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방계식물인 석죽과 별꽃속 ‘실별꽃’ ⓒ한반도식물연구회
북방계식물인 석죽과 별꽃속 ‘실별꽃’ ⓒ한반도식물연구회

[Landscape Times 이수정 기자] 함경도 이북 습지와 평안북도 고산지대 숲에서 자생하는 석죽과 별꽃속 식물 2종이 남한에서 처음 발견됐다.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이 최근 한반도 북부지역에만 분포하는 식물로 알려진 ‘실별꽃(Stellaria filicaulis Makino)’과 ‘왕별꽃(Stellaria radians L.)’을 경기도 일대에서 발견했다고 밝혔다.

한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에 분포하는 석죽목 석죽과 별꽃속의 ‘실별꽃’은 지금까지 한반도에는 함경도 이북에만 분포하는 것으로 보고된 식물로, 북부지역 산기슭 물가나 습지가 주요 자생지다.

같은 속인 ‘왕별꽃’ 또한 한국, 일본, 중국, 러시아, 몽골에 분포, 한반도에서는 함경도, 평안북도의 고산지대 숲 가장자리 및 하천가에 주로 분포하는 식물이다.

이처럼 실별꽃과 왕별꽃 모두 함경도나 백두산 근처에 사는 북방계 식물이지만 남한에서 발견된 이유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러시아, 몽골, 중국, 한반도 북부지역 및 일본 등지에 분포하는 개체군과의 비교 연구 및 생태학적 연구 등 다각도의 분석이 필요하다. 다만 실별꽃의 경우, 강가 습지에 생육하는 특징으로 볼 때 하천을 통한 종자 산포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며 왕별꽃의 경우, 사면녹화용 수입 종자에 우연히 포함돼 발생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립생물자원관과 한반도식물연구회는 2017년부터 생물의 종 특이적 유전자 정보를 이용해 간편하고, 빠르게 정확한 종 판별이 가능한 ‘식물 유전자신분증(DNA바코드) 시스템 구축 사업’을 통해 한반도에 분포하는 석죽과 식물을 조사하고 있다.

연구진은 이번에 발견된 별꽃속 식물 2종에 대한 정확한 종 판별을 위해 현장에서 주요 형태적 특징을 확인하고 유전자신분증(DNA바코드) 표준정보도 확보했다.

북방계식물인 석죽과 별꽃속 ‘왕별꽃’ ⓒ한반도식물연구회
북방계식물인 석죽과 별꽃속 ‘왕별꽃’ ⓒ한반도식물연구회

이번에 발견한 실별꽃과 왕별꽃의 생김새는 별꽃속 다른 식물과 비교할 때, 꽃과 잎의 모습이 매우 특이하다.

우선, ‘실별꽃’은 잎 모양이 실처럼 얇고, 꽃이 잎겨드랑이에 하나씩 달리고, 꽃잎이 꽃받침보다 2배나 길다. ‘왕별꽃’은 한국산 별꽃속 식물 중 꽃이 가장 크고 화려하며, 꽃잎 끝이 5~7갈래로 갈라진다.

유전자신분증 확인 결과, 이번 실별꽃과 왕별꽃은 국내 분포하는 별꽃속 식물과 다른 유전자 정보를 가져 뚜렷하게 구분됐으며, 연구진은 올해 하반기에 이번 연구 결과를 종합해 관련 학계에 보고할 예정이다. 

특히, 실별꽃의 유전자신분증 정보는 전 세계 생물 유전자 정보가 구축된 미국 국립생물공학정보센터(NCBI)에도 등록돼 있지 않아, 이번 연구를 통해 세계 최초로 확보하게 됐다.

배연재 국립생물자원관장은 “이번에 발견된 별꽃속 2종의 생육지 및 개체군 보전을 위한 다각적인 방안을 연구하는 한편, 실별꽃 및 왕별꽃으로 판정된 개체와 종자를 확보해 국가생물자원으로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조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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