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동 교수의 허브이야기 - 라벤더

 

▲ 조태동(강릉원주대 환경조경학과 교수)
라벤더(학명:Lavandula officinalis)는 꿀풀과의 상록 다년초이며 지중해 연안지방이 원산지이다. 허브의 여왕으로 불리며 보라색 또는 청자색 꽃은 허브가든의 백미라고 할 수 있다.

 

현재 28종의 라벤더가 알려져 있는데, 그중에서 잉글리쉬 라벤더가 가장 대표적이고, L. angustifolia는 매우 건강하며, 상록관목 숲에서도 잘자라 1m(3ft)까지 성장하는데, 엷은 초록색의 좁은 선형 잎과 violet-blue색의 아름다운 꽃을 가지고 있다.

라벤더에서 키가 작은 종은 화단 앞이나 길 안쪽에 울타리 식재로 사용하기 좋으나, 우리나라의 경우 겨울에는 온실로 옮겨 테라코타 포트에 기르는 것이 좋다.

꽃이 핀 후에 전정을 해주면 계속 그 형태를 유지하는데, 봄에 연한 가지를 자르거나 늦은 여름 또는 이른 가을에 semi-ripe cuttings을 해준다.

라벤더는 생육특성상 발아가 까다로운 편이라 특히 신경을 써야 하며 여름의 고온다습을 싫어하고, 비옥한 땅보다는 유기질이 적은 석회질 토양을 좋아하기 때문에 배수와 통풍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 세계에서 가장 큰 면적(15만평)을 자랑하는 호주 론체스톤의 라벤더농장


라벤더는 선택의 폭이 넓기 때문에 장식용 원예식물로 매우 유용하게 쓰이며, 꽃의 향과 색채에 따라 관상은 물론이고 향수, 포푸리, 목욕제, 화장수, 마사지 오일 등의 원료로 쓰인다. 라벤더의 꽃은 에센셜 오일을 만들며 프랑스의 프로방스지방이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다. 오일은 아로마라이프 또는 전문 치료용 에센셜오일로 쓰인다.

라벤더 꽃을 차로 마시면 고혈압과 두통에 좋을 뿐 아니라, 기분이 울적할 때 밝게 전환시켜 주고 진정작용이 뛰어나 숙면에 도움을 준다. 또 살균과 소독작용이 있고, 가벼운 화상이나 벌레에 물리거나 벌에 쏘였을때 바르면 외상치료에도 유용하다.

그리스 로마시대에는 세탁물을 라벤더 묘목에 널어 향이 스며들게 했다고 하며, 라벤더 주머니를 만들어 옷장이나 서랍에 넣어 좀이나 해충을 퇴치했다고 한다.

라벤더 꽃으로 만든 ‘라벤더 워터’는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1세와 스튜어트 왕가시대에 가장 인기가 높았으며 찰스 1세의 부인 마리 앙리에트로부터 특히 총애를 받았다.

라벤더는 배스킷가든(Basket Garden)으로 만들어 베란다나 창가에 걸어 놓거나 꽃을 응달에 말려 욕실 향주머니나 베개용 포푸리로 사용하며 말린 잔가지는 향을 피우는데 사용한다.

요리에는 거의 사용하지 않지만 중세시대에는 스튜나 고기요리의 맛을 내는데 잎을 사용하기도 했고, 꽃은 설탕절임이나 잼으로 만들어 식욕증진을 도왔다고 한다.

라벤더는 유행을 타지 않는 허브가든의 필수적인 소재로써 가장 다양하게 널리쓰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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