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하고 건강한 가로수 수관 관리 전문가 워크숍 주요 참석 인사들.
안전하고 건강한 가로수 수관 관리 전문가 워크숍 주요 참석 인사들.

 

국내 가로수 가지치기 문제는 매년 도도리표처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가지치기 작업은 공간적, 시간적, 시설장비 제약 등 쉽지 않은 공사이다.”, “약전정 비용을 적정하게 산정해야 고품질의 가로수 관리가 가능하다.”, “전정이 필요한 수목을 사전에 조사하는 시스템 구축이 절실하다.”, “국내 수관 관리 지침이 구체적이고 체계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닭발 모양으로 강전정이 된 가로수들을 보며 ‘국내는 왜 이렇게밖에 관리가 안 되는 것인가’에 대한 물음표는 따라다녔다. 그 내면에 있던 문제점들을 가로수 전문가들이 짚어 내면서 본격적인 대응책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국립산림과학원(원장 배재수)은 28일(화) 국립산림과학원 내 산림과학관 대회의실에서 ‘안전하고 건강한 가로수 수관 관리 전문가 워크숍’을 개최했다.

가로수 수관 관리에 대한 사회·과학·문화적 해석을 강화하고 관리의 목적 및 기본 방향 설정을 위한 논의, 현장 중심의 가로수 수관 관리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된 워크숍에는 배재수 국립산림과학원 원장을 비롯해 이석우 국립산림과학원 부장, 이임균 국립산림과학원 과장, 박찬열 국립산림과학원 임업연구관, 이정욱 수원시청 팀장, 김철응 한국가로수협회 이사, 도윤택 윤택한조경 대표, 장한나 국립산림과학원 연구사, 백명수 시민환경연구소 소장, 최진우 가로수시민연대 대표, 우수영 서울시립대 교수, 강완모 국민대 교수, 박찬홍 주무관, 이은우 산림청 사무관, 제선미 국립산림과학원 연구사 등이 참석했다.

배재수 원장은 인사말에서 “가로수 관리를 위한 좋은 거버넌스를 구축하는 자리가 아닌가 생각된다. 향후 지속적으로 가로수 관리 방안을 고민하는 다양한 이해 당사자 모임이 되기를 바란다”면서 “사회적 합의를 이뤄낼 수 있는 시작이 됐으면 좋겠고, 과학을 바탕으로 한 결과를 도출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정책으로 이어질 수 있는 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일반적으로 발제 이후 토론을 중심으로 기사가 정리되지만, 본지는 워크숍에서 발표된 발제를 중심으로 소개해 본다. 발제된 내용들은 현장에서 체감하고 개선의 필요성이 강조된 부분, 해외 사례들을 보다 심층적으로 연구 분석된 자료에 대한 발표내용을 공유하기 위함이다.

 

‘가로수 수관 관리의 현장 문제 및 우수 사례’

이정욱 수원시 공원녹지사업소 가로수팀장

이정욱 수원시 팀장
이정욱 수원시 팀장

수원시 가로수는 느티나무 등 총 48종 7만7500주, 띠녹지 도로의 25%인 237km가 조성돼 가로수팀에서 관리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수원시는 가로수 가지치기를 하지 않고 있다. 기본형을 유지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불가피한 경우에만 진행하는데 지난해 가지치기를 한 전체 수량은 1만2909주이다. 전체 가로수 중 약 16%를 차지하는데 맹아지 제거도 포함한 수치이다.

가로수는 대부분이 도로변에 있어 공간적, 시간적, 시설장비 제약 등이 있어 작업이 쉽지 않다. 가로수 공사 입찰을 해 보면 이전 많은 노하우가 있는 업체들의 참여가 저조하다. 이에 대해 확인한 결과 “가로수 공사는 돈이 안 된다”며 거부하고 있는 것이다. 작업공간 확보도 어렵고, 안전조치를 위한 인력 투입, 고소작업차 임차료, 보험료 지출, 잦은 민원인과의 마찰 등 어려움이 있다보니 고민이 많다.

수원시는 향후에도 가급적 가지치기를 하지 않을 것이다. 불가피하게 해야 할 경우 선택과 집중을 해 필요한 부분만 진행할 것이다. 관행적으로 잎이 나기 전에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자르는 방식은 하지 않으려고 방향성을 잡고 있다.

가로수 가지치기가 필요 없는 도로 구조 계획, 더 나아가 그런 도시 계획이 만들어지길 하는 바람이다.

 

‘가로수 수관 관리와 안전’

김철응 한국가로수협회 이사

김철응 이사
김철응 이사

태풍이 지나가면 항상 나무가 쓰러져 있다. 2가지 현상이 나타나는데 나무가 뿌리들림(도복)에 따른 것과 부러짐에 의한 피해이다. 뿌리들림과 부러짐의 비율은 7대3 정도의 차이를 보인다.

