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ndsape Times 이수정 기자] 조경가를 비롯해 현대미술가, 식물학자, 만화가 등 다양한 분야와 세대의 작가들이 덕수궁의 정원과 건축물을 무대로 개성 있는 예술작품을 선보인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 덕수궁관리소와 국립현대미술관이 ‘덕수궁 프로젝트: 상상의 정원’전을 덕수궁에서 오는 10일(금)부터 11월 28일까지 개최한다.

부제 ‘상상의 정원’은 조선 후기 ‘의원(意園)’ 문화에서 차용했다. 18~19세기 조선의 문인들은 글과 그림을 통해 경제적 형편에 제한받지 않고 마음껏 풍류를 즐길 수 있는 ‘상상 속 정원’인 의원을 향유했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현대미술 분야에서는 권혜원·김명범·윤석남·이예승·지니서 작가가, 조경 분야에서는 김아연 ·성종상 조경학자가, 만화 분야에서는 이용배 작가가 참여한다. 식물학자인 신혜우 식물세밀화가 및 국가무형문화재인 채화장(황수로)가 참여한다.

전시 대표작을 살펴보면, 성종상 조경학자(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와 이용배 애니메이터(계원예대 교수)의 협업작품인 ‘몽유원림(夢遊園林)’은 근대적인 대한제국을 꿈꿨으나 외세에 의해 좌절된 격변의 시대 고종의 드라마틱한 삶을 되돌아보면서 고종이 상상했을 정원(意園)을 애니메이션으로 선보인다.

김아연 조경학자(서울시립대 교수)는 ‘가든카펫’을 통해 동양과 서양, 전통과 현대, 안과 밖, 생명체와 비생명체, 부드러움과 딱딱함 등 이질적인 것들이 긴장을 유지한 채 공존하는 하이브리드 정원을 만들어낸다. 덕홍전과 정관헌이 마주하는 장소에 놓인 수평의 공간은 고종과 명성황후를 위한 추모공원이 되기도 한다.

이들은 수개월간 덕수궁을 드나들며 오랜 세월 동안 덕수궁과 함께해 온 식물과 정원에서 영감을 얻어 제작한 영상, 조각, 설치, 전통공예, 조경, 만화영상, 식물세밀화 등의 작품 10점을 전시한다.

관람객들은 이번 전시를 통해 덕수궁 곳곳을 거닐며 ‘정원’을 매개로 덕수궁의 역사와 문화적 의미를 예술가들 특유의 상상력으로 재해석한 작품을 즐길 수 있다. 또한, 평소 입장할 수 없는 덕홍전, 함녕전 안에 직접 들어가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된다.

전시 관람은 무료(덕수궁 입장료 별도)며,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관람인원 제한, 마스크 착용, 한방향 관람, 안전거리 유지 등 방역수칙에 따라 관람해야 한다.

한편, 올해로 4번째 열리는 ’덕수궁 프로젝트’은 궁궐 안에 현대미술 작품을 전시하는 기획으로 2012년, 2017년, 2019년에 걸쳐 3차례 열린 바 있다.

[한국조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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