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안내] ‘서울 골목길 비밀정원’
[새책안내] ‘서울 골목길 비밀정원’
  • 이수정 기자
  • 승인 2019.11.12
  • 호수 56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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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수 지음, 목수책방 펴냄, 360쪽, 2019년 11월 5일 출간, 값 2만 원
‘서울 골목길 비밀정원’, 김인수 지음

[Landscape Times 이수정 기자] 근대화 이후 건설자본이 주택공급을 이유로 서울의 땅을 잠식했지만 콘크리트를 비집고 구석구석 주어진 공간에서 정원을 가꿔온 오래된 ‘동네 동산바치’들이 있다.

‘서울 골목길 비밀정원’은 지은이가 서울을 답사하며 발견한 아파트와 골목, 공터, 천변 등 서울에 남아있는 낡고 오래된 장소에 대한 기억과 함께 그 곳을 살아가는 소시민들의 일상공간으로서 정원을 다뤘다.

2006년 ‘아현도큐먼트’ 프로젝트의 총괄디렉터로 참여했던 지은이는 재개발로 이제는 부재한 아현동 기록을 통해 도시화로 빠르게 사라지는 공간, 특히 좁은 골목이나 버려진 작은 공간에 대한 애착에서 정원의 매력을 찾았다고 고백한다.

풀 한포기 심을 공간이 없어 지붕에 얹힌 화분과 덩굴, 다세대 주택이 밀집한 골목길의 붉은 칸나, 맹그로브 숲 부럽지 않은 미용실 실내정원, 그리고 자세히 보지 않으면 지나칠 고물상의 숨은 정원 등 책에 수록된 대상지들은 허름하지만 애정을 갖고 가꾸는 정원사의 취향과 삶이 오롯이 반영돼 있다. 그래서 지은이는 이 작고 비밀스러운 정원을 “조경가 없는 정원”, “진짜 조경 공간”이라 부른다.

지은이는 수많은 정원에 켜켜이 쌓인 사연들로 현대사를 꿰뚫는다. 1960년대 농촌인구가 유입되면서 인구 대이동을 겪던 개발시대, 이주 철거민들이 정착했던 상계동 양지마을과 희망촌의 허름한 정원에서 서울의 과거와 현대가 겹친다.

아울러 책은 식물을 잘 모르는 독자를 위해 골목길 어디선가 봤을 법한 식물들의 목록을 모은 부록도 있어 유용하다.

이 가을 해방촌, 창신동, 신영동, 익선동, 청량리, 녹번동, 연남동 등 세월의 때가 그대로 묻은 ‘비밀의 정원’을 책과 함께 탐사해 보는 것도 좋겠다. [한국조경신문]

 

 

 

 

이수정 기자
이수정 기자 grass999@latimes.kr 이수정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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