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ndscape Times 이수정 기자] 지난 23일 식재 우수사례 발굴과 정원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서울시가 매년 주최하는 ‘꽃 피는 서울상 콘테스트’에서 42개의 대상지가 선정됐다. 이번호에서는 도심 속 건강한 녹색공간으로 변모한 대표 대상지 3곳을 찾아갔다.

박동훈 대표와 (재)멍석이 공동 조성한 문화예술골목 ‘남산골 한옥마을 골목’(예술통).
(재)멍석이 공동 조성한 문화예술골목 ‘남산골 한옥마을 골목’

올해 ‘꽃 피는 서울상 콘테스트’에서 꽃 피는 이야기상 부문에 선정된 ‘남산골 한옥마을 골목’은 문화예술단체인 (재)멍석이 골목 내 버려진 유휴공간을 식물과 예술로 덧입혀 아름다운 문화예술공간으로 탄생시킨 공공정원이다. 이 골목은 일명 ‘예술통’이라 불리며 주민이 주도하는 아름다운 도시재생공간이 됐다.

주변 환경을 고려한 8개의 스트리트뮤지엄을 비롯해 골목 곳곳에 자리한 크고 작은 미술관과 복합문화공간이 자리한 골목에 들어서면 다양한 예술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빌딩 사이로 유유히 헤엄치는 돌고래와 옥상 위 말 조형물, 벽에 인쇄된 휴대용 카세트플레이어 등 거리에 전시된 작품은 예술가들의 자발적 참여로 구성됐다. 무엇보다 작품들 사이로 조성된 화단과 정원은 이곳 ‘예술통’을 더욱 빛나는 장소로 만들었다.

(재)멍석이 공동 조성한 문화예술골목 ‘남산골 한옥마을 골목’(예술통).
(재)멍석이 공동 조성한 문화예술골목 ‘남산골 한옥마을 골목’(예술통).

‘남산골 한옥마을 골목’의 풍경이 있기까지는 식물과 예술에 남다른 애정을 보이며 골목길 조성에 앞장 선 박동훈 필동문화예술공간 예술통 대표의 힘이 크다. 광고회사를 운영하는 박 대표는 (재)멍석을 설립해 한옥마을 골목사업의 재정 기반을 만든 것이다.

한옥마을이 있는 필동은 지금은 쇠퇴했지만 한때 출판가로 활기찼던 곳이다. 이 골목에 다시 온기를 불어놓은 박 대표는 처음에는 미술과 건축 등 예술로써 경관조성에 접근했다. 박 대표는 “미술관 밖 외부공간에 전시된 작가들 작품에 온전한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었다. 자연스럽게 조경에 관심이 갔다”고 말한다.

7년 전 처음 예술통 문화사업을 시작한 이후 2015년 예술통 축제도 기획하면서 이곳에 방문자도 늘었다. 전체 공간을 직접 디자인했지만 축제를 시작하면서 오경아 가든디자이너 등 전문가들에게 수종이나 식재디자인 자문을 받아 진행했다. 그러나 물 관리 또한 난제였다. 어렵게 기관을 설득해 다섯 곳에 수도를 설치하면서 이제 물통 운반은 하지 않게 됐다.

남산골 한옥마을 골목 조성을 시작한 박동훈 대표. 그는 3년 전 필동 문화예술골목축제를 기획하는 등 문화, 예술, 조경을 알리고 있다. 현재 골목 조성에 드는 비용은 박 대표의 기부로 운영되는 (재)멍석에 기반하는데, 향후 지속가능한 유지관리를 위해  안정적인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남산골 한옥마을 골목 조성을 시작한 박동훈 대표. 그는 3년 전 필동 문화예술골목축제를 기획하는 등 문화, 예술, 조경을 알리고 있다. 현재 골목 조성에 드는 비용은 박 대표의 기부로 운영되는 (재)멍석에 기반하는데, 향후 지속가능한 골목문화 조성을 위해 안정적인 재정 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는 “정원은 기다려야 하는 일이다. 관에서 하는 지원사업은 금방 눈에 띄어야 한다. 식물들이 자리 잡기 위해서는 기다림이 필요하다”고 말하며 식물관리를 위한 관개보다 가시적인 사업성과에 아쉬움을 표했다.

2015년 시작한 예술통 축제를 포함해 예술통 골목에 열정을 쏟아 부은 그는 이제 골목 조성 주체이자 운영 기반인 (재)멍석이 지속가능한 구조여야 한다고 지적한다. “미술 설치 공간, 음악 공간, 조경 등 골목에 다양한 사이트를 구축해 소통할 수 있게 만들었다. 일부 지원받은 것도 있지만 내가 운영하는 광고회사의 기부금 형태로 예술통 골목을 유지한다. 지속가능하려면 자생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앞으로 다양한 아이디어나 프로젝트 통해 내년에는 기반을 체계화할 것이다”고 예술통을 기획한 문화인으로서 책임을 강조했다. [한국조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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