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옥상녹화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옥상·벽면녹화의 최신동향과 도시텃밭이라는 테마에 대해 열띤 토론을 펼쳤다.

지난 21일 양재동 L타워에서 열린 ‘제5회 한일 옥상녹화기술 국제세미나’에서 옥상·벽면녹화시 안정성, 일본의 식용가든 및 옥상 임대텃밭 사례, 한국의 도시농업이 풀어야 할 과제 등에 대해 발표됐다.

특히, 일본의 옥상 임대텃밭은 공간만 제공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다양한 이벤트를 통한 커뮤니티 활성화와 도시민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사업적인 콘셉트가 가미되고 있는 흐름을 제시했다. 또한 옥상녹화시 안정성 실험을 통해 대형 대나무류는 식재를 피해야 한다는 결론을 제시하기도 했다.

도시농업 측면에서는 공동체 형성을 위한 한국형 텃밭 모델 개발 및 미래세대를 위한 교육프로그램 개발의 필요성 등이 제시됐으며, 미집행 도시공원의 일부는 공영농장으로 활용하는 방안, 거버넌스의 역할 강화 등을 제안하기도 했다.

세미나에 앞서 이은희 (사)한국인공지반녹화협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이번 세미나는 옥상녹화와 도시텃밭이라는 두가지 테마로 준비했다. 기후변화시대에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옥상녹화와 더불어 최근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도시농업의 접목은 흥미로운 테마가 될 것”이라면서 “세미나를 통해 한일 양국의 인공지반녹화기술 발전과 상호교류를 통한 회원사간의 발전을 기원한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를 공동주최한 경기농림진흥재단 민기원 대표는 개회사를 통해 “오늘 한일 국제세미나는 고밀도 도시화가 진행되는 한국의 도시에서 건물옥상과 벽면에 생명을 불어놓는 인공지반녹화 기술을 공유하고 활성화하는 뜻 깊은 자리이며 이 자리를 통해 인공지반녹화에 대한 새로운 발전을 모색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진 축사에서 최광빈 서울시 공원녹지국장은 “2년 전 일본에서 열린 국제세미나에 참석해 옥상텃밭을 견학한 이후 옥상과 텃밭의 접목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면서 “한일 양국가가 기술교류를 통해 세계 최고의 녹색기술을 개발하고 녹색도시를 만들어가는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제1주제 한일 옥상녹화의 새로운 이용기능 창출
옥상에 식용가든을 만든다 - 토요다 유키오(랜드스케이프디자인 기술부장)

식용가든(Edible garden)은 야채나 채소, 허브 등 먹을 수 있는 식물을 중심으로 심어 오감을 자극하는 참여형 가든이다. 식용가든 사례로 역 빌딩 상업시설의 옥상가든, 시청의 옥상가든, 친환경 주택의 사원 기숙사 옥상가든 등이 있다. 다만, 야채와 허브 등 식용식물을 재배하기 위해서는 경작을 고려한 배수층에 배수패널 사용, 토양의 비산 방지 등을 위한 방풍대책, 경작을 위한 통로 마련, 하중을 고려한 콘테이너 재배를 해야 한다.

식물·인간·환경이 공존하는 도시농업 모델개발 - 송정섭 (농촌진흥청 도시농업팀장)
올해 추진하고 있는 연구사업으로 ▲공기정화, IT결합상품 및 보존화 개발 ▲그린타워 조성 인공지반 및 수변공간의 녹화기술 개발 ▲실내외 텃밭 및 실내정원, 원예활동 연구 등을 제시했다. 앞으로 연구계획은 그린시티 조성을 위한 기반기술 확보, 식물을 활용한 실내환경 개선연구, 공동체 회복을 위한 한국형 텃밭 모델개발, 미래세대 교육 및 원예활동 프로그램 개발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제2주제 새로운 이용기능의 유지운영에 대해
옥상텃밭의 운영에 관한 보고 - 카지카와 아키노리 (토호레오 동경사무소 과장)

2009년 초창기 옥상 임대텃밭은 누구나 농업을 즐길 수 있는 장소제공이 목적이었다면, 최근에는 사업성에 중점을 두고 있다. 빌딩 소유자가 기업에 제안을 통해 텃밭이 있는 옥상녹화 시공과 운영 및 매인트넌스를 위탁받아 진행한다. 운영은 2-3월경 임대자 계약 갱신과 신규모집을 통해 4월 작업을 시작해 12월까지 시기마다 수확 농작물 이벤트가 진행된다. 작물수확 이벤트 이외에도 허브티 만들기, 아이들을 위한 체험이벤트 등 다양한 이벤트가 마련된다. 앞으로 옥상임대 텃밭은 녹화는 물론 도시형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요리교실, 재배 기술교육, 요가교실 등 다양한 이벤트가 마련될 것이다.