태풍의 정도에 따라 피해 차이는 있지만 도복과 부러짐의 비율은 거의 일정한 비율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결과로 볼 때 가로수를 관리할 때 어떤 부분에 유의를 해야 할지 생각해 볼 수 있다. 도복된 나무들을 보면 뿌리 부분에 지지기능이 거의 없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인명 피해 또한 가지 부러짐보다 도복이 더 큰 피해를 줄 수밖에 없다.

지난해 서울시 12개구 가로수 양버즘나무 2만3000분 정도를 조사한 바 있다. 이중 43%가 닭발 가로수라는 형태로 강전정이 됐다. 이들 약 80% 정도가 내부 부후를 보였다.

전정을 하지 않은 나무, 또는 일부 윗가지만 전정을 한 나무들의 경우 내부 부후도가 낮게 나왔다. 내부 부후도가 높게 나오는 이유는 같은 자리를 계속 전정을 했다. 여기에 비전문가가 자르다보니 상처가 많이 발생해서 그런 것이다.

상처가 아물지 않으면 부후가 진행되고, 물이 스며들면서 줄기 속까지 들어가 내부를 부후시킨다. 그렇다고 전정을 하지 않을 경우 하중이 증가하게 된다. 여름철에 비가 오면 몇 배로 더 증가하게 되고 부러짐의 확률은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

나무 전체의 구조적인 측면을 생각해 보면 가지의 상처는 하중이 높일 수 있고 가지가 부러질 위험성은 높다. 그로인해 뿌리는 발달을 하지 못해 지지 기능이 약화된다.

가지치기는 하지 않아야 되는 게 맞다. 하지만 지금 우리 가로수들은 일반 나무와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전정을 해야 하는 게 맞는 것이다.

도시의 가로수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 살고 있고, 구조적으로 문제가 많은 나무들도 늘고 있다. 때문에 전정이 필요한 나무들을 선별할 수 있도록 하는 사전 조사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c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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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치기를 포함한 가로수 관리 품셈 개선’

도윤택 윤택한조경 대표

도윤택 대표
도윤택 대표

해외를 다니면서 가로수 수형들을 직접 확인해 봤다. 일본의 경우에 잎이 없어도 예쁜 수형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나무들을 목격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가 기술력이 없어서 가로수 수형이 나오지 않는 것인지, 아니면 제도적인 문제로 인해 가로수 수형을 유지하지 못하는 것인지, 돈의 문제인지에 대해 접근해 봤다.

그런데 국내에서도 일본의 전지 사례와 같은 전정기술을 확인했었다. 국내 수목 전지 기술력이 일본 못지않게, 더 우수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도적인 문제를 생각했다. 가로수를 지자체에서 관리를 한다고 하지만 실질적으로 서울을 제외한 전국의 가로수들은 대부분 한국전력공사(이하 한전)에서 하고 있다.

가로수 관리품셈만 놓고 볼 때 ‘가로수 관리품셈’은 없다. 공원과 녹지에서 관리하는 품셈을 기준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유일하게 가로수 관리에 해당되는 품셈은 가지치기 단 한 가지뿐이다. 그나마 2022년에 조형전정 항목이 신설돼 토피어리를 할 수 있게 됐지만 약전정과 강전정의 적용 기준이 현장에서 혼란을 야기시키고 있다.

예를 들어 강전정부문에서 굵은 가지 솎아내기가 있는데 어느 정도의 굵기가 이것에 해당되는지 알 수가 없다. 현업에서는 비용과 직결되는 부분이기에 매우 중요한 내용이다. 지자체에서 적용하는 품셈은 국토부 자료이지만 한전은 ‘표준전기품셈’을 활용하고 있어 1주당 2만500원을 책정하고 있다. 한전 품셈은 지자체보다 저가라서 가뜩이나 지자체 공사도 소화하기 힘든데 같은 일이라도 한전은 더 저렴하게 공사발주를 하고 있는 것이다.

놀라운 점은 국토부 표준품셈의 가지치기 품셈이 지난 2021년보다 올해가 더 낮게 책정됐다는 사실이다. 알아보니 국토부에 2명의 박사가 토목, 건축, 조경 등 모든 분야의 표준품셈을 담당하고 있었다. 현실적으로 관리할 수 없는 분야를 관리하고 있어 이런 문제가 발생된 것으로 보인다.

우리의 뒤를 이어서 일을 할 사람이 없다. 매력이 없기 때문이다. 맥이 끊기며 고품질 기술력 보유도 발전도 시킬 수 없다. ‘가로수 전용 관리품셈’이 만들어져야 한다. 품셈의 일원화가 돼야하고, 지자체들은 강전정을 하면서 약전정 단가를 적용하고 있는데 약전정은 강전정보다 품이 더 들어간다는 것을 인정하고 단가를 높여줘야 한다. 그래야만 고품질의 시공 여건이 조성될 것이다.

