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지자체 생태조경 우수 사례 나눠
제로시티, “아직 과제 더 많다” 지적


지난 2일 2009 인천 IFLA APR 행사장에서는 조경직공무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녹색성장 성과와 과제에 대해 논의했다. 서울시를 비롯해서 인천시, 김천시, 순천시 등은 이날 우수사례로 손꼽히는 녹색성장 정책의 성과들을 선보였다. 하지만 Third Space 고정희 소장(사진)은 아직 우리나라는 ‘제로시티’까지 도달하기 위해서는 갈 길이 멀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김형국 위원장은 한반도 기온 상승폭이 지구 전체보다 2배 이상 빠르다면서 에너지 사용방식은 경제와 환경 모든 부분에서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조경도 ‘스토리텔링’ 필요해
녹색성장위원회 김형국 위원장은 ‘저탄소 녹색성장 추진방안’이라는 주제의 기조연설시간을 통해 녹색성장 정책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강연했다. 그는 또 녹색성장위원회 위원장으로서 4대강사업에 대한 환경단체들의 오해가 아직까지 남아있는 것 같다는 아쉬움을 표하면서, 더불어 4대강사업을 진행하는 이들도 때론 환경단체의 의견도 귀 기울여야 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잘못된 벤치마킹에 대해 비판하기도 했다. ‘2류 배움’이 성행하고 있다는 것. 그는 “조경은 상징성, 즉 스토리텔링이 있어야 한다”며 “장소와 더불어 엮어가는 사람의 꿈에 대한 의미부여 작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서울시 안승일 푸른도시국장은 ‘2030 서울형 저탄소 녹색성장을 위한 공원녹지분야 계획’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서울시의 녹지계획 성과와 계획에 대해 발표했다.

안 국장은 “서울시는 서울형 도시를 구축하고 있다. 이는 국가정책보다 앞서 선진 도시를 구축하겠다는 의지”라면서 “2030년까지 현재 서울 면적 대비 1/3 수준으로 공원녹지비율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린파킹 사업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안 국장은 “그린파킹 사업은 벽을 허물고 각 주택안에 주차공간 및 녹화공간을 구성하는 것”이라면서 “최근 아파트단지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환경이 좋아질 뿐 아니라 아파트가격까지 높여줘 주민들의 호응도가 높았다”고 설명했다.

학교에 천연잔디운동장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했다. 안 국장은 “인조잔디는 가루가 떨어지는 문제와 더불어 운동장 온도를 높이는 등 여러가지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면서 “현재 서울시내 학교 운동장에 푹신한 잔디를 구성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신청을 받아서 지원해주고 있는데 원하는 학교가 의외로 많다”고 설명했다. 천연잔디 운동장 구축에 대한 호응이 높았다는 얘기다.

2001년 제1회 대한민국조경대상 우수상, 제3회 대한민국조경대상 대상, 2004년 환경보전상, 2007년 제1회 살고싶은도시만들기 우수상 등 다수의 수상경력을 가지고 있는 김천시는 김천시 내의 문제공간이었던 지역을 오히려 공원 및 녹색 경관지로 변화시킨 다양한 사례를 소개했다.

발표를 담당한 김천시 기획실 석성대 기획예산 담당관은 “김천시에는 비탈면과 절개지가 많다. 이런 곳을 방치하는 것이 아니라 디자인적인 요소가 덧붙여진 녹색공간으로 구성해 오히려 경관적으로 우수한 공간으로 바꿨다”며 다양한 사례를 사진을 통해 보여줬다.

또한 축산오폐수 문제가 심각했던 직지천을 강변공원으로 만들고, 김천시 개령면 서부리 쓰레기매립장을 휴식공간과 더불어 배구ㆍ테니스ㆍ족구장ㆍ산책로 등이 갖춰진 체육공원으로 만드는 등 자투리 공간 및 상습쓰레기 투여장을 공원과 체육시설을 만들어 시민들의 사랑받는 공간으로 만들었던 사례들을 발표했다.

순천만, 습지생태축 거점 만들 터
순천만 생태습지로 유명한 순천시는 생태축 연결 전략과 2013년 국제정원박람회에 대해 발표했다.

발표를 맡은 2013년 국제정원박람회 추진단 양동의 단장은 “순천은 지리적ㆍ생태적 중심”이라면서 “녹색성장의 거점지, 저탄소 녹색 모범도시로 만들어갈 것”이라고 시의 목표를 밝혔다. 그는 또 정원박람회장과 순천의 도심권 문화를 연결시키고 순천만과 신구도심을 연결해 수변경관지구로 지정, 생태관광지로의 위상을 더욱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2013년 4월부터 10월까지 6개월간 진행될 ‘2013순천만 국제조경 박람회’구축에 대한 설명도 덧붙였다. 그는 박람회를 위해 5섹터로 나눠 시설을 구축하고 있다고 밝혔다. 1섹터는 한국정원과 수목원을, 2섹터에는 순찬만국제습지센터를, 3섹터는 저류지, 4섹터는 세계정원과 테마정원, 5섹터는 생태녹색마을이 조성될 예정이다. 1~3섹터는 국가사업으로, 4~5섹터는 박람회 사업으로 진행하고 있다.

