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식 칼럼] 정원 만드는 일의 기쁨과 즐거움
[김부식 칼럼] 정원 만드는 일의 기쁨과 즐거움
  • 김부식 본사 회장
  • 승인 2020.11.04
  • 호수 6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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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식 본지 회장
김부식 본지 회장

[Landscape Times] 가을은 많은 사연과 추억을 정리해준다. 봄부터 싹 틔운 잎사귀들이 녹음과 그늘 그리고 열매를 제공하며 시간의 흐름을 몸과 마음으로 느끼게 한다. 또한 가을은 지난 여름의 무덥고 험한 비바람 태풍 등의 자연현상을 갈무리하면서 다가올 겨울을 준비하게 한다.

계절을 느끼게 하는 식물과 사물들이 어떠한 목적이나 주제를 가지고 모여 있다면 관심을 받게 되며 그 결과물이 인간에게 치유와 힐링을 주게 되면 너무 고마운 대상이 된다.

올 가을에 정원을 조성하는 이벤트가 여러 곳에서 있었다. 젊은 학생들이 구슬땀을 흘려서 정원을 만드는 행사가 있었고 전문직업인들이 온갖 지혜를 짜내서 정원을 만드는 일도 있었다. 모두 정성이 가득하고 패기와 열정이 넘치는 과정을 거쳐서 멋진 정원이 조성됐다.

2020조경기능콩쿠르가 있었다. 1차 예선을 거쳐서 선발된 팀들이 본선 경기를 했다. 본선에 참여한 학생들과 지도교사의 열정은 정원에 식재된 꽃과 나무보다도 훨씬 아름답고 향기로웠다. 이틀 동안 진행된 2020조경기능콩쿠르는 흙을 소중하게 대하고 흙의 가치를 높여주는 향연으로 보였다. 완성된 정원 역시 훌륭한 모습으로 조성되어서 학생들에게 자연의 숭고함과 노동의 기쁨을 알게 해주었다. 참여한 학생들에게는 평생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그런데, 전국에 조경과 관련된 공부를 하는 고등학교가 50개소가 넘는다는 지도교사의 말씀에 필자는 선배 조경인의 무지와 무관심에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다. 조경을 공부하는 어린 후배들에게 무엇을 보여주고 어떤 비전을 갖게 해야 하는지 커다란 숙제로 받아 들였다.

2020경기정원문화박람회 정원조성이 마무리됐다. 약 5개월간 설계와 변경과정을 거치고 1개월 동안 시공해서 완성된 정원은 이전의 경기정원문화박람회의 수준을 넘어서는 정원 작품으로 평가를 받았다. 그동안 7회의 경기정원박람회가 쌓아온 경험과 지식이 누적되고 참가자들의 철저한 준비와 정원에 대한 열정으로 아름다운 작품이 조성됐다. 국내 정원박람회의 원조인 경기정원문화박람회는 다른 지자체와 공공단체의 정원박람회 탄생에 영향을 줬다.

‘정원 일의 즐거움’이란 책을 쓴 작가 헤르만 헤세는 “인간의 마지막 사치는 정원이다.”라고 했는데 대한민국에서 과거의 정원은 ‘가진 자만의 사치’로 존재해 왔다. 그렇게 일반 서민들에게는 접근이 어려웠던 정원이 이제는 공개된 공간에 조성돼서 여러 사람이 함께 사치를 누리게 됐으니 참 좋은 일이다.

2020경기정원문화박람회의 정원이 조성된 의왕시 레솔레파크는 의왕시민뿐만 아니라 인근 도시의 시민들에게 사랑을 받는 공원인데 이번 정원 조성으로 화룡점정(畵龍點睛)이 됐다.

정원 조성 참여자들의 1개월 동안의 작업 과정은 헤르만 헤세의 표현처럼 돈으로 살 수 없는 가치를 만드는 멋진 모습이었다. 돌을 놓고 식물을 배치하면서 스스로에게 자연과 함께하는 시선과 감각을 높여 주었고 점차 완성 돼가는 정원을 보면서 기뻐하는 모습은 천진난만한 어린아이와 같았다.

완성된 정원에 앉아서 사색하며 즐기는 시민들의 모습은 정원조성의 당위성과 필연성을 설명해준다. 가진 자만의 아성이었던 정원이 시민들에게 개방되어 함께 공유하는 정원으로 개념이 바뀌게 된 것은 경기정원문화박람회를 비롯한 여러 정원박람회의 순기능이다. 조성이 끝나고 개방된 정원은 코로나에 지친 시민들에게 힐링과 치유를 안겨 주고 있어서 정원 조성 참여자와 이용자 모두에게 삶의 기쁨과 즐거움을 선사해 주고 있다.

[한국조경신문]

김부식 본사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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