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하게 생물 다루는 업종…“지금 축소시키면 녹색경쟁에서 도태”
‘건설산업선진화위원회 조경건설업 통합 반대 특별기구’ 설립 제안

 

 

서울대 조경학과 졸업
서울대 환경대학원 환경조경학과 졸업(석사)
한국종합조경공사 설계실 근무
두산건설(주) 해외토목부 근무
대한조경공사협회 회장
대통령직속 건설기술건축문화선진화위원회 특별위원회 위원

현, 조경기술사
임원개발(주) 대표이사
(사)한국조경학회 상임이사
(사)한국조경사회 상임이사
대한건설협회 조경위원회 위원장

최근 진행되고 있는 건설산업선진화위원회의 조경건설업 재편 논의에 대한 입장은 무엇인가? 

최근 진행되고 있는 건설산업선진화위원회의 조경건설업 재편 논의에 대한 입장은 무엇인가? 선진화위원회가 워낙 혁신적이고 방대한 범위를 다루고 있어서 이곳저곳에서 잡음이 들리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건설산업선진화방안이 원활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조용하게 추이를 지켜보았던 거고, 조경건설업들은 현행대로 유지되기를 바랬다.

10월부터 내용이 공개돼 ‘통합내용’이 알려졌으니까 그때부터 직간접적으로 선진화위원회 관계자들과 접촉을 시도하고 있는데, 그때까지 조용히 움직여 왔던 건 자칫 기득권을 뺏기지 않으려는 모습으로 비칠까 우려스러웠기 때문이었다.

그러던 중에 일반공사업을 없애고 전문건설업으로 통합한다는 방안이 나왔다. 그래서 우선 선진화위원회에 공문을 보내 우리측 입장을 전달했고, 급한 불들은 끄고 있지만, 앞으로 어떻게 될 지는 알 수가 없다.

 

선진화위원회 관계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조경은 기후변화와 저탄소 녹색성장 시대를 맞아 건설업의 핵심 성장동력이라는 점을 인식해주기 바란다. 건설업 중에서 유일하게 조경만이 ‘생물’을 다루고 있다. 이 역할을 누가 대신 할 수 있다는 말이냐? 만약 지금 축소시킨다면 개발위주의 건설업은 녹색경쟁에서 도태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한국의 조경건설업은 이미 35년 전부터 독립 업종으로 활동하면서 그동안 종합적인 사업역량을 키워 오늘에 이르고 있다. 그런데 유독 조경건설업만 재편 대상으로 삼는 것에 대해 안타까울 뿐이다.
조경건설업종을 통합하면 누구에게 좋은 것인지 그걸 묻고 싶다.

이같은 통합논쟁은 처음이 아닌데, 왜 같은 일들이 반복되고 있다고 보는가?

조경건설업이 한국사회에서 차지하는 특수한 역할을 감안하지 않고 조경전문가 의견도 듣지 않고 이해관계에 따라 정책이 흘러왔기 때문인 것 같다.

역사적으로 따져 보자.
1974년에 이미 특수공사업 지위를 가졌다. 그런데 1996년에 건설산업기본법이 제정되면서 전문건설업으로 분류하려고 입법예고한 적이 있다. 이때 모두 자포자기하고 있었지만, 뜻있는 사람들과 급하게 전국조경연합회를 만들어 전체 조경인들이 단합했고 이런 의지가 국회에서 받아들여져 현재의 종합 조경공사업으로 발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또 2006년에는 당시 건설교통부가 ‘건설산업 선진화를 위한 건설생산체계 개편’을 추진하면서 유독 조경공사업만 전문건설과 통합하려 했지만, 강력히 반발해서 무산된 적도 있다.
‘방구가 잦으면 똥이 된다는 말’처럼 업종 통합과 관련해서는 이미 지속적으로 경고를 보내오고 있었다.

조경업계에서는 어떻게 대처해 나가야 한다고 보는가?

건설산업선진화위원회 사업은 국가적 과제로 등장한 상황이어서 무시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다.
지금 당장은 조경계 전 분야가 함께 ‘선진화위원회에 대비할 수 있는 특별기구’를 조직하고 각계각층에서 정리된 의견을 모아 신속하게 대응할 수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본다. 전체 조경인들도 상황의 심각성을 인식해야 한다.

만약 조경공사업이 축소되면 어떤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보는가?

단순히 종합이냐 전문이냐, 시공이냐 설계냐 하는 문제가 아니다.
그동안 어렵게 쌓아 온 조경산업과 학문적 기반이 붕괴하게 될 것이다.
당장 원도급 또는 하도급 시스템이 없어지게 되면, 일선 관공서에서 조경공사를 시행하면서 조경으로 발주할 수가 없게 된다. 그러면 조경회사들이 과거처럼 유지할 수가 없게 되는데, 조경전문가와 기술자들이 설 자리를 잃게 되고 수요가 없으니 학문도 쇠퇴할 게 아닌가?

 

 

현재 조경건설업의 위상은 어떻다고 보는가?

조경건설업은 복합공정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건축, 토목과 대등한 역할을 오랫동안 수행해 왔다. 비록 전체 건설 분야에서 차지하는 공사금액은 크지 않고 역사적으로도 건축이나 토목보다 늦게 출발했지만, 우리나라에서 조경은 73년에 조경학과가 생기기 시작했고 74년에는 특수공사업으로서 지위를 가지게 됐다.

그 헐벗던 시절에 개발로 훼손된 국토를 굳이 가꾸고자 했던 취지와 압축성장 시대를 살아오면서 중국처럼 폐허가 되지 않았던 이유를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이제는 학문적으로도 크게 성장해 전국 42개 대학에서 해마다 2천명 이상의 조경인재를 배출하고 있고 이것은 세계 2위라는 놀라운 수준에 올라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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