양 단장은 “순천시는 오늘 독일 프라이브루그와 자매결연을 하고 있다”면서 “각국의 생태도시와 자매결연하는 등 저탄소 녹색 모범도시로 만들어가기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그동안 생태수도라고 스스로만 인정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가 의문이 들었다. 하지만 이제는 정부, 학계, 각 지자체 등에서도 인정해주는 것 같아 뿌듯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인천시 녹지정책팀 최태식 팀장은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녹색성장 생태도시 인천비전’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발전해가는 인천시의 모습과 더불어 향후 계획에 대해 발표했다.

최 팀장은 “1968년 인천은 면적 166㎢, 인구 526천명의 작은 도시였다. 하지만 3번의 대형 간척사업을 통해 면적 986㎢, 인구 2,362천명의 도시로 변화됐다”면서 “녹색도시 생명의 숲 1천만㎡ 늘리기, 담장허물고 나무심기, 옥상녹화 등을 통해 녹색성장 환경생태 도시로 다시 한번 변화해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역주민과 학교가 하나가되어 구성한 학교숲 조성에 대해서도 영상을 이용, 자세히 설명했다. 인천에서 조성한 학교숲은 단순히 녹지공간을 조성해줌과 동시에 생태학습공간을 제공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는 것. 인천시는 학교숲 조성사업에 연 100억을 지원하고 있다.

조경공무원, 건설사에 생태면적율 요구해야
Third Space 고정희 소장은 독일 사례와 더불어 현재의 우리가 생각하는 녹색도시 구축에 대한 문제점과 향후의 조경 과제에 대해 강연했다.

고 소장은 “현재의 조경은 아이템, 산업화에 집중되어 있다”면서 “대량의 에너지 소모, 자연자원 훼손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지 않은 상황에서 제로시티를 구현한다는 것은 아이러니컬한 정책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제로시티가 단지 녹지공간을 확대하고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하는 것만으로 한정해서 생각하면 안된다는 것. 많이 생산하고 많이 소모하는 것이 아니라 적게 소모하고 대체 에너지 이용률을 높이는 방향으로 도시가 구축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또 이 작업이 도시를 설계할 때부터 이뤄져야 한다는 점도 덧붙여 설명했다.

고 소장은 “조경이 디자인요소, 명품수목에 대한 고민이 아니라 기후, 물, 토양, 식생, 서식처 등 모든 부분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바람길, 우수 침투시설, 자동차 없는 어린이공원 등의 요소들을 모두 고려하고 물과 토양을 보호토록 디자인하는 것이 조경의 과제”라고 주장했다. 도시설계, 토목, 건축에서 놓치는 부분을 조경에서 챙겨야 한다는 얘기다.

고 소장은 건축시 생태면적율을 도입해야 한다는 점도 지적했다. 공원과 건축물 등을 조성할 때 대기, 기후, 소음, 지형, 토양, 물, 동식물식생, 비오톱, 경관 및 토지이용, 녹지 등 생태적 부분을 고려해 생태면적율을 우선 산정해야 한다는 것. 그는 생태면적이 최소 50%는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쉽게 해결될 수 없는 구조적인 부분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작업을 하는 시행사와 건설사들이 이런 부분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는 것. 이에 대해 고 소장은 “이런 과제들을 시행사와 건설사들에게 부여해야 하는 것이 조경공무원이다. 우리의 역할을 제대로 할 때 당당하게 요구도 할 수 있다”면서 “건설 및 토목하는 업체에게 환경생태계획도 함께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토론 사회자를 맡은 서울시 중부 푸른도시사업소 오순환 소장은 공원 관리에 대한 질문에 대해 “이제는 공원도 단순히 관리하는 차원을 넘어서 경영하는 시대”라면서 “도시 공원의 역할이 바뀌었다. 생태학습, 식물원, 문화향유 공간 등 콘텐츠를 다양화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북서울꿈의숲을 예로 들면서 “북서울꿈의숲의 전체 관리는 관리소에서 직접하지만 문화시설은 처음으로 세종문화회관에 위탁했다. 경비질서유지는 민간사업자에게 위탁해서 이용하고 있다. 공원을 경영해가고 있는 것이다”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행사 마무리 인사말을 남긴 조세환 회장은 “지금 지자체 각 도시에서 하고 있는 일들이 어떤 일들인가 이야기를 듣고 향후의 발전 방향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싶었다”면서 “오늘 발표한 사례들은 후손에 길이 남을 중요한 사업이다. 국가에서는 이 의미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녹색공무원들이 하고 있는 일들의 가치를 인정받고 그 역할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 이런 일을 조경학회도 함께 할 것이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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