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동 교수의 허브이야기 - 제라늄

 

▲ 조태동(강릉원주대 환경조경학과 교수)

 

영국의 역사상 가장 번영했던 19세기 중엽 빅토리아 여왕시대의 상류 사회에서는 겨울에 로즈 제라늄을 화분에 담아 실내의 한 구석에 배치하는 것이 유행했다. 그것은 귀부인들의 긴 스커트가 로즈제라늄의 잎에 스칠 때마다 향기로운 장미향이 거실 가득 퍼졌기 때문이다.

제라늄은 일반적으로 원예종으로 알려져 있지만, 허브로 이용되는 것은 잎과 줄기 등에 정유 성분이 들어 있는 센티드제라늄(Scentedge ranium)을 말하며 관상용 화분 재배나 플랜터에 심어 연출하기 좋고 겨울에는 그린 인테리어에 적합하다.

센티드제라늄은 고추나물과의 다년초로 원산지는 남아프리카이며 서구에서 아시아에 걸쳐 넓게 분포하고 있다. 봄에서 초여름에 걸쳐 작은 꽃이 피는 제라늄류는 각각 향기에 개성이 있고 색과 형태 등도 아주 다양하며 강한 방향을 갖고 있다.

또한 로즈, 레몬, 민트, 애플 등 수십종의 향이 있고 각각의 닮은 꽃이나 열매, 향신료와 비슷한 이름이 붙어있다.

 

▲ 로즈 제라늄

 


제라늄은 생육특성상 고온다습을 싫어하며 양지 바르거나 반음지에서 약간 건조하게 키우는 것이 좋고, 추위에 약하므로 실내에서 월동해야 한다.

재배지는 통풍이 잘 되고 비옥해야 하는데 겉흙이 건조해지면 충분히 물을 주며 수시로 물과 비료를 섞어 준다. 꽃이 지면 줄기를 정리한다.

봄과 가을에 파종하며 발아 온도는 15~20도 정도이다. 본 잎이 4, 5장 일 때 정식하며 씨뿌리기와 꺾꽂이로 번식시키는데 꺾꽂이는 6월과 9월에 자른 부분이 마른 뒤 깨끗한 흙에 쓰러지지 않을 정도로 심는다.

높이는 20~80cm까지 자라며 톱니형, 둥근 톱니형 등 다양한 모양의 잎은 가지에 서로 어긋나게 자란다. 꽃의 색이 분홍색, 적색, 흰색 등으로 그 색과 모양이 일정하지 않게 핀다.

 

▲ 애플 제라늄


제라늄의 성분은 이뇨작용이 뛰어나 노폐물을 배출시키며 황달, 신장결석, 당뇨, 요도염 등 여러 감염증을 호전시킨다. 또 유럽에서는 옛날부터 창상에도 이용하였다고 한다.

주로 향수의 원료로 남프랑스와 아프리카 등에서 상업적으로 재배 되고 있는데 독특한 향은 특히 남성용 향수의 중요한 성분이 되며 향수 외에 화장품, 비누에도 사용하는데 미백효과와 촉촉한 피부를 유지시켜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향에는 기분을 맑게 해주는 효과가 있어 잎이나 에센셜 오일을 이용한 목욕을 하면 상쾌하고, 긴장감을 풀어주는 효과가 있다. 제라늄 성분은 모기를 물리치는 작용 및 피부염, 동상에도 유효하여 마사지 오일로도 널리 사용된다.

관상용 외에 필요할 때 꽃이나 잎을 채취하여 그대로 샐러드, 아이스크림, 케이크나 젤리, 과자의 향이나 장식으로 쓰고 쿠키를 구울 때는 생잎을 넣는다. 또 차와 주스, 잼, 요구르트, 펀지 등의 향을 내는데 쓰이며 집안에 손님이 방문하였을 때 화분의 잎을 비벼서 방향제 대신 사용해도 효과가 높다.

또한 잎에 포함되어 있는 에센스를 이용하여 포푸리, 차, 꽃다발, 압화 등에 이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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