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서린 구스타프슨(Kathryn Gustafson)은 1951년 미국에서 태어난 세계적인 조경가이다. 한국에서는 동탄신도시 작업을 했었다. 젊은 시절 패션디자인을 공부했던 구스타프슨은 지형을 옷감처럼 다루는 것으로 유명하다. 조경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구스타프슨은 이렇게 말했다. “하늘 아래 모든 것들을 디자인하는 것이 조경이다” 그녀는 작업하는 모든 곳에서 그 곳 고유의 지형을 이해하고 예술적으로 활용하는 작업방식으로 많은 조경가들의 감탄을 자아 내곤 했다. 지난 5일(수) 서울시립대학교에서 열린 특강에서 구스타프슨은 한국 서울시립대 조경학과 학생들과 조경 관계자들의 열렬한 호응을 받으며 강의를 시작했다.

 

강의는 구스타프슨이 지난 35년간 작업해온 조경작업물들의 작업 방식을 소개하는 것으로 이루어졌다. 구스타프슨은 공공디자인으로서의 기능하는 많은 조경디자인 작업을 해왔다. 그녀의 작업에는 프랑스 Terrasson에 있는 상상의 정원, 프랑스 Evry의 도시 광장, 런던 하이드파크에 있는 다이애나 웨일즈 공주 기념 분수가 있고, 워싱턴DC의 국립흑인역사문화박물관, 스미스소니언 미술관의 조경 디자인을 맡기도 했다. 그녀는 중요한 작업과정들을 설명하면서 한 필드의 전문가적이고도 학술적인 면모를 보여주었다. 또한 이 강연에서 강조된 것은 ‘시민성’ 즉 ‘공공성’ 이었다. 이와 관련해, 일본에서 수입된 벚꽃나무들로 즐비한 공원 산책로에 큰 애정을 드러낸 구스타프슨은 “모두가 사진을 찍고 싶어하고, 보고 싶어 하고, 사랑에 빠지는 공간이지요”라고 말했다. 구스타프슨은 새로운 세상에 걸맞는 새로운 미학의 필요성을 말하면서, 아름다움의 정의가 변화하고 있다고 강의를 마무리했다.

구스타프슨은 디자인에 관련된 영감의 원천에 대한 질문에 대해, 무엇이 장소를 특별하게 만드는지 이해해야 하고, 자신은 우리가 살아간다는 것 자체에 열광하며, 이것은 굉장히 복잡하지만 그 복잡성을 사랑한다고 밝혔다. 패션을 공부하다가 조경으로 관심사가 변한 이유에 대한 질문에는, “좋은 여자 친구들”이라는 대답을 내놓았고, 문제를 맞닥뜨렸을 때 좋은 방법이 있느냐는 질문엔 “많은 리서치를 한다”고 답했다. 또한 정원과 공원을 조경할 때 무엇이 제일 중요한 요소인가, 라는 질문에는 “사람을 하나로 모을 수 있는가”라는 답변을 내놓았다. 마지막으로 “젊은 조경가들을 위한 팁이 있을까요?”라는 질문에는 “클라이언트와 일하는 것은 어렵다. 당신의 클라이언트는 조경 디자이너가 아니다. 당신은 그들이 당신의 기술을 이해하게 해야 하고 당신은 그들의 도움이 필요한 상호보완적인 관계다”라고 격려했다.

 

평소 조경의 미학적 측면에 많은 열정을 보여온 세계적인 조경가 캐서린 구스타프슨. 한국에서 그녀의 대면 강연을 들을 수 있었던 것은 무척이나 귀한 기회였다. 그녀는 이미 하버드와 같은 많은 교육기관에서 강연한 바 있다. 조경을 다루는 기업 관계자들은 물론, 대학에서 조경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많은 자극과 영감을 줄 수 있었던 강의였다. 많은 청중들이 집중하여 구스타프슨의 강연을 경청했고, 우레와 같은 박수로 답했다. 열정적으로 질문을 했던 학생들에게도 구스타프슨은 성실하게 답변을 해주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EBS <위대한 수업>같은 세계적 석학들의 강의를 직접 들은 느낌이었다. 앞으로도 한국에서 이런 좋은 강의가 많이 열리길 응원한다. 비오던 수요일, 봄비와 함께 서울시립대학교는 더욱 아름다워 보였는데, 이는 현장에서 오랜 커리어를 쌓아오면서도 ‘아름다움’이라는 미학적, 예술적 관점을 추구하는 한 예술가를 반기는 날씨처럼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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