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정원展 ‘소쇄원, 낯설게 산책하기’가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내달 19일까지 전시 중이다.
한국의 정원展 ‘소쇄원, 낯설게 산책하기’가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내달 19일까지 전시 중이다.

[Landscape Times 이수정 기자] 한국의 정원展 ‘소쇄원, 낯설게 산책하기’가 18(목)일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개막했다.

전시를 주관한 올댓가든(All That Garden)에 따르면, 이번 전시는 한국의 정원이 지닌 독창성과 미학, 그 안에 담긴 철학을 수면 위로 끌어올리고, 자연과 인공의 조화가 백미인 사유 공간으로서 소쇄원을 도심 한가운데서 소개하기 기획됐다.

오늘날 정원은 근대 이후 서양에서 이식된 개념으로 한국정원이나 원림은 아직까지 대중에게 익숙한 공간은 아니다. 그동안 고흐나 모네 등 인상파 화가의 작품들이 인터렉티브아트 등 미디어아트를 통해 국내에 소개된 바 있지만 한국정원전에 대한 시도는 거의 없었다. 윤규상 총감독이 “한국의 정원이 예술콘텐츠화될 수 있는 첫 전시다”고 밝혔듯 이번 전시는 한국정원을 정면으로 다룬다는 면에서 주목할 만하다.

전시는 다양한 분야에 종사하는 현장 활동가들의 18개 작품으로 구성돼 있고 각각의 장르로 접근한 다층적 시선의 정원을 관람할 수 있다. 조경, 동양화, 인간환경연구, 공간연출, 인터렉티브아트, 설치작품, 그래픽디자인, 사진, 공예, 에세이, 소리, 향기 디자인 등 아날로그 예술부터 디지털예술까지 소쇄원을 비유한 다양한 작품들은 전시제목처럼 공간을 경계 없이 ‘산책’할 수 있게 한다. 

박한샘의 '해와 달의 時'
서울대 인간환경디자인연구실의 '소쇄원, 한국정원의 미학을 찾아서'

총 4개 구역으로 전시된 작품들은 시각, 청각, 촉각, 후각 등의 오감을 동원해 소쇄원을 익숙하게 혹은 낯설게 바라본다.

전시장을 들어가면 소쇄원을 직설적으로 해석한 작품들이 관람객을 맞는다. 때로는 대숲 소리와 향기로 대상지를 감각하게 하거나(유니트폼의 설치 작품 ‘Biophilia’, 향기 디자이너 최아름의 ‘한국의 정원, 향으로 기억하다), 선비들이 유유히 거닐었을 소쇄원을 서재에 착안해 종이로 형상화한다(김명수의 북아트 ‘서원’). 때로는 단절된 한국의 정원미학에 대한 자료로써 한국정원을 친절하게 해설해주며(서울대 인간환경디자인연구실의 도큐멘트 월 ‘소쇄원, 한국정원의 미학을 찾아서’), 소쇄원의 과거와 현재의 식물을 통해 대상지의 역사를 재조명하면서(국립수목원의 ‘소쇄원의 ‘풀과 나무’) 소쇄원에 대한 조경학적·사료적 접근을 시도한다. 

신선우의 '그곳에 피우다(The Garden Inside)' 

또, 소쇄원을 관람주체가 적극적으로 들여다 볼 수 있는 작품들도 감상할 수 있다. 소쇄원의 풍경을 전시장에 고스란히 들여온 사진을 통해 소쇄원의 지난 시간을 기록하거나(꿈정의 사진작품 ‘소쇄원 눈으로 찍기’), 파편화된 이미지를 통해 소쇄원을 상상하고 재구성하기도 한다(오디너리 피플의 그래픽디자인 ‘몽타주’).

그밖에 소쇄원의 정자인 제월당의 겹쳐진 시공간을 어둠과 빛으로 그린 박한샘의 비유얼 아트 ‘해와 달의 詩’, 광풍각을 모티브로 소쇄원을 새롭게 해석한 종이 설치 작품인 송계영의 파이버 아트 ‘환영의 소쇄원’, 소쇄원의 바람소리와 물소리를 재현한 조경디자이너 스무스 유(유승종 라이브스케이프 소장)의 실내조경 ‘격물치지’가 이어진다.

'한국의 정원展'은 향후 한국 정원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으로 기획·전시될 계획이다.

윤규상 총감독은 “소쇄원에 대한 서로 다른 시각을 각각의 방법으로 표현한 장르별 활동가들의 기록이다. 정원이라는 단어를 접하면 다소 인공적으로 구획되고 정돈된 장소만 머릿속으로 그려왔던 관객들은 소쇄원을 ‘낯설게 산책’함으로써 정원, 그리고 자연을 즐기는 또 다른 방법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의 정원展 ‘소쇄원, 낯설게 산책하기’는 SBS A&T가 주최, 올댓가든이 주관하며, 예술의 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내달 19일까지 전시한다. [한국조경신문]

조경디자이너 스무스 유(유승종 라이브스케이프 대표)의 ‘격물치지’

 

국립수목원의 ‘소쇄원의 ‘풀과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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