도시농업의 동향과 과제 - 이양주 (경기개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한국의 도시농업은 거버넌스, 농지제도, 공간확보 문제, 도농상생 문제, 유기농업, 커뮤니티, 일자리, 지도자육성 등에 대한 문제가 안고 있다. 특히, 부족한 공간확보 방안으로 미집행도시공원 부지 중 일부를 공영농장으로 조성하고 나머지를 도시공원으로 조성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
도시농업은 친환경도시조성, 도시민의 농업이해, 도농 상생발전, 커뮤니티 활성화 등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지난해 초스피드로 제정 및 시행된 도시농업법에 대한 문제점들은 거번넌스를 통해 풀어가야 한다.

제3주제 안전하고 계속적인 이용을 지향하며
옥상·벽면녹화의 안전성 확보 - 티치바나 다이스케(시미즈건설 기술연구소 주임연구원)

기준에 합격한 방근, 방수시트는 모두 안전한가? 안전성 확인을 위해 방근시트를 대상으로 대형 대나무류 식재시 대나무 뿌리의 힘을 측정하는 실험을 실시했다. 실험 결과 대형 대나무류 뿌리의 누르는 압력은 조릿대의 2배이상 크게 나타났으며, 기준을 갖춘 방근 시트에 손상을 주는 결과가 나왔다. 따라서 대형대나무류는 옥상녹화에 원칙적으로 사용하지 않을 것을 권한다.

한국 옥상녹화 공간의 이용변화 - 오충현 (동국대 바이오환경과학과 교수)
한국의 옥상녹화는 1980년대 태동기를 거쳐 1990년 실용기, 2000년대 활성기, 2010년대에 들어서 정착기에 이르게 된다. 특히, 정착기에는 중앙정부의 제도화가 시작되면서 건축물녹화기본계획이 수립되고, 수도권 지자체로 확산된다. 또한 도시농업이 도입되고, 시민단체 차원에서의 보급이 활성화되고 있다. 앞으로 도시농업이 어떻게 변화될지 궁금해진다.

<종합토론>
코시미즈 하지메 도시녹화기구 이사장

일본의 옥상녹화는 1920년대 백화점에서 커뮤니티 공간으로 활용하기 위해 시작됐다. 최근 옥상녹화는 텃밭의 개념이 도입되면서 커뮤니티 형성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공적인 공간으로 커뮤니티 공간으로 활용가능성이 높아 매우 흥미있는 공간이다.

김인호(신구대 환경조경과 교수)
녹화를 통해 생산할 수 있는 서비스는 3가지가 있다. 1차 서비스는 환경적, 재해방재적 측면의 공공재적 서비스다. 2차서비스는 공급자의 노력으로 교육적, 휴양적, 치유적, 건강적 요소를 도입하고 있는 서비스다. 1,2차 서비스는 공급자적 서비스였다면, 3차 서비스는 청소년, 노인문제, 실업문제 등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내용을 담아야 한다. 공법과 기술의 투자만큼이나 소셜디자이너와 같은 코디네이터 등 사람에 투자하는 정책과 전략이 필요하다.

손용만(한국도시농업 대표)
도시농업이 풀어야 할 과제 중 공간확보와 일자리창출이 중요하다. 도심에 방치되어 있는 학교 옥상 등을 활용해 학생들에게 유기농 식재료를 공급하는 사업을 제안한다. 개인적으로 도시형 간척사업이라고 하고 있으며, 도시농업에서 공간확보의 대안 중 하나일 것이다. 연관해서 학교 옥상에서 농작물 재배시 도우미 역할과 학생의 안전관리자로 노령자를 활용한다면 일자리 창출까지 가능하다.

최연철(경기농림진흥재단 녹화사업부장)
인공지반녹화 활성화 방안 3가지를 제시한다. 우선 민간녹화 부분이 포함된 건축물녹화기본계획을 통해 인공지반녹화의 로드맵을 제시해야 한다. 둘째는 지속적인 인적인프라를 양성해야 한다. 특히, 교육프로그램과 지역공동체의 활성화를 통해 관리운영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공간적 문제를 넘어 사회적, 문화적인 장소성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민관 파트너쉽이 가장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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