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동 교수의 허브이야기 - 히솝

▲ 조태동(강릉원주대 환경조경학과 교수)
히솝의 어원은 ‘지나가다’라는 뜻의 히브리어 ‘에좁(ezob)’에서 유래했다. 히솝은 분홍색, 청자색, 흰색의 귀여운 꽃을 피우며, 민트를 닮은 상쾌한 향기가 강해 오랫동안 주위에 향이 퍼진다. 향과 효능에 따라 엘리자베스 1세 시대에는 침상에 뿌려 놓는 허브로 썼으며, 교회나 집을 향기로 청결히 하기 위해서도 사용했다고 한다.

구약성서 시편 51편 7장에 ‘우슬초로 나를 청결케 하소서 내가 정하리이다.’라는 구절이 있는데 여기에서 히솝을 우슬초로 번역하고 있지만 식물학적인 히솝은 다년초로서 이스라엘이나 시나이 지방에는 자생하지 않으며, 유럽에서 자생하기 때문에 히솝이 아니라 ‘마조람’이라고 성서 식물학자들은 주장하고 있음을 밝힌다.

남유럽과 중앙아시아가 원산지이고 줄기가 1미터 정도인 상록반저목이며 북아메리카에서도 야생하고 있지만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 헝가리, 불가리아 등이 주산지이고 가지끝에서 약10센티미터 정도 한쪽으로 꽃이 피며 잎은 마주난다.

히솝에는 스파이스용과 관상용이 있는데 스파이스용은 꽃색이 청자색이고 관상용은 분홍색이나 흰색이 많으며 담홍색도 있다.

생육 특성상 배수가 좋고 양지바르며 유기질이 풍부한 건조한 땅에서 잘 자라는데, 자라면서 줄기가 목질화 되므로 3,4년마다 새로운 묘목으로 바꾸어 주는 것이 좋으며 병충해에 매우 강하여 벌레가 거의 달라붙지 않는다. 추위와 더위에도 강하여 그다지 관리가 필요 없는 허브이지만 다습에는 약하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며 배수가 나쁘고 토양 중에 산소가 없는 상태가 되면 뿌리가 썩기 시작하며 말라 버리므로 주의한다. 개화기가 비교적 길어서 8~10월 까지 계속해서 꽃이 핀다.

화분에 재배할 경우 7호 이상의 커다란 분을 사용하고 순치기를 하여 작게 키우는 것이 좋으며 노지에서 재배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심기 전에 유기질 비료를 많이 넣어준다.

발아 온도는 15~20도가 좋으나 파종 후 발아까지 꽤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가을이나 이른 봄에 줄기를 나누거나 꺾꽂이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겨울이 지나기 전에 이식하면 뿌리를 잘 내리고 튼튼한 줄기가 된다.

청자색 꽃은 라벤더와 착각할 정도로 우아하게 피는데 분홍색, 흰색 등과 색을 조화시켜 다채로운 정원을 꾸밀 수 있고 어릴 때부터 가지를 잘 쳐주면 향기 있는 생울타리를 만들 수도 있으므로 허브가든과 록가든에 응용한다.

박하향이 나는 히솝은 유럽에서 예로부터 약초로 이용했는데 소화흡수를 돕는 작용이 있으며 방부성과 항바이러스 작용을 하기 때문에 감기나, 기관지염 및 호흡기계통 질환, 심장 및 혈액순환을 위한 강장제, 과민신경쇠약에 유용하다.

또 히솝의 잎과 꽃에서 나오는 에센셜 오일은 고혈압을 감소시키고 마사지를 통하여 스트레스와 피로를 풀어주며 타박상 또는 부상으로 인한 염증, 통증을 치료해 준다.

줄기를 욕탕에 넣은 후 목욕을 하면 피부의 청결함과 냉증 개선에 효과가 있고 세정약이나 습포약으로 사용하면 좌상이나 외상에도 매우 유효하다. 향수나 화장수의 원료로도 쓰이고 있으며 신선한 잎을 뜨거운 물 적당량에 2~3분간 넣어 우려내어 화장용 솜을 적셔 눈 위에 얹어 습포하기도 한다.

약간 쓴맛이 있는 방향은 기름기 많은 고기 요리나 비린내 나는 생선요리, 내장요리에 사용하면 특유의 냄새를 제거하고 각종 리큐어의 고상한 맛을 내는 데도 사용한다.
잎을 가늘게 잘라서 감자 샐러드, 스튜, 각종소스나 소시지의 맛을 내는데 사용하며 색을 배합하는데도 쓴다.

꿀이 있는 작은 꽃을 샐러드나 케이크에 뿌려 장식해도 좋고 압화나 꽃다발, 리스, 포푸리로 이용해도 훌륭하다. 또 에센셜오일은 오드콜론(eau de cologne)의 원료가 된다.

꽃을 그대로 따서 꽃바구니를 만들거나 장식용으로 이용하며 활짝 폈을 때 줄기 밑부분을 베어 통풍이 잘 되는 응달에서 말려 보관하면 포푸리나 드라이 플라워로 훌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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