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동 교수의 허브이야기 - 카모마일

 

▲ 조태동(강릉원주대 환경조경학과 교수)
고대 이집트인들은 이 약초를 이용하여 열병을 치료한다고 하여 태양의 제물로 바쳤으며 다른 자료에 의하면 열을 냉각시키는 효과에 따라 ‘달’의 약초라고도 불렀고 승려들은 신경성에 관련된 질병에 카모마일(국화과, 학명 : Chamaemelum nobile)이 완화 특성을 발휘한다는 사실을 인정하였다.

 

또 꽃이 온 세계를 비추는 태양과 닮았다고 하여 '태양이 점지해 준 아이'라고도 하였고, 혹은 사과향이 난다고 하여 '대지의 사과' 등으로 불리고 있으며 컴패니언 허브로써 식물의 병도 고쳐주기 때문에 '식물의 의사'로도 알려져 왔다.

길가나 황무지에서도 잘 자라는 카모마일은 아무리 밟아도 죽지 않고 꽃을 피우기 때문인지 꽃말이 '역경에 굴하지 않는 에너지'이다. 일년초인 저먼 카모마일과 다년초인 로만 카모마일, 그리고 노란색 꽃을 피우는 다이야즈 카모마일 등이 있다.

 

▲ 로만 카모마일

 


개화기를 보면 저먼은 5-7월, 다이어즈는 6월 중순에서 7월 하순까지, 로만은 6-8월이며 특징은 전초에서 사과향이 나는 것이 특징이다.

생육 특성상 어느 토양이나 가리지 않지만 양지 바르고 배수가 좋아야 하며 유기질이 풍부한 사질토에서 건강한 꽃을 피운다. 저온에 강하나 여름의 고온 건조에는 약하기 때문에 화분에서 재배할 경우에는 시원한 장소와 충분한 수분이 요구된다. 한 달에 여러 번 묽게 비료를 주는 것을 잊지 않도록 하며 진딧물이 달라붙으면 햇살이 좋은날 우유를 뿌려 진딧물의 호흡기를 막아 잡는다.

카모마일은 낮에는 피고 밤에는 닫혀 있는데 대개 일주일 정도 개화하며 발아온도는 15-20도이고 봄과 가을에 씨를 뿌리면 늦어도 2주 뒤에는 발아한다. 씨받기가 매우 쉽고 발아력도 강하기 때문에 직접 씨를 받는 것이 좋다.

 

▲ 저먼 카모마일

 


저먼 카모마일은 개화한 뒤 2-3일째가 꽃의 향기가 좋고 맛이 있으며 작고 흰 꽃 5-6개를 뜨거운 물에 넣으면 달콤한 사과향의 신선한 차를 즐길 수 있는데, 예로부터 취침 전에 카모마일 차를 마시면 불면증과 발한 작용으로 감기 초기에 효과가 있어 유럽에서는 일상적으로 다양하게 이용되었다.

독성이 적은 허브이기 때문에 어린이도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데 포터(beatrix potter)의 영국의 동화 ‘피터래빗’에서 피터가 과식을 했을 때, 엄마가 자기 전에 1큰술의 카모마일차를 마시게 하는 장면이 나온다. 카모마일의 향은 마음이 초조하고 화가 나거나 심한 정신적 긴장을 완화시키는 작용을 하며 냉증이 있는 사람에게는 몸을 보온하는데 효과가 있다.

로만 카모마일은 초장이 30cm 내외이며 옆으로 포복하는 성질이 있고 파종은 다른 카모마일과 같고 다음해 3월에 정원 등에 15cm 정도의 간격으로 정식하면 정원을 산책할 때마다 달콤한 향이 풍겨 나온다. 이집트의 파라오 람세스 2세의 미라에 로만 카모마일의 에센셜 오일을 방부제로 사용했다는 역사적 기록이 있다.

다이야즈 카모마일은 독특한 형태의 꽃을 피우므로 군식하여 볼륨감을 연출하면 매우 훌륭하며 스위트 바이올렛, 베르가못, 라벤더, 민트, 레몬밤 등과 함께 심어 꽃색을 조화시켜 허브가든을 연출하면 꽃과 향에 매료당하여 그 분위기에 푹 빠질 것이다. 또 단식으로 노지나 정원에 심어도 바람에 흔들릴 때마다 달콤한 사과향기가 그윽하게 퍼져 나가므로 포트가든이나 정원, 공원 어느 곳이나 연출해도 잘 어울린다.

유럽에서는 탕약이라고 하면 카모마일을 연상할 정도인데 '마트리카리아'라는 속명도 자궁에 효과가 있어서 생긴 것이다. 한방에서도 약초로 쓰이는데 저염증, 방부, 구충약, 경련을 가라앉히는데 좋다. 특히 건위 약제로 유명하다.

최근 일본에서는 카모마일에 있는 소염, 살균 성분이 아토피성 피부염에 효과가 있다고 하여 병원에서도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하는데, 중세시대에는 침대에 뿌려놓는 허브 중 하나로 위생시설이나 환기가 불충분한 곳에서 많이 이용되었다.

또 전술 했듯이 발한작용으로 초기 감기에 유용하며 진정 효과와 강장 작용이 있고, 우려낸 물로 목욕을 하면 심신의 긴장을 풀어주며 피부의 살균, 정화 및 전신미용에 효과가 크며 민감한 피부의 스킨케어 원료로 쓰이고 마사지 오일에 소량을 넣으면 운동 후 피로 회복에 좋다. 우려낸 물을 더운 물에 넣어 더운 김을 쐬면 그것이 바로 '페이셜 사우나'이다.

저먼·로만 카모마일이 개화하기 시작하면 꽃봉오리를 하나하나 계속 솎아내어 응달에서 겹치지 않도록 펼쳐 놓고 충분히 말린다. 드라이 플라워나 포푸리를 만들 때에는 가능한 오전 중에 꽃을 따서 퉁풍이 잘 되는 응달에 넓게 펴서 말린다.

충분히 말린꽃은 밀폐된 병 등에 건조제나 산화 방지제를 넣어 빛이 닿지 않는 곳에 잘 보관하면 겨울 동안 카모마일 차를 즐길 수 있다. 다이어즈는 드라이 플라워나 황색의 염료로 이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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