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AURI 경관포럼 내 토론 현장
제2차 AURI 경관포럼 내 토론 현장

[Landscape Times 김효원 기자] 경관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과 관점을 논의하는 '제2차 AURI 경관포럼'이 26일(목) 서울 히브루스 코워킹센터에서 열렸다.

건축도시공간연구소가 주관, 주최한 이번 행사에는 '경관'이라는 개념을 지리학적, 조경학적, 건축학적, 그리고 정책연구적인 관점에서 다양하게 정의하고 이야기를 나누며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첫 번째로 진종헌 공주대학교 지리학과 교수는 ‘문화지리학의 경관이론과 사례’를 주제로 두 가지 대표적인 경관개념을 소개했다. 재현적 경관론과 비재현적 경관론을 대조하며 경관개념이 전통적인 의미에서 현대까지 어떻게 변화했는지 설명했다. 

진종헌 교수는 "경관은 물질적 실체이면서 동시에 다양한 의미가 부여된 이미지, 텍스트라는 것이 문화지리학적 관점이자, 재현적 경관론이다. 경관은 외부에서 바라본다는 점에서 객관적이지만 동시에 바라보는 사람에 따라 굉장히 주관적이기도 하다. 즉, 어떤 상징을 갖고 어떻게 해석하는지에 따라 경관이 달라진다는것을 강조하는 것이 문화지리학적 관점이다"고 설명했다. 

반대로 비재현적 경관론은 경관을 바라보는 주체와 대상을 나누는 것을 비판하며, 경관이 고정된 결과물이 아닌 행동의 과정 속의 실천으로 간주한다. 시각적으로 바라보는 것을 경관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직접 체험하고 경험하는 것을 경관의 의미에 포함시켰다.

이어서 강영조 동아대학교 조경학과 교수는 '몸으로 보는 경관'이라는 주제로 신체의 감각과 운동이 경관과 얼마나 큰 연관성이 있는지 여러 사례를 들어 설명했다. 강 교수는 "경관이란 세계와 인간의 정신이 만나는 곳에서 발생하는 이미지 현상으로, 좋은 경관이라는 것은 내가 하려는 행위가 실제 잘 이뤄지게 만들어주는 구조, 그런 환경이다"고 또 다른 경관의 의미를 설명했다. 

다양한 경관의 이론적 배경과 개념 설명이 끝난 뒤에는, 발표를 맡았던 두 교수를 비롯해 조경학과 교수가 함께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 배정한 서울대학교 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 교수와 김아연 서울시립대학교 조경학과 교수가 참여했다. 

김아연 교수는 "현재 제주도 주상절리 지질공원 재조성 과정에 감독의 역할을 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특히 관광지를 훼손되지 않고, 사람과 분리된 공간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자연과 인간을 분리하는 이원론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생각이 들었다"며 의견을 냈다.

이에 진종헌 교수는 "제주의 관광지는 모두 만들어진 이미지이다. 제주는 산림이나 녹화 사업과 같은 사업이 필요가 없는 곳이다. 처음부터 이원론적으로 구분할 필요가 없었다는 면에서 김아연 교수가 하는 접근이 육지 사람의 시선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새로운 관점을 제시했다.

배정한 교수는 "경리단길, 황리단길, 망리단길 등 개성이 앞세우는 듯 하지만 실상은 획일화된 도시경관의 현상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들도 많다"며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를 어떻게 적층된 다양한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도시경관으로 바꿀 수 있을지 의견을 물었다.

이에 진종헌 교수는 "자본은 동네 고유의 정체성을 뿌리내리기 전에 식민화시켜 획일적인 도시경관을 만든다. 그러나 이는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다. 전 세계 도시는 지리학적 관점에서 서울과 런던, 뉴욕의 모습이 수평적이고 네트워크화되면서 글로벌한 고유의 문화가 나올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긍정적인 측면도 강조했다.

포럼에 참여한 관객 중 한명은 "경관을 사진 찍고 소비하는 것이 트렌드이다. 그런데 똑같은 경관이라도 관광객이 짧은 시간에 보고 찍은 사진과 사진 작가가 충분히 공부하고, 시간을 들여 찍은 완벽한 사진과 두 가지 중 어떤 것이 경관개념에서 더 진정한 경관인지 궁금하다"고 질문하기도 했다.

이에 진종헌 교수는 "둘 다 다른 방식과 관점을 보여준다는 면에서 의미 있는 경관이다. 비교할 수 없다"며 다양한 경관의 개념을 강조했다. 

한편, 이번 경관포럼은 총 4회로 기획된 포럼 중 두 번째 자리다. 이전의 포럼이 정책을 수립하거나 법제도적 틀을 마련하는데 초점을 뒀다면 이번에는 경관의 개념과 가치를 확장된 시각에서 논의하고자 여러 분야의 전문가를 불러 의견을 나눴다.

[한국조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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