 

‘가로수 수관 관리의 해외사례 및 국내 적용’

장한나 국립산림과학원 연구사

장한나 박사
장한나 박사

가로수는 도시에 살고 있기 때문에 그 크기가 공간의 크기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넓은 공간에서 자라는 가로수는 건강이나 안전을 고려해서 적절한 가지치기만 하면 되는데 좁은 공간에 있는 가로수 같은 경우는 지속적으로 가지치기를 할 수밖에 없다.

수종을 교체하는 것이 결국에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것이고 저희 연구에서도 관목이나 초본을 중심으로 하는 가로 모델을 도출하는 것도 포함하고 있다.

좁은 공간에서 어떻게 가로수를 관리하는지 해외 사례를 살펴봤다. 가지치기 강도와 관련해서 미국에서는 일반적인 가지치기 기준을 수관 제거율 25%로 제시하고 있지만, 전선이 있거나 시설이 있는 공간은 공익 가지치기로 분류하면서 제한 수준의 수치를 제시하고 있지는 않다.

유럽은 일반적인 가지치기는 10%~40%의 수치적인 기준을 제시하고 있지만, 공익 가지치기에서는 공간에 따른 수고와 안정화를 고려해서 적절하게 설정토록 돼 있다.

일본 같은 경우는 좀 더 시설 중심으로 그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토지 이용의 유형에 따라서 시설과 거리를 얼마나 두어야 하는지 이격거리를 제시하고 있고 그걸 통해서 수관폭과 수고를 설정하게 돼 있다.

그럼 해외에서 가지치기 방법을 어떻게 설정하는가. 미국은 일반적인 가지치기와 조경이나 과수에 적용할 수 있는 특별 가지치기, 야자수 가지치기를 따로 분류하고 있고 공익 가지치기와 관련해서는 Directional Pruning과 Pollarding이라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유럽은 가지치기 방법과 그 대상을 매칭할 수 있는 매트릭스 표를 제시하고 있고 공익 가지치기와 관련해서는 측면과 상층부의 수관을 축소하거나 새로운 수형을 형성하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일본은 시설과의 거리에 따라서 목표 수형의 크기가 결정된다. 목표 수관의 크기와 현재 수관의 크기를 비교해서 수형을 확대·축소 유지하거나 또는 수형을 새롭게 재생하는 것을 결정하는 흐름도를 제시하고 있다. 또 인공형으로 관리할 것인지 자연형으로 관리할 것인지도 설정하고 있다.

좁은 공간에서 하는 가지치기 방법에서 미국은 주로 공익 가지치기 방법인 Directional Pruning, 시설물 근처에 있는 가지 덩어리 전체를 제거한다. 작은 가지 여러번이 아닌 덩어리 전체를 제거해 단면을 최소화하는 게 중요한 포인트인 것이다. 하지만 넓은 수관폭을 유지하면서 하는 방식이라 국내에 보도가 좁은 곳에서는 적용하기 어렵다.

또 다른 가지치기 공익 가지치기 방법은 Pollarding이다. 가지 끝에서 자라나는 도장지를 지속적으로 짧게 제거함으로써 가로수의 크기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방법이다. 가지 끝에 Pollard head가 형성된다는 것인데 이것은 일반적으로 두절이라고 말하는 토핑과 가장 큰 차이를 보인다. 어릴 때부터 지속적으로 가지치기를 해 헤드가 형성되고 이 헤드가 가지 끝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유럽과 미국은 Pollard head를 제거하면 안 되고 이걸 제거할 경우 토핑과 비슷한 영향을 준다고 언급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인공형으로 관리할 경우 헤드를 제거하지 않지만, 자연형으로 관리할 경우에는 이 헤드를 제거할 수 있다고 제시하고 있다.

일본의 사례를 본 결과 자연형으로 헤드를 제거하면서 관리하는 경우가 훨씬 많았다.

해외 사례를 바탕으로 국내에 어떻게 적용하면 좋을까 생각을 해봤다. 우선 국내에서 가지치기의 문제는 어느 정도 크기가 자란 후에 가지치기를 하기 때문에 큰 단면을 형성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어린 시기부터 계획적으로 가지치기를 해서 가지의 굵기를 조절하고, 단면을 크게 형성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수관은 지속적으로 커나가는 것이기 때문에 수관의 크기가 커나가는 과정의 단계마다 계획을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해외에서는 우리나라 수관 관리 지침보다 좀 더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방법을 설정토록 돼 있다. 그렇지만 여전히 가지치기에 대한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지금 해야 될 것은 좀 더 현장 문제를 생각하고 현장에 맞게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조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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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백명수 소장, 최진우 대표, 강완모 교수, 박찬홍 주무관, 이은우 사무관
(왼쪽부터) 백명수 소장, 최진우 대표, 강완모 교수, 박찬홍 주무관, 이은우 사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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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제선미 연구사, 장한나 연구사, 도윤택 대표, 김철응 이사, 이정욱 팀장, 이임균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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