생태 박람회 개최를 목표로 2009년 4월 기획재정부에서 국제행사 승인을 받고 박람회 행사를 담당하는 국제기구인 국제원예생산자협회(AIPH)에 정원박람회 개최 승인을 신청, 2009년 9월 스페인 사라고사 총회에서 회원국 만장일치로 승인됐다.

아울러 2010년 박람회장 마스터플랜 설계 공모를 실시해서 밑그림을 그리고, 이후 국내외 작가들과 지자체·기업·시민 등을 대상으로 참여정원 공모를 통해 정원들을 구성했다.
 

▲ 주박람회장에 조성된 ‘야수의 장미정원’

 

국내 첫 국제정원축제 개최…다양한 정원 선보여이번 박람회는 국내 처음으로 열린 정원 국제행사로서, 세계전통정원을 비롯해 국내·외 도시와 기업, 정원 디자이너들이 참여한 테마정원과 참여정원 등 다양한 시도가 이뤄졌다는 평가다.

한국을 비롯해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 이탈리아, 스페인, 일본, 중국, 태국 등 11개국 12개의 세계전통정원은 각 나라 정원 디자이너들이 정원의 역사와 특색을 담아 설계해 조성했다.

또한 정원박람회 개최 의미를 담아 순천호수정원, 야수의 장미정원, 흑두루미 미로정원, 도시숲, 갯지렁이 다니는 길, 무궁화정원, 바위정원, 어린이놀이정원, 나무도감원, 철쭉정원, 수목원 등 테마정원이 구성됐다. 특히 세계적인 조경가 영국의 찰스쟁스가 순천 도심을 형상화한 ‘순천호수정원’과 영국의 첼시플라워쇼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황지해 작가가 설계한 ‘갯지렁이 다니는 길’은 테마정원의 핵심이자 많은 관람객이 꼽는 최고의 정원으로 박람회 기간 내내 큰 사랑을 받았다.

아울러 국·내외 도시, 기업, 작가 등이 참여해 다양한 주제로 실내·외에 조성한 참여정원(실외작품 35개소, 실내 26개소)은 다양한 소재와 디자인으로 구성해 관람객들에게 재미있고 참신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 정원박람회 주제공연 창작 뮤지컬 ‘천년의 정원’

정원뿐만 아니라 다채로운 행사도 진행
도시농업과 정원문화의 활성화에 맞물려 국민의 호기심을 자극한 ‘201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는 박람회장을 찾은 관람객을 위한 다채로운 행사도 진행됐다.

15개 국가 22개 도시에서 참여한 ‘국가의 날’ 행사에는 중국 영파시, 일본 이즈미시, 일본 고치현 등 동아시아 국가뿐만 아니라 네덜란드, 아프가니스탄, 우간다 등 다양한 국가가 참여해 각 국가의 정원과 문화를 알렸다.

‘2013 생물다양성 국제포럼’, ‘생명의 땅 아마존, 한국을 만나다’ 등 환경관련 국제심포지엄도 4차례 개최되는 등 학술 연구와 논의들도 활발하게 이뤄졌다.

또한 ‘지자체의 날’을 지정해 각 지자체에서 지역을 알리는 홍보활동과 특색있는 문화행사가 이어졌으며, 정원박람회 주제공연·영화인 창작 뮤지컬 ‘천년의 정원’, 3D 영화 ‘달의 정원’ 등은 높은 완성도를 자랑했다.

아울러 세계적인 화제작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의 공연과 혜민 스님과 함께하는 마음치유 콘서트도 진행돼, 관람객에게 다채로운 볼거리를 제공했다.

 

 

 

 

▲ 정원박람회장을 찾은 수많은 사람들이 사진찍기에 여념이 없다.

긍정적 측면 많지만, 아쉬운 점도 남겨
지난 6개월간 열린 ‘201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는 국제적으로 처음 한국 정원을 홍보하고, 국민에게 정원을 소개하는 등 긍정적인 측면이 많은 박람회였지만 국내에서 첫 진행하는 행사이니만큼 여러 가지 아쉬운 점도 남겼다.

우선 외국인 누적 관람객 수가 17만여 명으로 총 관람객의 4%에 불과해 국제행사로서 체면치레 수준이었다는 평이 있었으며, 세계전통정원과 참여정원의 구성과 내용 또한 일부분 부족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또한 개장 초반 운영 미숙과 순천만 PRT(무인궤도 택시) 파행 운행 등 철저한 준비 부재에 따른 각종 시행착오는 큰 아쉬움을 남겼다. 

아울러 예산의 문제로 정원 규모를 축소하고, 정원조성 과정에서 시공사와 잡음을 일으키는 등 여러 가지 문제점도 남겼다.

정원박람회에 참여했던 조경 전문가는 “작은 도시에서 큰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렀고, 지역발전에 도움을 준 것은 매우 긍정적이다. 하지만 전문가의 눈으로 볼 때의 세계정원은 소재와 구성요소, 공간배치 등 문제점을 드러낸 ‘퀄리티 떨어진 흉내 내기’에 가까웠으며, 해설자들도 전체적으로 기초적인 수준에 불과해 큰 아쉬움을 남겼다”고 밝혔다.

또한 정주현 한국조경사회장은 “국민들에게 정원을 알리고, 정원문화의 새로운 지표를 열어준 순천만박람회는 긍정적인 부분이 많은 박람회였다”며 “앞으로 지자체에서는 이러한 정원박람회를 많이 유치해 정원을 널리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서 “정원을 조성할 때 현상설계가 크게 변경되는 등 여러 문제점도 노출됐지만, 지금은 사후에 어떤 방식으로 운영하는가가 중요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람회장 사후활용방안 다양한 의견 제시돼
‘혈세 먹는 하마’로 불리며 사후활용 딜레마에 빠진 여수엑스포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선 철저한 사후활용방안을 통해 순천만정원박람회장을 운영해야 한다.

지난 10일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장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정원문화의 미래 심포지엄’에서는 순천만정원박람회장의 사후활용방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회의에서 순천만정원박람회 사후활용방안에 대해 용역을 받은 한국관광개발연구원 이동원 대표는 비즈니스적인 측면을 강조해 박람회장을 운영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갈대축제, 빛의 정원축제, 세계 해설가 대회, 흑두루미 모니터링 대회 등의 행사·축제와 연계하고, 친환경 모험레포츠시설을 도입해 가족단위 휴양객 유입력을 강화하며, 방송·기관과 연계한 프로모션으로 방송프로그램을 제작하는 등 다양한 방안도 제시했다.

앞서 순천시는 정원박람회장 사후활용으로 연간 운영수입(순천만 포함)은 113억 원으로 추정했고, 지출은 관리운영비 113억 원(박람회장 86억 원, 순천만 27억 원)과 인건비 50억 원 등 163억 원으로 일정 기간 매년 50억 원의 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분석함에 따라 보다 효과적인 운영방안이 필요한 실정이다.

박람회 조직위 측은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는 폐막 후 시설물을 철거해야 하는 기존 산업박람회와 달리 시간이 지날수록 수목이 울창해지고 그 가치가 높아지는 미래형 박람회”라며 “향후 창조혁신도시로 새롭게 발전하는 순천시의 미래 모습을 지켜봐 달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Landscape Time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